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자녀의 글쓰기 습관

  • 이효설
  • |
  • 입력 2017-05-29 07:45  |  수정 2017-12-20 14:01  |  발행일 2017-05-29 제17면
“학교·친구·선생님 이야기…있는 그대로 쓰도록 하세요”
20170529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이야기를 나누며 글감을 떠올리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무리한 비유나 기교를 요구하면
아이들이 글쓰기 싫어할 수 있어
자기 생각·느낌 표현하도록 해야


글쓰기 실력은 짧은 시간에 향상되기 어려우므로 초등학생 때부터 글쓰기 훈련을 차근차근 해야 한다. 어릴 때 글쓰기 습관이 들면 창의력은 물론 사고력과 논리력 등을 기를 수 있다. 초등 교사의 조언을 받아 가정에서 글쓰기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Q: 아이들은 왜 글쓰기를 싫어하나요?

A: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에게 강제로 쓰게 하는 글짓기(일기, 대회, 숙제, 부모의 강요 등)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좀 더 멋있어 보이는 글을 쓰도록 강요해 무리한 비유와 말의 기교를 요구하고, 아이들은 그 요구에 지쳐 글짓기는 힘든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함께 글짓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글쓰기를 좋아하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자신의 생각과 한 일, 본 것을 진실하게 쓰는 살아있는 글쓰기를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본 흥밋거리나 TV프로그램,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투었던 일, 선생님에 관한 일 등을 친구 혹은 가족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저절로 말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듯 글도 저절로 쓰고 싶도록 해야 합니다. 누군가 묻기도 전에 자기 말을 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것처럼, 글도 자기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하면(꾸미거나 정답을 너무 강조하지 말고) 저절로 글을 쓰고 싶어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쓰고 싶은 마음’ ‘쓰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붙잡아 쓸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Q: 정직하게 글을 쓰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 쓰도록 하는 것이 진실이고 아름다움임을 강조해야 합니다. 다른 누구의 글을 흉내내는 것보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쓰는 것이 더 아름다운 글임을 알게 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자기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임을 강조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로 아이들에게 교과서를 비롯한 예시 글을 보여줄 때 어른이 쓴 글인지, 아이들의 글인지를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막연히 시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면 아이들은 그 글을 동경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글을 흉내내고자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허구의 진실과 아름다움을 동경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아이들을 위한 글을 흉내내지 않고 자신들의 글을 쓰도록 도와 주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글을 많이 읽어보아야 합니다. 아이들의 글을 읽으며 아이들 시각으로 깨닫고, 뉘우치고, 발견하고, 배워야 합니다.

Q: 글쓰기를 집에서 지도하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A: 첫째, 생활 속 글쓰기를 잘 가르칠 수 있는 최고의 선생님이자 도우미는 바로 우리 부모들입니다. 글은 생활 속에서 저절로 우러나와야 진정 아름답고 감동적인 내용이 담길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생활을 벗어나서는 좋은 글을 쓸 수 없습니다. 가정에서 글쓰기 지도를 막연히 어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글쓰기를 함께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아이들이 쓴 글에 대해 온 가족이 읽어보고 칭찬하면서 그 글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십시오.

둘째, 책을 많이 읽는 것이 글쓰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책을 많이 읽으라고 윽박지르거나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강제로 책읽기를 시키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됩니다. 책 읽는 분위기를 형성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먼저 같은 책을 부모와 아이들이 읽고 그 책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아 봅시다. 그런 뒤 서로 나누었던 대화를 그대로 글쓰기하게 해봅시다. 아주 좋은 감상문쓰기가 될 것입니다.

셋째, 글이란 책상 앞에 얌전히 앉아서 쓰는 것만은 아닙니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일 경우, 글쓰기를 좋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까운 유적지나 체육공원, 약수터에 아이들과 같이 가면서 보고 느낀 것을 도착지에서 한번 써보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본 것과 들은 것을 그대로 자세하게 쓰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기본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글쓰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글을 쓰는 기쁨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글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 먼저 가족끼리 모여서 서로를 칭찬하는 글을 써 보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리고 그 글을 서로 돌려가며 읽고 가족끼리 기뻐하고 칭찬하는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글쓰기를 통해 기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김원구 대구 포산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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