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간세포암

  • 임호
  • |
  • 입력 2016-08-23 08:14  |  수정 2016-08-23 09:54  |  발행일 2016-08-23 제23면
고위험군 4∼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혈액 검사해야
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황재석 교수
대부분 증상없이 진행…만성간염 방치하면 간암
황달 등 비특이 증상 다양…증상만으로 진단 애로
간기능 좋고 종양 초기땐 수술적 치료 가장 좋아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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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세포암(이하 간암)은 흔한 종양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특히 40~50대에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며, 5년 생존율도 30% 이하의 악성 종양이다. 예후가 나쁜 이유는 간암이 대부분 기저 간질환, 즉 간경변을 가지고 있어 실제 치료에서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싸워야 하는데, 하나는 간암이고 다른 하나는 간경변 즉 간 기능과의 싸움이다.

국내에서 간암의 원인은 대부분 만성 B형 간염이고(70%) 나머지가 알코올과 만성 C형 간염이 약 10% 내외를 차지한다. 따라서 간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B형 간염의 조절이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1995년부터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시행되고 있으나 이 세대가 40대 이상이 되어 간암 발병률과 사망률이 감소하려면 앞으로 20여년은 지나야 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으로 최근 지방간질환의 증가와 이로 인한 말기 간부전 환자의 증가로 간암의 발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간암은 대부분이 무증상이며 일부 비특이적인 증상으로는 전신 쇠약감과 성욕 감퇴, 간질환에서 볼 수 있는 황달, 복수, 간성 뇌증과 통증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증상으로 진단하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진단의 중요한 부분은 간암이 잘 발생하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

고위험군은 대개 만성 B형, C형 간염과 알코올성 간질환 그리고 간경변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가족 중에 간세포암의 병력이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환자는 대개 4~6개월 간격으로 초음파와 혈액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간암 진단에 필수적이다. 간혹 단순히 간 기능 검사만을 시행하는 것은 질병을 놓치기 쉬우므로 영상 검사(초음파, CT)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간암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가 있다.

수술적 치료는 간 절제와 간이식이며 비수술적 치료는 국소요법(에탄올 주입술, 고주파 열치료)과 중재치료인 경동맥 화학색전술, 그 외 방사선치료 및 항암 화학 요법이 있다. 이러한 치료는 종양의 병기와 간기능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며 간기능이 좋고 종양의 병기가 초기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가장 좋다.

그러나 수술이 가능한 간암의 비율이 20% 내외로 비교적 낮아 조기 진단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홍보와 관심이 매우 절실하다. 한편 최근에는 조기 간암환자에서 간 자체 질환과 간암을 동시에 해결하는 간이식을 많이 시행하는 추세이다.

국소 요법은 최근 많이 이용하는 방법인데 그 중 고주파 열치료는 에탄올 주입에 비해 종양 괴사율이 높아 국소요법으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치료법이며, 종양이 고주파 열 치료가 어려운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에탄올 주입술을 사용할 수 있다. 경동맥 화학 색전술은 현재 국내환자의 60~70%를 차지하는 중요한 치료인데, 한번 시술로 여러 종양을 동시에 치료하는 효과가 있으나 암 괴사율이 낮고 재발률이 높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방사선 치료는 이전에는 단독요법보다는 병합요법으로 많이 사용하였으나 최근 치료기기와 시술의 발달로 치료효과와 대상이 점차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종양의 전이로 인한 증상 완화에는 비교적 효과가 좋아 증상 완화요법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전체 간암의 20% 내외에서는 진행성 간암으로 발견되는데 본원에서는 간동맥에 카테터를 주입하여 간암에만 항암제를 주입하는 국소적 항암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여 이러한 말기 간암에서 생존 연장의 효과와 일부에서는 완치에 가까운 치료 경험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구용 항암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어 이러한 진행성 간암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데 비교적 낮은 부작용과 생존 연장 효과가 있어 간 기능이 좋은 경우에는 많이 사용된다. 그 외 양성자 치료, 로봇 수술 등 여러 임상 시도가 간암 치료에 시도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는 것이 병’이라는 말이 있는데 간질환, 특히 간암의 경우에는 반대로 ‘모르는 것이 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간 질환은 모름지기 지간지기(知肝知己), 즉 간 질환을 알고 자기 간 상태를 알면 이 병에 대처하고 치료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 간암에 대한 잘못된 상식

1. 간암은 전염된다

간암 자체는 전염되는 질환이 아니다. 그러나 원인 질환인 바이러스 간염은 전염 위험이

있으나 간세포암이 진단되는 때는 이미 간경변이 진행되어 기저간질환의 원인인 바이러

스 감염력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문제가 없다.

2. 지방간도 간암으로 진행된다

최근 보고에 지방간에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의 경우에는 정도에 따른 차이가 있으나 일

부에서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게 관찰해야 한다.

3. 간암은 완치되지 않는다

간암이 재발을 잘하고 혈관침범이 흔하며 다발성으로 생기는 특징 때문에 생기는 오해인

데, 조기에 진단하고 근치적 치료를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단 간경변이 있는 경우 항시

암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이 높으므로 치료가 가능한 상태에서의 진단을 위해 정기적인 검

사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4. 수술을 하면 빨리 전파된다

간암이 수술 때문에 암이 진행되거나 전파된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간 절제술이 간암을

가장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므로 수술이 가능한 경우에는 반드시 수술적 치

료를 권하는 바이다.

5. 커피는 간암 환자에게 해롭다

현재 정확한 기전은 밝혀진 바 없으나 역학 조사에 의하면 간 질환의 경우에는 하루 2잔 정

도 커피는 간질환에 유익하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는 커피의 항산화 효과로 추정하고 있다.

6.간암은 유전된다

국내 간암의 중요한 원인인 B형 간염이 대개 수직감염, 즉 감염된 임부가 태아 분만 시 전

염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유전되는 것으로 오인되고 있다. 즉 가족적 요인이 있지

유전 질환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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