싱겁게 먹어야 좋다고 당신도 혹시 국에 물 타 드십니까?

  • 이춘호
  • |
  • 입력   |  수정 2012-08-24  |  발행일 2012-08-24 제면
■ 잘못 알고 있는 건강식사법 Q & A
20120824
요즘 대형할인매장 식품코너에는 ‘만물상’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먹을거리가 주부의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특정 음식이 맛있다고 즐기면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특정 음식이 몸에 건강한지 안 한지 오직 신(神)만이 안다’.

김치가 몸에 좋은지 안 좋은지를 단번에 알려주는 실험기기도 없다. 현재 대구에는 식품위생 전문 검사기관이 단 한 곳도 없다. 유해성분을 가려주는 곳은 경북보건환경연구소, 식양청 분석실 정도다. 그것도 특정 음식을 먹고 탈이 나면 그때 그 성분이 뭔지를 가려내는 수준이다. 그냥 ‘이 음식이 몸에 좋은 거냐’고 물으면 어떤 전문가도 그 답을 알 수 없고 그걸 가능케 해주는 분석기도 없다.

식품제조업체는 1년에 두 차례 성분분석 결과를 식약청 등에 알려야 한다. 자체 분석기가 없어서 모두 위탁검사를 한다. 자가품질위탁검사기관도 많지 않다. 대구경북 연식품공업협동조합과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연구소, 단 두 군데밖에 없다.

인류가 축적하고 있는 화학물질은 수십만종이 넘는다.

식품검사를 의뢰할 때 반드시 세균, 잔류농약, 보존료, 색소, 방사능 등 자신이 알고 싶은 유해 영역에 대해 주문을 해야 유해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음식이 유해한지, 몸에 좋은지 안 좋은지 두루뭉술하게 질문하면 현재 기술로는 과학적 분석을 할 수 없다.

우리가 하루에 먹는 식품 가짓수만 해도 상당하다. 농·수·축산물 개별 영양성분표는 식약청 등에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들어있는 수백 가지 이상의 식품 성분이 몸에서 어떤 복합반응을 일으켜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절대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특정 성분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가령 어떤 식품영양학자가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 성분이 위산 분비를 도와 소화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뇌신경을 자극해 엔도르핀 수치를 높여주며, 피로해소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치자. 하지만 하루 종일 고추만 먹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음식도 함께 먹기 때문에 과연 그런 상황에서도 교과서적 캡사이신 성능론이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두충나무, 헛개나무, 상황버섯, 오가피, 오미자 등 숱한 토종식물류가 이런저런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 해도 그게 다른 음식과 함께 섭취됐을 때는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기존 성능은 여지없이 변형·왜곡되기 때문에 우린 특정 음식이 몸에 좋은 건지 어떤 건지 절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말하는 성인병 극복을 위한 식사상식은 뭘까.

◇육류
당뇨환자 섭취 필요
동물성 기름은 주의

◇대체설탕
꿀·매실액 등도
설탕과 큰 차이 없어
올리고당 과용 금물

◇소금
나트륨 줄인 소금은
칼륨 함유 가능성
신장질환자 피해야

◇과일
체내 흡수된 당분
중성지방화 될 수도

◇홍삼추출액·배즙
농축 형태의 진액류
당뇨·간 질환 악화

◆당뇨병

-당뇨병은 많이 못 먹는 병이다. 특히 육류 섭취는 당뇨병에 나쁘다는데.

“아니다. 당뇨를 진단받고 식사교육을 받으러 오는 환자 대부분이 ‘앞으로 나는 먹을 게 없다. 무조건 조금 먹어야 한다’면서 걱정을 한가득 안고 오신다. 그러나 당뇨병의 식사관리에 있어서 못 먹는 음식은 없고, 또한 무조건 조금 먹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본인의 키와 체중, 신체활동 등 다양한 사항을 고려하여 본인에게 알맞은 칼로리를 처방받고, 각 식품군별로 적당한 양을 알고 먹으면 된다. 또한 많은 사람이 당뇨병이 있으면 육류섭취를 금기시하는데 이 또한 아니다. 육류는 신체 흡수율이 높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우리 몸의 신체조직을 만들고 면역력을 키워주는 데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다. 육류 섭취를 주의하라는 것은 육류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라 육류 안에 들어있는 동물성 기름, 즉 포화지방이 많아 포화지방으로 인해 다양한 혈관계통의 합병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주의하라는 것이다.”

