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인파까지 몰려 퀴어축제 북새통

  • 양승진,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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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6-26 07:18  |  수정 2017-06-26 07:18  |  발행일 2017-06-26 제8면
20여개 체험·상담부스 등 운영
내달 9일까지 토크쇼·영화제도
미국대사관 부스 첫 설치 눈길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반대 행사
반대 인파까지 몰려 퀴어축제 북새통
2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야외무대에서 열린 ‘2017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사장 인근에서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동성애 반대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지난 24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성소수자들의 문화행사인 ‘대구퀴어축제’를 즐기러 나온 인파와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들이 한데 모여 북새통을 이룬 것.

이날 무지개인권연대와 대구참여연대 등 45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20여개의 체험·상담 부스 등을 운영했다. 특히 이번 퀴어축제에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대사관은 서울에서 열리는 퀴어축제에 지난해까지 4년간 부스를 운영해 왔다. 올해 서울 퀴어축제는 오는 7월15일 열릴 예정이다.

동성부부이기도 한 개렛 윌커슨 주한미국대사관 지역공공외교 담당관은 “주한미국대사관은 인권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성(性)소수자 문제도 인권 문제”라고 말했다.

퀴어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반(反)동성애 단체도 목소리를 높였다. 예수재단은 대백 앞 광장 인근에서 찬송과 기도를 하며 ‘동성애 반대’를 외쳤다. 일부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퀴어축제 행사장에 난입하기도 했으나 경찰에 저지당해 물리적인 충돌은 없었다. 또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등은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오후 2시부터 동성애를 반대하는 찬양공연과 기도회, 강연회를 진행했다.

오후 5시쯤 축제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가 시작되자 보수단체 회원들은 퍼레이드 행렬을 따라가며 반대 시위를 계속 이어갔다.

퀴어축제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김지영씨(여·27)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된다. 이번 축제를 통해 저들도 우리와 같은 일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반면 박모씨(68)는 “저들의 성향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공개적인 공간에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잘못됐다.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진교 대구 퀴어문화축제 준비위원장은 “올해는 지역의 대학교 성(性)소수자 동아리와 성(性)소수자 부모 모임단체가 참가하는 등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인원이 참여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며 “특히 성주사드배치철회촛불지킴이 동남청년단, 개렛 윌커슨 주한미국대사관 지역공공외교 담당관이 참여하는 등 퀴어문화축제는 이제 ‘인권축제’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퀴어축제’는 이날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퀴어토크쇼와 연극제, 영화제 등이 다음 달 9일까지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 소극장 함세상, 오오극장 등지에서 진행된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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