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장기화, 종교에 대한 신뢰감 하락 등으로 교회에 헌금이 감소하고 성직자 지원도 줄어드는 등 종교계가 고충을 겪고 있다. 변화의 시대를 맞아 종교계에서도 시대를 반영한 새로운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줄어든 교회 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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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000년 ‘(영국)교회, 40년 내 사라진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세계 교회를 주도하던 영국의 교회들이 갈수록 신자가 줄면서 하강곡선을 그릴 것이며, 끝내 교회의 존립 자체도 위험해질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종교계 안팎으로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일으킨 이 기사의 보도내용은 현재 어떤 결과로 나타났을까.
한 통계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09년까지 30년 동안 영국 내에서 9천개 교회(가톨릭, 기독교 포함)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급격한 교인의 감소와 경기불황으로 인해 교회 재정을 지탱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떠할까.
대구지역 한 목회자는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한국교회의 침체도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교회의 헌금 역시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교회들이 재정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전반적 교세 감소와 신뢰감 하락, 경기 불황 등이 겹치며 헌금이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회의 규모와 신도 수, 담임목사의 활동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우리 교회의 경우 3년전에 비해 30% 정도 헌금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교회 건축을 진행했다가 대출이자와 건축대금 지급에 시달려 결국 건물을 경매에 넘기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 스님, 수녀 지원도 감소
로마 교황청 국무원 통계처는 이달 초 ‘교회 통계 연감’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1년 12월31일 현재 세례를 받은 세계 가톨릭 신자는 12억1천359만1천명이다. 세계 인구 69억3천 331만명(2011년 기준)의 1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는 522만명으로 세계 신자의 0.4%를 차지했다. 이 신자 수는 228개 국가 중 47번째를 차지하며, 2010년에 비해 8만5천명 증가한 수치다.
한국에서 가톨릭 신자는 늘었지만 수녀 지원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 대구지역 한 수녀회 관계자는 “수녀 지원자가 갈수록 감소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IT강국으로 부각되면서 젊은이들이 더 이상 어렵고 힘든 수도생활을 견디려 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 수도회에서 올해 수녀 지원자는 6명이다. 10년전만 해도 50여명이 수녀가 되겠다며 자원했던 것에 비하면 1/5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관계자는 “수녀 수가 부족해지면서 업무의 긴축과 공백도 불가피해졌다. 관계기관에 파견된 수녀의 수를 줄이거나 파견을 철회하고 있다. 대구는 수도회가 여럿 있어서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경북으로 가면 수녀 부족현상이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불교계도 마찬가지다. 경북의 한 교구본사 사찰 관계자는 “불교에서는 6개월간의 행자교육을 받은 후에 사미계를 받고, 4년 후 정식으로 비구계를 수지한다. 우리 사찰의 경우 산내 암자를 포함해 7명의 행자가 출가교육을 받고 있는데, 3년전에 비하면 40% 정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종교계 시대에 맞춰 변화 모색
지역 종교계의 한 인사는 “대부분의 종교계가 성직자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젊은이들이 소중한 가치를 외면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종교계 한편에서는 이제 종교계도 시대에 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을 제기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부설 기독교윤리연구소는 지난달 9일 ‘목회자와 교회정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한국 교회가 부흥하기 위해서는 교회 운영 전반을 기존의 목회자 중심에서 평신도 중심으로 바꾸고, 여성의 교단 직책 진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즉 교회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변신함으로써 사회적인 신뢰감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직자 양성과정을 시대에 맞춰 바꿔나갈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구지역의 한 수녀는 “과거에 비하면 수녀가 되는 방식이나 수녀의 생활모습도 많이 변한 것이 사실이다.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루 동안 수녀의 삶을 체험한 뒤에 진로를 결정하도록 하는 등 유연성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교계의 한 스님도 “스님 되는 절차와 수행방법도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완화된 것이 현실”이라며 “조계종단 차원에서 교육원을 설립하고, 유능한 젊은 수행자를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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