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겨울철 심해지는 항문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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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8 07:39  |  수정 2014-10-28 07:39  |  발행일 2014-10-28 제20면
[건강칼럼] 겨울철 심해지는 항문질환

날씨가 차가워지면 항문질환도 자주 발생한다. 항문질환을 우리는 흔히 ‘치질’이라고 하는데, 치질에는 치핵, 치루, 치열 등 모든 항문질환이 포함된다.

치질은 엄밀히 말하면 ‘치핵’이다. 치핵은 원래 대변이나 방귀가 새지 않도록 막아주고 배변의 충격을 덜어주는 쿠션 조직이 느슨해져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치루’는 항문 주위에 생긴 염증이 곪아 누관이 생긴 것이고, ‘치열’은 딱딱한 변으로 항문이 찢어지고 이로 인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심해지는 병이다.

치핵은 주로 겨울철에 급증한다. 추운 날씨로 인해 항문주위 모세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고, 피가 혈관 내에서 굳어져 항문 점막이 돌출되기 때문이다. 또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면서 대장의 연동운동이 저하되어 변비가 잘 생기고 이러한 변비가 치핵을 유발시킨다. 연말연시 잦은 모임으로 인한 지나친 음주는 항문의 충혈을 일으켜 겨울철 치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치핵의 정확한 빈도는 알 수 없으나 서양에서는 전체 국민의 5% 이상이 치핵 증세가 있으며, 30세 이상과 임신, 분만 후에 증가한다. 50세 이상에서는 적어도 50%가 치핵을 가지며, 남자가 여자보다 2배나 더 많다.

우리 몸 항문관 내에는 배변에 대한 충격완화를 위해 점막하 혈관, 평활근, 탄력 및 결합조직을 함유한 점막하 근육으로 불리는 쿠션이 있다. 그러나 반복되는 배변과 힘주어 변을 보는 습관 등으로 인한 복압상승과 변 덩어리 등이 점막하 조직을 압박하며, 울혈시키고, 항문거근이 밑으로 내려오게 된다. 항문주위 조직이 변성되어 항문관 주위 조직의 탄력이 감소하고, 치상선 주위의 안쪽에서 분리성 종괴(치핵)를 형성한다.

겨울철 증가하는 치핵은 예방이 중요하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은 차가운 장소와 딱딱한 의자는 피하고, 가끔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피로와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도 몸안의 면역기능 저하와 함께 혈액순환장애를 일으켜 항문 조직내 울혈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을 이용한 좌욕을 자주 하되, 쪼그려 앉지 말고 편안한 자세로 5~10분 정도 엉덩이를 푹 담그고 앉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가능하면 대변 후 휴지보다는 비데나 샤워기를 이용해 씻어내고 잘 말리는 것 또한 항문질환 예방에 좋다. 변을 볼 때는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않고, 과도한 힘을 주지 않는 배변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는 치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변비로 인해 치핵이 악화되고, 또 치핵으로 인해 변비가 악화될 수 있다. 잦은 설사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변비와 설사의 치료가 중요하다. 항문에서 피가 나거나, 튀어나오는 등의 초기 치핵이 나타나면 통증이 있을 때를 기다리지 말고 진료를 받고 치핵의 정도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성규 계명대 동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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