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조정석의 유방암, 남성에게 더 치명적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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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08 07:28  |  수정 2016-11-08 09:52  |  발행일 2016-11-08 제20면
20161108
여성들만의 질병으로 알려진 유방암과 갑상선암이 남성에게서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성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발병 의심 않아 癌이 커진후에 진단
전이 등 예후 좋지않은 상황 더 많아

남성 유방은 작아 피부로 빨리 전이
한쪽에 통증 없는 혹 만져지면 의심
갑상선암 환자 중 20%가량이 남성
악성일 확률 여성보다 2배 더 높아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남자 주인공 이화신이 유방암에 걸린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여성만의 질병으로 생각했던 유방암과 갑상선암. 하지만 질병에는 남녀의 구별이 없다고 보면 된다.

“젖꼭지밖에 없는 남자의 유방에서도 병이 생기냐”고 생각하겠지만, 남성의 유방에도 다양한 질병이 생겨난다. 흔하지는 않지만, 물론 유방암도 생긴다. 서구에서는 전체 유방암 중 1%가 남성에게서 생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보다 적어 남성 환자가 전체의 약 0.4%를 차지한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3년 우리나라에서 1만7천292명의 유방암 환자가 새로 진단되어 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남성은 61명이었다.

남성 유방암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진 것이 없는데, 혈중 여성 호르몬의 증가, 남성 호르몬의 감소, 유전성 요인과 방사선 및 고열에 의한 잦은 노출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두에서 피나 누런 액체가 나오는 경우에는 남성 유방암이나 염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그러나 남성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여성 유방암과 마찬가지로 통증 없는 혹이 한쪽 유방에서 만져지는 것이다. 유방암은 유방 한 부위의 유관 세포가 무한정으로 증식하면서 혹을 만드는 병이다. 그래서 혹은 유두를 중심으로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유방암에 의해 생긴 혹은 단단하고 모양은 불규칙하다.

남성의 유방에서 혹(멍울)이 만져질 때 지레 암이 아닐까 하고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남성의 유방에서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에 대부분은 여성형유방이다. 여성형유방은 외부 자극에 의해 유두 밑의 유관조직이 많아져 생긴다. 이때 여러 유관이 동시에 커지게 되며 멍울은 젖꼭지를 중심으로 동심원적인 원반 모양으로 나타난다. 멍울은 비교적 부드럽고 만지면 아픈 경우가 많다. 위궤양약이나 혈압약 같은 약물이 원인일 수도 있고 간 기능의 저하, 호르몬 분비의 이상이 여성형유방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남성 유방암은 여성 유방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촬영, 초음파검사, 조직검사를 통하여 진단되며 수술, 항암제 치료, 항호르몬제 치료를 받게 된다.

남성 유방암의 예후는 일반적으로 여성 유방암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다.

남성의 경우 유방암을 의심하지 않아 암이 커진 후에 늦게 진단되고, 남성의 유방은 작아 암세포가 빨리 가슴 근육이나 피부로 번져 나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성 유방암과 같은 병기에 진단되면 치료 성적은 별 차이가 없으며 5년 생존율(5년 후에도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85% 정도 된다. 남성에게도 유방암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유방에 멍울이 만져지면 빨리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암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암도 남성에게서 적지 않게 나타난다.

갑상선암이나 갑상선 기능이상을 가진 여성이 워낙 많아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남성 갑상선암도 드문 병이 아니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에서 4만2천541명의 갑상선암 환자 중 남성은 8천454명으로 약 20%를 차지한다.

남성 갑상선암 환자는 여성 갑상선암 환자에 비해 예후가 좋지 못하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전체 갑상선암 중 예후가 좋지 않은 수질암이나 미분화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2배 높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남성에게도 갑상선암이 생긴다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병이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음파검사를 통해서 결절이 관찰될 때, 그것이 암일 확률이 남성의 경우 여성의 2배가 된다. 남성도 갑상선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갑상선은 그 이름의 유래 측면에서 본다면 여성보다는 남성과 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남자의 목을 보면 가운데에 톡 튀어나온 부위, 울대뼈(후두융기)가 있다. 에덴 동산에서 이브가 아담에게 사과를 주었고, 아담이 그 사과를 먹다가 목에 걸리면서 튀어나온 부위이며, 이곳을 ‘아담의 사과’라고 한다. 이 부위는 갑상연골의 가운데 부위다. 갑상연골은 생긴 모양이 방패(갑) 모양(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대 의학자들은 갑상연골 앞에 송편만 하게 붙어있는 조직을 발견하고는 이것을 갑상선이라고 불렀다. 갑상선은 그 이름처럼 방패모양이 아니다. 오히려 양 날개를 펼친 나비모양이다. 그래서 갑상선을 ‘나비모양샘’으로 고쳐 부르는 것이 오히려 더 타당할지 모르겠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 도움말=분홍빛으로병원 이동석 원장


암 환자 중 남성 비율 (2013년 기준)
유방암   갑상선암
1만7천292명 전체 4만2천541명
61명 남성 8천454명
0.4% 남성
비율
20%
 <자료; 중앙암등록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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