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삶거나 데치기보다 찌거나 볶고. 생선은 고온서 빨리 구워야 ”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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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12-09-14  |  발행일 2012-09-14 제면
[힐링푸드를 찾아서] 올바른 조리법
20120914
유방암 전문 임재양 외과 원장,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을 책임지고 있는 가정의학 전문의 김여환씨, 경북도립교향악단 호른주자 함민수씨 등이 암환자를 위한 닥터푸드 자선 만찬 토크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된 식재료를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행사는 이달초 시내 임재양 외과의원 푸드토크룸에서 환우와 환우 가족을 초청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홍업씨 제공>

이달 초, 기자는 아주 흥미로운 장소에서 동요를 불렀다.

장소는 시내 수성교 근처 임재양 외과의원이었다. 임 원장은 평소 음식과 건강의 상호관계에 대해 암환자 등을 중심으로 긴밀하게 임상연구를 하고 있고, 병과 식사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 그는 육식이 몸에 좋지 않다 판단하고 2년 전부터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꿨다. 직접 요리도 하고,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어머니 같은 식당도 찾고 있다. 게다가 한옥으로 된 병원 2층에는 식사와 토론회도 할 수 있는 토크룸을 만들어 새로운 푸드피아를 찾아가고 있다.

그날 거기서 ‘닥터푸드 자선만찬토크’가 진행됐다. 행사를 추진한 사람은 대구의료원 평온관 완화의료 센터장으로 호스피스 병동 암환자를 돌봐주고 있는 김여환 가정의학 전문의. 그녀는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영남대 의과대학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두 자녀를 둔 주부다. 그녀는 항상 암환자를 위한 토크쇼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러던 중 임 원장과 뜻이 통했다. 암환자를 통해 의료진에 대한 불만, 그리고 편견, 건강한 사람들에게 주는 메시지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한국의 건강지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들을 위해 따뜻한 식사 자리를 마련해 놓고 토론도 하고 공연도 안겨주면, 분명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은 것이다. 그녀는 전날 각종 식재료를 장만했다. 그리고 1주일 전 남편을 떠나보낸 한 중년 여성과 함께 요리를 했다. 오대산 친환경 닭으로 닭죽을 끓였다. 평소 동요가수로 활동 중인 기자도 환우에게 동요를 재능기부했고, 현재 경북도립교향악단 호른주자로 있는 함민수씨가 오카리나 연주를 선사했다.

기자는 거기서 또 하나 느낀 점이 있었다.

상당수 사람은 맛만 찾아다닐 뿐 정작 영양학에 대한 기초소양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힐링푸드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영양학에 대한 기본기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주엔 음식물의 소화과정을 알아본다.


■ 올바른 조리법

채소·과일 칼질 줄여야
수용성단백질 어육류는 물 만나면 성분 용출돼
씹기 힘든 경우 아니면
믹서는 사용하지 않도록

양념 줄인 단순 조리가
영양소 파괴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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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냉장고 식품은 편리하지만 신선도가 항상 문제여서 건강식단을 위해선 저장품을 빨리 요리해 먹어야 된다.

◆ 음식물의 체내 소화 및 흡수과정

음식물이 가장 먼저 소화되는 첫 번째 기관은 바로 구강. 구강의 가장 큰 기능은 씹는 작용(저작작용). 구강 소화단계에서 탄수화물이 가장 먼저 침에 의해 분해된다. 일부 탄수화물이 소화되기 쉬운 형태로 변하는 것이지 다 소화되는 건 아니다. 식도는 소화나 흡수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는 장기는 아니다.

위(胃)는 음식을 저장·혼합하고, 강한 위산으로 살균하고, 딱딱한 음식을 소화되기 쉽게 연화시켜 준다. 소화효소에 의해 단백질 소화가 시작된다. 위에서 분비되는 펩신이라는 소화효소가 단백질에 작용하여 소화를 시작하게 되고, 위에서 단백질이 소화되지만 100% 다 소화되는 것은 아니다. pH2~3의 위산은 철판을 녹일 정도로 강산성이다.

이제 모든 음식물은 소장으로 내려간다.

우리가 소장이라고 말하는 장기는 크게 십이지장, 공장, 회장 세 부분으로 나뉜다. 위에서 이동한 음식물은 십이지장과 공장을 거치면서 췌장액의 분비물을 묻히고 소화되어 소장의 가장 끝 부분인 회장에서 대부분 영양소 형태로 흡수된다.

췌장은 음식물이 직접 들어가는 장기가 아니라 십이지장을 통해 췌장액을 분비시켜 주는 장기다. 소장에서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소화가 모두 가능한 것은 그곳에서 분비되는 특정 소화효소가 있어서가 아니라, 췌장을 통해 분비된 췌장액을 만나게 되면서 긴 소장을 통과하는 동안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3대 영양소들이 다 분해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구강에서 타액에 의해 일부 분해되고, 단백질은 위에서 강한 위산에 의해 일부 분해되며, 지방의 경우 췌장액을 만나야 분해되기 시작한다.

그럼 이 성분이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 갈까?

