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겨울철 노인 척추질환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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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27 07:49  |  수정 2016-12-27 09:14  |  발행일 2016-12-27 제20면
낙상사고 척추에 치명적…심하지 않아도 진료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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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척추질환으로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노년층의 경우에는 겨울에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근육 및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지고, 기본적으로 균형 감각이 저하돼 빙판길 등에서 미끄러지는 낙상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낙상사고로 골절상을 입은 환자를 진료하는 김인수 교수.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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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신경외과 김인수 교수

기온이 떨어지면서 어느덧 추운 겨울이 시작됐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일반적으로 운동량이 줄어들고 혈관은 수축되며 관절 부위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기 쉽다.

평소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노년층의 경우 기온이 낮은 겨울에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특히 겨울철에는 눈이 내리거나 빙판길 등으로 도로가 미끄러워져 낙상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노년층에서는 근육 및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지고 기본적으로 균형 감각이 저하되어 있어 낙상이 자주 일어난다.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뼈가 이러한 충격을 감당할 정도로 강해서 문제가 되지 않으나, 노년층의 경우에는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가 많아 조그마한 충격에도 골절될 수 있다. 골절 부위에 따라서는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척추를 다쳐 압박골절이 생기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노인들은 실제 낙상 등으로 부상을 당해도 가족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쉬쉬하거나 증상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넘어졌더라도 통증이 처음에는 심하지 않다가 나중에 점차 심해지는 환자도 많다.

특히 등뼈(흉추)의 골절 시에는 가슴이나 배가 아파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 많은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남자의 30% 정도가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현재 60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의 유병률은 5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허리를 구부려 물건을 듦, 자세 변경, 몸통의 급회전, 기침) 중에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고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 환자 자신이 골절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노인이 미끄러진 후, 무거운 물건을 든 후, 그리고 어린아이를 안고 돌본 후 등 척추에 무리가 간 뒤에 가슴, 등, 허리 또는 옆구리나 배가 아프기도 하다.

증상이 지속되고 악화될 경우, 특히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되면 골다골증성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할 수 있다. 방치하면 등과 허리 전체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일상적인 보행 자체가 힘들어진다.


허리 디스크·척추관 협착증 있으면 통증 더 심해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 방치하면 보행 힘들어
실내서 가벼운 스트레칭 자주하면 척추강화 효과



심한 경우에는 척추 속 신경을 누르게 되어 하반신이 마비되기도 한다. 척추가 앞으로 구부러져 허리 통증이 생기는 척추후만증이 생길 위험도 높아지므로, 조속히 병원을 방문해 방사선 촬영, MRI검사 등을 통해 올바른 진단을 받아야 한다.

치료는 압박정도가 경미하면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요법이나 안정을 취하면 어느 정도 상태가 나아진다. 동통이 완화된 후 가능한 한 조기보행, 경우에 따라 단기간의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하며, 척추압박골절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도 불가피해진다.

수술은 다친 척추뼈에 주삿바늘을 넣고 골 시멘트를 주입하거나 척추뼈가 많이 압박된 경우에는 풍선을 이용해 압박된 척추뼈를 펴주면서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한 뒤 단단하게 굳혀서 치료하게 된다.

이때 삽입된 인공시멘트에서 잠깐 발생하는 65~100℃의 열이나 화학물질이 척추뼈의 신경말단을 괴사시켜 통증을 경감시킨다. 이는 국소 마취를 통해 시행되므로 체력이 약한 노인이나 당뇨병 증세가 있는 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며 수술 직후 보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방에 힘써야 한다.

노인들은 빙판길에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거나 급히 움직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60세 이상, 남성은 65세 이상에서 건강 검진 시에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시행해 골다공증이 있을 경우 약물 치료를 해야 한다. 그리고 겨울철에 노인들은 항상 일정한 관절운동과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때 노년층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 척추강화 운동으로 가장 좋다.

스트레칭은 과도하지 않게 가볍게 자주 하는 것이 좋다. 유연성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이고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움직이는 범위를 넓혀주며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노인의 외출 시에는 미끄럼방지용 신발이나 바닥이 거친 신발, 그리고 지팡이 등의 보조기구를 이용해 빙판이나 눈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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