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루미, 해평습지서 올해도 월동

  • 임호,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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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1-09 07:52  |  수정 2013-01-09 07:52  |  발행일 2013-01-09 제7면
6마리 확인…서식처 먹이공급 등 체계적 보전관리 필요성 제기
재두루미, 해평습지서 올해도 월동
구미 해평면 해평습지에서 월동하는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가 힘차게 하늘을 날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국제보호조이자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가 9년째 구미 해평습지를 월동 서식처로 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매년 수천마리의 철새가 찾는 해평습지에 대한 체계적인 보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희천 경북대 교수(생명과학부)는 8일 “구미시 산동면 성수리와 해평면 구미광역취수장 부근 하중도(하천 중간에 있는 섬)에 6마리의 재두루미가 월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두루미는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과 킹칸 습지, 중국 짜룽습지, 싼장 평원 등지에서 서식하며, 매년 12월말 해평습지 등 한반도에 찾아와 1~2일간 휴식을 취한 후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이즈미시로 이동해 다음해까지 월동을 한다. 이어 2월말에서 3월초 사이 다시 러시아와 중국지역으로 돌아가 번식을 한다. 그동안 해평습지는 재두루미의 중간 기착지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2005년부터 해평습지에서 월동을 하는 재두루미가 목격됐으며, 지금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적게는 4마리, 많게는 30여마리가 이 곳에서 월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겨울에도 재두루미 4마리가 해평습지에서 월동을 한 후 러시아 등으로 돌아갔다.

학계에서는 지리적 조건과 기온 온난화가 겹치면서 재두루미가 일본 이즈미시로 가지 않고, 해평습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해평습지 하중도는 낙동강 중간지점에 위치해 외부의 방해를 전혀 받지 않고, 재두루미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평습지를 중심으로 재두루미가 좋아하는 먹이류도 많다.

여기에다 구미시도 지난해부터 주 1~2회에 걸쳐 재두루미 등 철새가 먹을 볍씨 240㎏를 공급하고 있다. 재두루미가 먹이활동을 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본으로 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재두루미가 해평습지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교수는 “해평습지는 재두루미가 월동하기에 알맞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제라도 해평습지에 대한 철저한 보전관리가 이뤄진다면 세계적인 재두루미 월동지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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