소장에서 소화성분이 우리 몸에 흡수되려면 탄수화물은 ‘단당류’의 형태로(포도당), 단백질은 ‘아미노산’의 형태로, 지방은 ‘모노글리세롤과 지방산’의 형태로 최종분해되어야 한다.

많은 이는 대장도 소화기관인 줄 아는데 대장에서는 소화작용은 없다.

이러한 영양소가 흡수되는 경로를 장기를 통해 다시 살펴보면 구강에서는 영양소의 흡수가 이루어 지지 않고 식도와 위에서는 특정한 약물이나 알코올이 흡수되는 것이 전부로, 영양소는 구강~위에서는 거의 흡수되지 않는다.

영양소와 비타민은 소장의 가장 말단에 있는 회장에서 95%가 흡수된다. 대장에서는 수분을 흡수하여 변을 만들고 일부 무기질이 흡수되는 정도다.

◆ 소장 영양소 이동경로

소장의 영양소도 자기 방식대로 이동하는 경로가 있다. 소장을 통해 흡수된 영양소는 두가지 경로로 우리 몸에 사용된다. 첫번째 경로는 문맥순환으로 간문맥을 타고 간으로 가서 최종 분해되는 주요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C와 지방중에서 결합이 적게 되어 있는 짧은 지방산이 문맥순환으로 간으로 이동한다. 또 다른 경로는 림프관순환으로 문맥으로 흡수되기 어려운 지방의 성질을 띤 지용성 비타민(A·D·E·K)과 분해가 완전히 되지 않은 긴사슬지방산이 이 경로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와 최종적으로 분해되고 소비된다.

지방은 회장에서 흡수는 되지만 100% 소화된 것이 아니라, 최종적으로 우리 몸안에서 여러 효소의 도움을 받아 분해되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뇌로 이동하는 영양소는 포도당밖에 없다.

◆ 어떻게 음식을 먹지

현재 우리의 식문화를 보면 상당수 영양소를 파괴하는 잘못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조리법, 그리고 많은 양념을 첨가하지 않는 방법이다. 너무 식상한 대답일 수 있지만, 식품 중에 좋은 성분들이 조리되고 음식으로 탄생되면서 많은 영양소가 파괴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매 끼니 먹는 채소의 경우 물에 데치거나 오래 삶을 때 많은 양의 조리수(물)가 조리과정에 비타민이나 색소성분이 용출된다. 채소는 수용성비타민이 많은데 수용성은 물을 만나면 녹는다. 그렇기 때문에 수용성비타민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물에 삶거나 데치는 방법보다 찜이나 볶음으로 채소류를 조리하는 것이 비타민과 좋은 색소성분의 유실을 막는 방법이다.

또한 철로 된 칼을 많이 사용할 경우 철과 산이 반응하여 쉽게 물러지고 상하기 쉽다. 채소나 과일은 칼질의 횟수를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마찬가지로 어육류군의 경우에도 대부분 수용성단백질이어서 물을 만나면 좋은 성분들이 대부분 국물에 용출되기 쉽다. 우러난 물까지 다 섭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높은 온도에서 단시간 조리하는 것이 좋다. 생선을 굽거나 조릴 때도 약한 불에서 서서히 조리를 하게 되면 수용성 단백질과 맛난 맛이 용출된다.

믹서에 갈아먹는 건 어떨까.

믹서는 그 안에 철이 들어있으므로 씹어서 그대로 섭취하는 것이 비타민의 파괴를 막는 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씹기가 곤란한 경우(노인, 치아문제, 흡수장애 등) 갈아서 먹는 것이 그냥 씹어서 먹는 것보다 체내 흡수는 빠르게 할 수 있다. 건강하다면 갈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

◆ 모범 식사론이 있을까

임상영양사는 물론 식품영양학자, 약선전문가, 한의사 등의 의견을 종합할 때 우리 인간이 특별히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이나 식품은 없다.

현대인들의 영양지식이 폭증하면서 사람들은 좋다는 것과 나쁘다는 편견이 너무 심해 문제다. 어떤 음식이 좋다고 하면 그 음식은 내 몸의 상태와 전혀 무관하게 좋은 것으로 여겨 많이 먹기를 원하고, 큰 문제가 없어도 TV나 매체에서 약간이라도 해롭다고 하면 금기시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다. 예를 들어 같은 식품을 먹더라도 개개인의 질병이나 현재 몸의 건강상태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사람의 몸이 제 각각인데 일반적으로 좋다는 처방이 나에겐 좋지 않을 수 있고 또 나쁘다는 섭생이 나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알맞게 정기적으로 먹는 게’ 최고의 식사법이랄 수 있다.

음식이 우리 몸에 들어와서 체내에 흡수되는 과정은 이론적으로는 잘 설명되지만 실제로 사람들의 몸에서 얼마나 좋은 성분으로 흡수되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좋은 걸 많이 먹어도 흡수가 덜 될 수도 있고, 나쁜 음식을 먹어도 내 몸에서 별로 흡수를 하지 않는다면 사실 내 몸에 독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음식에 대한 좋고 나쁨에 대한 편견은 무조건 버리도록 해야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먹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 하겠다.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도움말=대한영양사회, 임상영양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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