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탈모

  • 임호,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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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04  |  수정 2014-11-04 07:56  |  발행일 2014-11-04 제21면
앞머리·정수리 모발 힘 없어지면 유전성 의심
가족력 있더라도 조기에 치료하면 진행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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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헤어Lee의원 이정호 원장이 앞머리 탈모로 고민하는 30대 남성을 진료하고 있다. 정확한 조기진단과 평생을 통한 장기적인 치료계획은 많은 부분에서 탈모의 난치성을 개선할 수 있고, 가족력 있는 유전성 탈모증도 조기에 치료하면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대기업에 다니는 최민호씨(41·가명)에겐 큰 걱정이 있다. 30대 초반부터 시작된 탈모가 마흔을 넘어서면서 머리 전체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탈모 방지 샴푸는 물론 모발에 좋다는 음식도 꾸준히 먹어 봤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현재는 탈모 전문클리닉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최씨처럼 탈모 때문에 병원을 찾은 사람만 연간 20만명을 넘는다. 이젠 20~30대는 물론 여성 탈모환자도 늘고 있다.

문제는 탈모에 대한 정확한 정보보다 잘못된 정보가 더 많이 확산되어 있다는 것. 닥터헤어Lee의원 이정호 원장으로부터 탈모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정확한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어느정도 탈모 진행했다면
모발이식이 효과적 치료법
약 바르면 1년뒤 효과 최고
여성은 호르몬 불균형 검진
당뇨병·동맥경화 등도 원인
불포화지방산 섭취 늘려야


◆ 탈모, 치료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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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헤어 Lee의원 이정호 원장

이 원장은 “앞머리나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뒷머리에 비해 가늘어져 힘이 없어지거나 이전에 비해 헤어라인이 올라갔다면 유전성 탈모를 의심해 볼 수 있다”며 “의학적으로 정확한 조기 진단과 평생을 통한 장기적인 치료계획은 많은 부분에서 탈모의 난치성을 개선할 수 있고, 가족력이 있는 유전성 탈모증도 조기에 치료하면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40대 이후에나 나타나던 탈모 증상이 20대 후반에서도 발생하는 등 탈모의 저연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원인 파악을 위해서는 전신 건강상태, 국소적인 두피상태, 유전성 유무 등을 조사하게 된다.

후두부는 유지되고 전두부에서부터 정수리까지만 진행되는 남성·여성형 탈모의 원인은 첫째 유전, 둘째 남성호르몬, 셋째는 서구화된 식생활이다.

유전성 탈모는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시작해 진행을 한다. 따라서 초·중등 학생에서는 탈모가 보이지 않는다. 유전성 탈모의 경우는 남성호르몬에 대한 민감도 차이이므로, 후두부를 제외한 윗머리에서만 발생하게 되며 이런 이유로 모근을 옮겨심는 모발이식이 치료법으로 가능한 것이다.

탈모가 어느 정도 많이 진행한 상태라면 모발이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 단계라면 약물치료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유전성 탈모의 진행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물로는 미국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약처(KFDA)가 승인한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 있다. 이들 약제를 적절히 사용하면 탈모의 진행을 늦추거나, 발모효과를 경험하기도 한다.

의료진의 처방이 필요한 먹는 약은 남성형 탈모 환자의 90%에서 탈모 진행이 멈추고, 70% 환자에게서 새로운 모발이 자라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바르는 약은 모낭 주위 두피의 혈액 순환을 증가시키고 모낭에도 작용해 탈모 증상이 개선된다. 약물 치료 효과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3개월 이상 지속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1년 경과 시점에 효과가 극대화된다.

여성의 탈모는 유전성 외에도 환절기나 스트레스, 갑상선 및 난소 질환, 출산 후 등 일시적인 호르몬 불균형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자세한 검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유전이 아닌 경우 건강이 회복되는 것만으로도 탈모증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유전성인 경우엔 남자와 달리 먹는 약은 효과가 없으며, 바르는 약을 사용하거나 진행정도에 따라 모발이식을 받기도 한다.


◆ 탈모예방은 식생활 개선

유전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대사성 질환이라 할 수 있는 당뇨병, 동맥경화, 비만, 심장질환, 고혈압, 뇌혈관 질환도 탈모진행의 원인이 된다.

서구화된 식생활은 대사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20~30대 젊은층 탈모 환자가 최근 급증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대사성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식생활 개선과 운동이 필수적이다. 비만 예방은 기본, 특히 정크푸드와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음주도 가능한 줄이는 것이 좋다.

대신 식이섬유질이 많은 채소, 과일, 해조류, 잡곡밥, 현미, 항산화 기능을 가진 비타민C, 알파토코페롤, 베타카로틴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포화지방산 섭취를 줄이고, 등푸른 생선, 콩류, 견과류, 대두유, 참기름, 들기름, 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늘여야 한다. 탈모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라도 식생활 개선은 필요할 것으로 본다.

탈모치료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 원장은 “탈모에 효과가 있다는 샴푸는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으로 향이나 느낌 등으로 두피나 모발 상태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감을 줄 수는 있지만, 탈모의 진행을 멈추게 하고 머리카락을 새로 돋아나게 만드는 치료 효과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남성에게 일단 탈모가 시작되면 탈모를 중지시키기 위해 먹는 약을 처방한다. 그런데 많은 남성들이 먹는 약 성분(피나스테리드)으로 인해 정력이 감퇴되고, 성생활에 지장을 준다는 오해를 많이 한다.

이 원장은 “피나스테리드 복용 중에 정자수가 감소하거나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주 미미하며, 오히려 성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며 “먹는 약은 장기간의 임상실험을 통해 미국 FDA에서도 안전한 탈모 치료제라고 인정 받았다. 남성들이 걱정하는 성욕 감퇴나 피로감, 발기부전 증상을 보이는 것은 극히 드물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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