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 박원달 PD 다큐 ‘우리엄마’ “니들은 우째 구경만 하노” 위안부 할머니 말이 폐부 찔렀다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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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9 07:55  |  수정 2016-04-29 07:55  |  발행일 2016-04-29 제21면
美 국제필름페스티벌서 금상 받아
中 등에 살고 있는 할머니 삶 담아
TBC 박원달 PD 다큐 ‘우리엄마’ “니들은 우째 구경만 하노” 위안부 할머니 말이 폐부 찔렀다
최근 일본군 강제위안부를 주제로 한 작품 ‘우리 엄마’로 미국 휴스턴 국제필름페스티벌에서 금상을 수상한 TBC 박원달 프로듀서가 28일 인터뷰를 하면서 미소를 짓고 있다.

“2012년 다큐멘터리 사진가 안세홍이 대구박물관에서 일본군 강제위안부를 소재로 사진전을 열었는데 그가 찍은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언젠가 이 할머니들의 사연을 방송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을 했지요.”

박원달 TBC 프로듀서(이하 PD)는 작심 3년 만에 이를 실천했다. 그는 지난해 8월29일 광복 70주년을 맞아 중국 등지에 살고 있는 위안부의 실상을 담은 ‘우리 엄마’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박 PD는 이 작품으로 최근 미국에서 열린 ‘제49회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받았다. 그 이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제17회 양성평등미디어상, 제6회 YMCA 선정 ‘좋은 방송대상’을 수상하는 등 그야말로 상복이 터졌다.

‘우리 엄마’는 일본군 강제위안부 피해자와 그 자녀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을 따뜻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봄부터 6개월간 위안부 할머니들을 찍기 위해 중국 후베이성 우한, 샤오간과 헤이룽장성 둥닝을 세 차례 찾고 필리핀을 한 차례 방문했습니다. 평균 나이 16세에 전쟁터로 끌려간 소녀들은 이제 평균 90세의 할머니가 됐더군요. 한 할머니의 ‘니들은 우째 구경만 하노’란 말이 폐부를 찔렀습니다. 제작 기간동안 8명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어요.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박 PD는 1989년 계명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ROTC(27기)로 군복무를 마치고 종합광고회사 코레드에서 5년간 일하다 대구MBC미디컴을 거쳐 97년 TBC에 입사했다. 지역방송에선 드물게 ‘사랑한다고 말합시다’ ‘자유학교’ ‘소원’ 등으로 3년 연속 한국방송대상(32·33·34)을 수상하는 등 TBC의 간판 PD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서강대와 계명대에서 각각 언론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라디오제작 실무론’ ‘프로듀서는 기획으로 말한다’ 등 저서를 출간하기도 했다.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 지금이 할머니들에 대한 마지막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상을 받을 때는 기쁘다고 말해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한 2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상의 영광을 일제에 끌려가 이름 없이 숨진 수많은 강제위안부 할머니께 돌리고 싶습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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