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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시국영화제:이게 나라냐’, 박찬경 감독의 영화 ‘만신’, 이정황 감독이 만든 ‘유신의 추억: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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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유일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비선 국정농단과 부조리한 권력 풍자
‘시국영화제:이게 나라냐’기획전 개최
‘아버지의…’‘샤머니즘’ 등 5개 섹션
최진성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 비롯
현실이 오버랩되는 작품 이틀간 상영
지난 10~11일 대구 유일의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색다른 기획전이 열렸다. 이름하여 ‘오오극장 시국영화제: 이게 나라냐’. 이미 오오극장은 2015년 2월 개관 이후 수많은 기획전으로 다양한 영화를 보고 싶어 하는 지역의 시민들과 소통해왔다. 이번 기획전을 준비한 오오극장의 말을 들어보자.
“당연히 나라가 아니다. 대통령의 자질 없음은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 대통령을 지지하든 하지 않든, 그를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알아왔던 모든 국민의 가슴에 비수가 꽂혔다. 그리고 하야, 탄핵, 거국내각, 특검, 대통령 수사 등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다시 보아야 할 것은 이 모든 사태의 중심에 있는 부조리한 권력이다. 그 권력의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번 시국영화제 ‘이게 나라냐’에서는 코미디 같은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와 부조리한 권력을 다시 응시하고자 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속에서 우리는 다시 영화로 시국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해시태그를 붙인, 현 시국과 관련한 기발한 섹션 제목 다섯 개가 먼저 기획전을 찾아온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시국영화제 첫날인 10일, 첫 번째 상영작은 ‘#아버지의 이름으로’라는 섹션으로 이정황 감독의 다큐멘터리 ‘유신의 추억: 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였다. 이 작품은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이기도 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통치했던 유신시대를 고발하는 영화로, 부제로 쓰인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는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박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으로 지은 일본식 이름이다.
두 번째 상영작은 ‘#샤머니즘’이라는 섹션으로 박찬욱 감독의 동생이기도 한 박찬경 감독의 영화 ‘만신’이다. 제목이기도 한 ‘만신’은 무당을 높여 부르는 말로 천대받는 무당에서 인간문화재가 된 김금화씨의 삶을 다뤘다. 만신의 개인사와 역사가 충돌하는 지점을 주목해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아이러니를 성찰한다. 이 작품이 선택된 이유는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씨 덕분일 것이다. 덕분에 훌륭한 작품을 다시 스크린에서 보았다.
시국영화제 둘째 날인 11일, 첫 번째 상영작은 ‘#배후세력’이라는 섹션으로 김재환 감독의 다큐멘터리 ‘MB의 추억’이다. 국내 최초의 현직 대통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MB’로 약칭되던 이명박 후보의 관점에서 유권자를 바라봤다. 최초 개봉한 2012년, 당시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각 후보를 제대로 바라보자는 취지였다. 김 감독의 ‘역지사지(易地思之) 프로젝트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으로 언론(‘트루맛쇼’), 정치(‘MB의 추억’), 종교(‘쿼바디스’)를 파헤쳐왔다. 최근 그는 최승호 감독의 ‘자백’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두 번째 상영작은 ‘#이명박근혜’라는 섹션으로 김선 감독의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로 본격 정치풍자 코미디 영화를 표방한 작품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과 박근혜 정권에 대한 풍자로 채워진 영화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바 있지만 김 감독의 끈질긴 법정 투쟁으로 대법원으로부터 제한상영가 최종 취소 판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마지막 상영작은 ‘#조국 꼰대화의 기수’라는 섹션으로 최진성 감독의 다큐멘터리 ‘뻑큐멘터리: 박통진리교’였다.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긴 유산은 무엇이고, 여전히 그를 추종하는 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보여준다.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는 여러 행사들을 직접 찾아가 들어보는 장면에서는 이들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낱낱이 보여준다. 만들어진 지 15년이 넘은 작품이지만 여전히 재기발랄하다. 아직도 ‘젊은’ 최 감독의 신작이 궁금해졌다.
이 기획전을 모두 마친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에는 무려 100만명에 달하는 시민이 모였다. 이는 1987년 6월항쟁을 능가하는 규모로 건국 이래 최다 인원이 모인 것이라고 한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한 ‘배후세력’은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이겠지만, 이미 그 전부터 발생한 일련의 사건-세월호 사건·백남기 농민 사망·위안부 한일 합의·노동시장 개혁·역사교과서 국정화·금수저 흙수저론-으로 시민들의 일상은 무력감과 박탈감으로 차고 넘쳤고, 이번 사태가 도화선이 되어 민심이 폭발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이것은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보수와 지지하지 않았던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다. 그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비정상의 정상화’이다.
최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5%대라고 한다. 20대와 호남 지역의 지지율은 0%다. 역대 한국 대통령 지지율 가운데 이보다 낮은 기록은 없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은 17%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31%)에 크게 뒤지고, 국민의당(13%)에도 곧 추월당할 기세다. 박근혜 대통령은 민심을 무겁게 받들고 하루라도 빨리 ‘큰 결단’을 내리는 게 그나마 덜 나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진심이다. 독립영화감독, 물레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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