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명품아웃렛 1번지’놓쳤다

  • 유선태,정재훈,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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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13 07:21  |  수정 2014-01-13 09:40  |  발행일 2014-01-13 제1면
롯데 이시아폴리스점 사실상 방치
市, 롯데말만 믿고 20년 사용 계약
영남권 시장 선점 못하고 고객 뺏겨

20140113
지역 명품 아웃렛의 부재로 대구를 비롯한 포항, 구미지역 젊은 층 소비자들의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시아폴리스 용지 내 라이프스타일센터에 프리미엄 명품 아웃렛을 입점시켜 전국적인 쇼핑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롯데 측의 설명을 믿고 용지계약을 체결했으나 현재까지 명품 브랜드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11일 대구시 동구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 전경.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직장인 강수정씨(여·30·대구시 수성구 지산동)는 아웃렛 행사부터 해외직구까지 이용하는 알뜰 명품족이다. 이런 강씨가 최근 쇼핑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은 부산·경남이다. 백화점 등의 일반 매장보다 30∼80%의 저렴한 가격에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아웃렛 매장이 두 곳이나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대구 지역에서 명품 브랜드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없어 교통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할인율이 높고 물건도 많은 부산을 자주 찾는다”며 “김해와 부산 기장군에 있는 두 아웃렛은 대구∼부산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성급함과 유통공룡 롯데의 약속 불이행이 대구가 명품 아웃렛 거점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다.

대구시는 2010년대 접어들면서 대구시 동구에 ‘패션을 테마로 한 최초의 신도시’를 표방하며 이시아폴리스를 본격적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상업용 부지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대구시는 이시아폴리스 용지 내 라이프스타일센터에 연면적 8만2천600㎡, 매장면적 3만3천㎡ 규모인 프리미엄 명품 아웃렛을 들여와 전국적인 쇼핑 관광명소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롯데 측의 말만 믿고 대구시가 출자한 <주>이시아폴리스와 20년 사용 계약을 맺도록 했다.

당시 우리나라 명품 아웃렛 시장은 신세계가 주도하고 있어 롯데가 그만한 능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대구시는 이를 묵살했다.

2011년 4월 롯데는 롯데몰 이시아폴리스점을 열었으나 약속과 달리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지 못했다. 입점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대구시의회를 비롯한 지역 사회의 지적이 끊이지 않자 2년 동안 12개 명품 매장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을 대구시에 밝혔지만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롯데가 당초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이 2011년 전국적으로 한곳(경기도 여주)밖에 없던 명품 아웃렛이 4곳이나 더 생겼다. 특히 신규 오픈 매장 가운데 2곳이 대구와 인접한 김해(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와 부산시 기장군(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에 있다.

시장규모도 급증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14년 소매유통전망에 따르면 롯데의 경우 김해 프리미엄 아울렛을 포함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7.1% 증가한 1조5천억원 규모를 기록했으며,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은 개점 2년여 만에 누적 방문객수 1천300만명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관리를 제대로 못한 대구시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롯데로 인해 대구가 영남권 명품 아웃렛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들어 명품을 아웃렛과 같은 할인매장에서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알뜰 구매족’이 늘어나면서 대구·경북지역 젊은 소비자의 부산지역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엔 없으니 … 교통비 더 들어도 부산으로”

 

지난 11일 오후 1시쯤 기자가 찾은 부산시 기장군의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은 주말을 맞아 쇼핑을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폴로 랄프로렌과 아르마니 등의 매장에는 계산을 위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정도였다.

 

포항에서 왔다는 하성훈씨(28)는 “포항에서 부산까지는 1시간30분 이상 걸려 대구보다는 멀다. 하지만 대구의 아웃렛에는 명품도 적고 할인율도 낮다는 인식이 있어 고급 제품을 구입할 때는 교통비가 들더라도 부산으로 쇼핑을 온다”며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친구들과 같이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알뜰 명품족
부산·김해로 유출 심화
친구와 같이 쇼핑하는 등
구매력 높은 주요고객 돼

 

소비자 타지로 뺏기는 동안
대구시, 담당부서도 모르고
롯데 “수요부족 탓” 변명

 

 

부산 프리미엄 아울렛 역시 대구 지역 소비자를 중요한 고객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신세계 사이먼의 차서령 과장은 “대구 지역 소비자의 객단가는 부산 소비자보다 훨씬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구매력이 높다는 것”이라며 “아웃렛이 보통 100㎞ 내외의 도시를 타깃으로 정하다 보니 처음에는 대구 지역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카드사와 제휴사를 통한 집계에서 대구 지역 소비자의 매출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우리 아웃렛의 주요 고객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구시와 롯데 측은 남 탓만 하고 있다.

 

대구시는 롯데몰 측의 약속불이행에 대해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부서조차 확인하지 못한 채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롯데에 분명히 신뢰를 추락시켰다는 지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분양을 책임졌던 산업입지과가 관리를 해야 할지, 생활경제 전반을 체크하는 경제정책과가 챙겨야 할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몰 측은 브랜드 입점이 이뤄지지 못한 것을 지역의 수요 탓으로 돌렸다.

 

롯데몰의 김기태 매니저는 “해외 명품 브랜드는 쉽게 입점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특히 해외 브랜드에서 대구지역 상권이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기에는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입점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때문에 올해는 추가 입점 계획이 없으며 2015년에 일부 보강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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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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