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동명면 주민 “대구시에 받은 피해, 편입으로 해결해달라”

  • 백경열,김지헌 인턴,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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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9-24 08:20  |  수정 2013-09-24 08:40  |  발행일 2013-09-24 제2면
“대구시민 이용 혐오시설 5곳 생활권이라도 보장해달라”
북삼읍 주민은 “구미와 통합”…칠곡군 주민간 갈등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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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동명면 경북대로에 동명면의 대구 편입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16일 오전 10시쯤 칠곡군 동명면. 마을 곳곳에는 ‘대구를 위한 희생, 공원묘지 5개, 그린벨트 천만평, 경북에서 더 이상은 못 살겠다’ ‘학군, 지하철 해결할 수 있는 대구통합 원한다’ 등의 글귀가 적힌 현수막 20여개가 내걸려 있었다. 이런 현수막은 이곳에서 수㎞ 떨어진 대구시립묘지로 향하는 도로변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대구시와 통합을 원하는 칠곡군 동명면 주민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는 정부 방침에 어긋난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동명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주민 3천120명은 지난달 14일 대구시 편입을 요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정부와 칠곡군에 제출했다.

이 지역 주민은 탄원서에서 “지난해 6월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가 칠곡군과 구미시의 통합안을 제출한 이후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행정개편 목적이 주민생활권 보장인 만큼, 동명면은 생활권이 일치하는 대구로 편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명면 주민은 대구시로부터 받는 피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동명면 지역의 절반 이상(56%)이 그린벨트에 묶여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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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복 동명면 이장협의회장(65)은 “대구시립묘지 등 대구시민이 이용하는 혐오시설 5곳이 동명면에 들어서 있지만 이곳 주민은 대구화장장 이용땐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 대구시에 섭섭함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영태 동명면 9개 단체 청년회장(47)은 “북구 동호동에서 불과 3㎞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동명면을 대구에 편입해 지난 수십년 동안 피해를 본 주민이 최소한 생활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한 관계자는 “행정구역의 통합은 대통령령이나 지방의회의 결정이 필수다. 지자체 간 이해관계도 있어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해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에서 ‘구미-칠곡 통합안’을 발표한 이후 칠곡군 주민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구미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북삼읍과 석적읍 등은 구미와의 통합안에 찬성을, 대구와 인접한 지천면과 동명면 등은 대구시에 편입을, 나머지 왜관읍 등 중간지역 주민은 통합 자체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김지헌 인턴기자 h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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