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뒤 손목이 시큰…‘이러다 말겠지’ 했다간 큰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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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13 08:04  |  수정 2016-09-13 09:36  |  발행일 2016-09-13 제20면
■ 중년 여성 손·발저림 증상
20160913

가장 큰 원인은 ‘손목굴 증후군’
약물·주사·수술로 완치 가능해
당뇨·약물·비타민 결핍도 원인
어깨 통증 땐 목척추 질환 의심


추석을 보내고 나면 주부들에게 손발저림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저리다는 느낌과 함께 시리다, 따갑다, 화끈거린다, 무지근하다,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다 등 사람마다 다양하게 증상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을 혈액순환 장애나 뇌졸중(중풍)의 전조라고 생각하고 불안해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손저림을 비롯한 여러가지 이상 증상이 혈액순환장애 또는 뇌졸중에 의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뇌졸중은 갑자기 나타나는 급성질환이므로 며칠씩 또는 몇 달씩 손이나 발이 저리다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말초신경질환이 손발저림의 주된 원인이며 대표적 질환은 다음과 같다.

손저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손목굴 증후군이다. 손목굴은 신경이 팔에서 손목을 지나 손으로 내려갈 때 통과해야 하는 손목 안쪽의 터널 같은 작은 통로다.

손목굴은 뼈와 인대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곳을 통해서 힘줄과 신경이 손바닥으로 내려간다. 어떤 원인으로 이 통로가 좁아지면 신경이 압박되어 손저림이 온다. 손으로 집안일을 많이 하는 중노년의 주부에게 흔히 발생한다. 임신 중 몸에 부종이 생기면 발생하기도 하고, 손목에 관절염이 있으면 발생할 수도 있다.

손목굴 증후군이 발생하면 손가락에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밤이나 아침에 주로 저리고, 낮에 활동하는 중에는 사라진다. 심해지면 낮에도 나타난다. 더욱 심해지면 엄지손가락 아래 근육이 마르고 엄지손가락 힘이 약해진다. 진찰과 신경전도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팔꿈치에서 신경이 압박되거나 목척추 질환이 있으면 손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목척추 6번 또는 7번에 병을 일으키는 목척추 디스크 질환은 손목굴 증후군과 동반될 수 있다. 목과 어깨 부위에 통증이 있고, 어깨에서 팔을 따라서 통증이 아래쪽으로 퍼지는 느낌이 있으면 목척추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손목굴 증후군은 심한 정도에 따라서 세 단계 또는 다섯 단계로 나뉘며, 그 정도에 따라서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로 치료한다. 약물 치료로 효과가 없으면 손목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한다. 주사 효과는 2~3개월 동안 지속된다. 그러나 이런 치료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지 못하면 손목의 인대를 절제하는 간단한 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저림이 매우 심하거나 엄지손가락 힘이 약해질 정도로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 치료를 한다. 손목굴 증후군은 완치될 수 있다.

다발성 말초신경병의 증상은 양쪽 발과 팔에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발에서 먼저 시작되고 차츰 위로 올라간다. 저림과 함께 바늘로 찌르는 느낌, 화끈거림, 시림 등이 나타난다. 당뇨가 가장 흔한 원인이고 만성신부전, 술 중독, 비타민 부족 등 원인이 다양하다. 원인이 불분명하면 간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약물복용(항암제), 중금속 중독 등에 대해서도 검사해야 한다.

당뇨가 있으면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만성신부전에서 이상감각, 특히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이 지속되어 다리를 자주 움직여야 하고 이로 인해 수면장애가 있는 하지불안증후군에는 약물 치료가 효과적이다. 술을 자주 마시는 경우에는 금주가 치료의 시작이며, 비타민을 투여해야 한다.

팔이나 다리의 감각이상이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경우는 드물다. 한참 걸으면 종아리에 통증이 나타났다가 잠시 쉬면 증상이 사라지고, 걸으면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다리 동맥이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져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허리 척추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다리로 내려가는 혈류가 약해지면 저리고 시릴 수 있다. 허리 척추에서 신경이 눌려도 다리가 저리고 아플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뇌졸중은 아니므로 지레짐작하여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진찰을 받고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치료방침을 정해야 한다. 손이나 발 저림의 원인은 대부분 말초신경질환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 도움말=임정근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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