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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언제 어디서 유래됐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한 김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학창시절 소풍이나 운동회, 수학여행을 갈 때는 어김없이 우리들 곁에 있었고 지금도 나들이나 야유회를 갈 때 김밥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합니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김밥은 즐겁고 유쾌한 날에 우리들과 항상 함께합니다.
만들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만드는 과정이 여간 복잡한 게 아닙니다. 밥은 기본이고 속재료를 하나하나 볶고 삶고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죠. 그리고 마지막 이 모든 재료를 모아서 정성껏 싸는 과정까지 꽤 많은 공정을 거치는 힘든 요리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김밥을 대하는 자세는 이런 복잡하고 힘든 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평가절하를 하죠. 같이 먹는 음식도 라면이나 간단한 국물 정도입니다. 그리고 귀한 손님이 왔을 때 김밥을 내놓거나 회식자리에서 메뉴를 김밥으로 결정한다면 반응들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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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김밥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이 싸다고 그런 푸대접을 받는 겁니까. 김밥이야 말로 종합 예술이 아닐까요. 만드는 사람마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씩 다르겠지만 재료가 조화를 이뤄 하나의 음식으로 탄생되기까지 여러 가지 재료가 서로 양보하고 협조하는 모습이 없었다면 어떻게 그런 맛을 낼 수가 있겠습니까.
저는 김밥속에 들어가는 많은 재료 중에 특히 단무지에 대한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김밥을 만들 때 어떤 재료를 넣을지 고민을 많이 합니다. 유기농 당근을 넣을까, 햄은 어떤 게 좋을까, 어떤 김으로 김밥을 만들까 등등 말이죠. 그런데 어떤 단무지를 넣을지 고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김밥에 단무지가 없다면 어떨까요. 아무리 맛있는 김밥이라 할지라도 단무지가 없다면 얼마나 텁텁할까요. 먹는 내내 목이 막혀서 아주 불편할 겁니다. 혼자서는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단무지, 하지만 김밥에서는 여러 가지 맛을 내는 재료를 돋보이게 해주는 결정적인 도우미 역할을 합니다. 스스로가 빛나기보다는 다른 재료를 돋보이게 하는 아름다운 존재가 바로 단무지입니다. 이처럼 단무지의 희생이 김밥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죠.
모든 재료가 햄이 되려고 한다면 그 김밥은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할 것입니다. 다양한 김밥 재료가 김속에서 조화를 이루어서 훌륭한 맛을 내듯이 우리 사회도 그렇게 움직이는 것이겠죠. 오늘은 김밥 한 번 드시면서 깨달음을 얻어보는 건 어떨까요.
방송인·대경대 방송MC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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