(많은 임상영양사가 동물성 기름도 적당히 먹으면 몸에 이롭다고 하면서도 닭껍질, 돼지비계, 쇠기름 등 포화지방이 많은 부위를 제거하고 살코기 위주로 삶아 먹는 방법이 올바르게 육류를 섭취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허정 교수 등은 동물성 기름도 가리지 않고 먹으라고 권장했다. 일부 채식주의 의사들은 육류는 결코 몸에 도움이 안된다고 맞선다. 이 대목 검증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될 것 같다.)

-조리 때 당분으로 해로운 설탕 대신 꿀이나 매실액 등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가.

“당뇨 관리에 있어 당분이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며, 그래서 설탕보다는 꿀이나 직접 담근 매실액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당뇨관리에 있어 당분을 사용할 경우는 올리고당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유익하다. 꿀이나 매실액도 좋은 당분 공급원이긴 하지만 설탕에 비해 큰 차이는 없으며, 그나마 올리고당은 우리 몸에서 설탕이나 꿀, 물엿 등에 비해 흡수되는 양이나 열량이 적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나은 것이다. 그러나 올리고당도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자유식품은 아니므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고혈압 조절에 일반 소금이 해로우므로 죽염이나 기능성이 있는 다른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가.

“혈압관리에 있어 싱겁게 먹는 건 중요한 식사요법이다. 그러나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은 나트륨이라는 성분이다. 나트륨의 함량은 죽염이나 기능성 소금과 크게 차이가 없다. 나트륨이라는 것은 짠맛을 내는 성분은 아니지만 혈압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소금 구입시에는 나트륨의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나트륨의 함량을 반으로 줄인 소금의 경우 나트륨을 줄인 대신에 칼륨이라는 성분을 넣는데 이 칼륨이 치료에 사용하는 약제나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더 해로울 수가 있으므로 본인의 건강상태를 잘 파악한 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싱겁게 먹는 것이 좋으니까 싱겁게 한 음식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

“싱겁게 먹기의 중요성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기에 짜게 만들어진 국에 물을 타서 싱겁게 만들어 먹는 노인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내 입에 싱겁기 때문에 싱겁게 먹기를 실천했다고 생각하지만 물을 타서 싱겁게 만든 국의 나트륨 함량은 짠 국에 들어있는 나트륨양과 다름이 없다. 싱겁게 먹기 위해 가장 많이 권장되는 방법이 국물류의 섭취를 줄이는 것으로, 싱겁게 만들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고혈압에는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은 괜찮지 않나.

“신선한 채소나 과일은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섬유소가 많아 좋은 식품이다. 채소의 경우는 열량이나 당질의 함량이 높지 않아 많이 섭취하여도 무방하지만, 과일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일은 수분이 많아서 먹고 소변을 보면 우리 몸에 좋은 비타민이나 미네랄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과일 속에 함유된 당분은 우리 체내에서 중성지방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또한 과일을 과하게 섭취하게 되면 혈당조절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를 하라고 한다.”

◆기타

-콜레스테롤은 우리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인체에 반드시 필요한 지방성분으로 콜레스테롤이 호르몬을 생성하고, 세포막의 구성성분이 되며 지방의 소화, 흡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간에서 필요한 양을 생성한다. 때문에 식사를 통해 많은 양의 콜레스테롤을 섭취할 경우 체내에서 생성된 콜레스테롤과 함께 섭취한 콜레스테롤이 체내에 쌓여 여러 가지 혈관계통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많은 식품들을 분류하여 섭취에 주의를 하라는 것이지 절대 먹지 않아야 하는 금지식품은 아니다. 따라서 혈액검사를 통해 본인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고 특별히 문제가 없을 경우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

-여러 가지 질환에 좋다는 식품이 많은데 이러한 것들은 많이 먹어도 괜찮은가.

“아니다. 여러 가지 민간요법으로 고혈압, 당뇨, 암 등 다양한 질환에 좋다는 식품들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영양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홍삼추출액, 양파즙, 배즙 등 진액류의 섭취가 많은데 이렇게 농축된 형태인 진액류는 당뇨를 비롯한 신장, 간질환, 고혈압의 조절에 영향을 미쳐 질병을 더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당뇨병환자 가운데 음식을 마음대로 못 먹어 건강이 염려돼 홍삼진액 등을 하루에 수회 드시는 경우가 많은데 축적된 당분으로 인해 고혈당 유발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좋다고 알려진 식품을 맹신하여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도움말=동산의료원 힐링식품사업단·대한영양사협회·대한당뇨병학회·동맥경화학회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