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내 자녀 스마트폰으로부터 지키기

  • 백경열
  • |
  • 입력 2014-02-17 07:55  |  수정 2014-02-17 09:17  |  발행일 2014-02-17 제16면
못쓰게 하기보단 규칙 정해 사용조절 능력 길러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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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최은지기자

자녀가 초등학생이 되면 학부모는 큰 고민에 빠진다. 바로 스마트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사 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손에 쥐어준다면 시기를 언제로 잡을 것인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고민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무절제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자녀들과 한두 번쯤 다툼을 벌이지 않은 가정은 없을 것이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의 18.4%가 스마트폰에 중독됐고, 무려 하루 평균 35번, 7.3시간을 스마트폰 사용에 투자한다고 한다. 내 자녀는 스마트폰에 중독되지 않았는지, 스마트폰으로 학습이나 운동, 심지어 교우 관계에까지 지장을 주지 는 않는지 꼼꼼히 살펴서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청소년 5명 중 1명 ‘중독’
먼저 부모부터 자제 모범
약속 시간만 사용땐 칭찬
대화·학습도구 활용 유도


◆스마트폰 중독 증상

일반적으로 자녀들에게서 나타나는 스마트폰 중독 증상이 있다. 화장실에 갈 때조차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스마트폰 때문에 잠을 줄이거나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등 과도하게 스마트폰에 대한 집착을 보인다면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객관적으로 내 자녀가 스마트폰 중독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테스트도 마련돼 있다. 인터넷중독상담대응센터(http://www.iapc.or.kr)의 스마트폰 중독 진단을 해보자.

이 테스트는 10~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총 15문항을 마련해두고 있다. 진단 결과에 따라 △고위험 △잠재적 위험 △일반 사용자 등으로 분류하고, 각각의 특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중독 때문에 나타나는 질환도 있다. 안구건조증, 거북목증후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안구건조증은 스마트폰 게임을 하면서 눈을 깜박이는 수가 현저하게 저하돼, 눈시림이나 눈의 뻑뻑함 등 여러가지 눈질환 증상을 불러오게 된다. 거북목증후군은 눈이 눈높이보다 낮은 곳을 응시하게 되면서 생긴 질환이다.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스마트폰, 올바르게 사용하기

청소년은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자녀로 하여금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기 위한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자녀 앞에서 부모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자.

부모는 자녀 앞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 게임, 쇼핑 등을 하면서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교육상 좋지 않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줌으로써 자녀에게 이를 따르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전화와 같은 꼭 필요한 용무 외에 자녀와 함께 지내는 동안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고 한 곳으로 치워두는 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조절 능력을 길러주자.

‘무조건 안 된다’는 식의 명령이 아니라 자녀와의 약속을 통해 사용조절 능력을 길러줘야 부작용이 없다. 청소년기는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스마트폰을 무조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일정 시간만 사용하기로 약속했다면, 그 이후에는 아이가 고집을 피우거나 몰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활동을 멈추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한, 아이가 약속한 시간만큼만 사용했을 때는 아낌없이 칭찬을 해 줘야 한다. 약속한 시간 동안에도 아이 혼자만의 공간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놓아두지 말고, 개방된 공간에서 부모와 함께 대화를 하면서 스마트폰을 쓰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마트폰에 대한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자.

스마트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부모라도, 전화 통화를 하거나 손님이 오거나 외출했을 때는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다. 한 번 규칙을 정했으면 한결같이 밀고 나가야 한다. 규칙을 정할 때도 부모의 일방적인 통보나 명령이 아니라 자녀와 함께 상의해서 정해야만 자녀들이 잘 따를 수 있다.

◆스마트폰, 교육적으로 활용하기

우리나라 초등학생 2명 중 1명, 중·고등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스마트폰을 통해 자녀와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직접 얼굴을 보고 자녀와 대화를 하면 일방적으로 명령을 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용기를 북돋워주는 말이나 사랑 표현 등과 같은 감성적 대화도 용이해질 수 있다. 직접 말하기 어려운 고민도 상담할 수 있어 자녀와의 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카카오톡 가족 그룹을 만들어서 가족 간의 대화의 장을 만들거나, ‘밴드’ 앱을 이용해 가족만의 공간을 만들어서 대화를 하면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 자녀의 생각도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방법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영어 단어나 어려운 낱말, 그리고 배운 것이 잘 생각나지 않을 때 스마트폰 검색을 통해 익히도록 한다면 자연스럽게 학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이미 필수품에 버금가는 존재가 되어버린 스마트폰. 자녀의 스마트폰 중독이 두려워 대부분의 또래 친구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사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부모가 먼저 명확한 기준을 세워 자녀가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자녀가 스마트폰의 노예가 아닌 현명한 사용자가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백경열기자 bky@yeongnam.com
▨도움말=여상한 경대사대부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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