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여름철 휴가여행과 발 건강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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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28 08:09  |  수정 2015-07-28 08:09  |  발행일 2015-07-28 제21면
즐거운 휴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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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김모씨(여·54)는 아침에 일어나서 걸을 때 발뒤꿈치가 아픈 것이 점점 심해져 몇 발자국을 걷는 동안 절뚝거리게 되어 병원을 찾았다.

김씨와 같은 경우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누운 상태에서 먼저 발바닥과 발가락을 모두 펴서 스트레칭하고 발가락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해야 한다. 이후에 천천히 양발에 체중을 주면서 일어나면 갑작스러운 발뒤꿈치의 통증을 우선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 발이 편해야 몸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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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이소영 교수

조리·플랫슈즈 발 아치·쿠션 없어
오래 신으면 통증·물집 등 유발해

웨지힐은 높은 굽에 얇은 끈 고정
발목관절 부상·발가락 변형 위험

백사장서 의외로 발목 부상 많아
뒤꿈치 약간 높은 운동화가 적합

발 피로 땐 발바닥 스트레칭 도움

본격적인 무더위로 사람들의 신발도 시원해지기 시작했다.

또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 줄 휴가나 여행 계획에 분주해지고 있다.

여행은 평소보다 발에 더 많은 양의 스트레스를 가져온다. 여행지는 익숙하지 않은 곳이므로 예상치 않게 오랜 시간을 걷게 되고, 가져갈 수 있는 신발의 종류와 수도 제한적이다. 날씨에 따라서 축축한 신발을 지속적으로 신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약간의 준비만 한다면 여행지에서 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평소에 본인의 발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발 클리닉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진찰을 통해 여행지에서 발을 편안하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개개인에게 맞는 여러 가지 처방을 해 줄 수 있다.

여행자를 위한 처방으로는 발과 발목의 흔한 문제들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적당한 신발과 양말의 선택, 문제가 일어났을 때 응급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필요한 경우 발의 내측에 옴폭 들어간 아치 부분을 받쳐주는 지지대나 전체적으로 발의 체중을 고르게 분산시켜 주는 기능성 깔창 제품을 처방할 수도 있는데, 이 모두 발이 한결 편안해지는 효과가 있다.

다음은 여름휴가 여행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신발의 유형과 발의 문제다.

평소 조금만 오래 걸어도 발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바닷가로 여행 갈 경우 발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바닷가에서는 모래 위를 걷게 되니, 당연히 발이 편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명대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이소영 교수는 “바닷가는 주로 푹신푹신한 모래이므로 발뒤꿈치가 아프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의외로 발과 발목이 불안정하게 되어 오래 걷지 못하고 오히려 발바닥이 다시 아파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운동화나 아쿠아 신발 안의 발뒤꿈치 부분에 실리콘 패드를 넣어서 착용하거나, 발바닥이 평평한 플랫 슈즈보다 발뒤꿈치가 약간 높은 신발을 신는다면 발뒤꿈치 통증을 잠시나마 덜어줄 수 있다. 여행지에서 이러한 응급 처방은 의외로 효과적이므로 평소에 잘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

여름은 격식 없이 어떤 모양의 신발도 신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 때문에 오히려 발의 통증이 더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흔히 플립플랍이라고 부르는 일명 ‘조리’나 발레리나 신발 유형의 플랫 슈즈는 발의 아치나 쿠션이 전혀 없다. 이 때문에 이런 신발을 장시간 착용하면 발바닥이나 발의 아치 부분에 통증 혹은 발 볼 부분에 물집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굽이 높고 얇은 끈으로 고정시키는 웨지힐도 여름철에 특히 많이 신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신발은 얇은 끈으로만 발과 발목을 유지해야 하므로 발목 관절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발가락과 발 앞부분에 과도한 힘이 몰린다. 이때 엄지발가락 부분의 통증이나 엄지발가락 관절 변형, 그리고 발바닥의 굳은살이나 티눈으로 인한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곰팡이 진균 감염이나 사마귀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은 열과 습기가 많은 여름철에 보다 흔하다. 물놀이 후 공동 샤워장 바닥은 진균의 좋은 서식지가 되며, 염소 소독된 수영장 물은 종종 사마귀 바이러스가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여행지에서 하루 종일 착용한 신발은 잠자기 전 신발 안에 종이 타월을 넣어 두는 것도 좋다. 종이 타월이 냄새와 박테리아나 진균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즐겁고 기억에 남을 여름휴가를 위해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발 클리닉을 방문하여 발의 통증을 미리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여행 계획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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