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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스트리트 워크아웃팀 ‘박치기’의 회원 신동현씨가 바닷가에서 사이드레버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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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스트리트 워크아웃팀 ‘박치기’ 회원 전완진씨가 공원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다. <박치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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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치기’ 회원들이 경북대 대운동장 철봉에 매달려 턱걸이를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
‘철봉’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학교 체력장에서 간신히 했던 턱걸이나 어르신들의 일명 ‘약수터 운동’에서 봤던 장면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최근 철봉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운동이 있다. 길거리 운동으로 불리는 ‘스트리트 워크아웃(Street workout)’이다. 헬스장이 아닌 공원이나 공공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신체 활동을 말한다. 철봉이나 평행봉을 사용해 묘기에 가까운 동작을 하는 것으로 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는 국제 대회가 열릴 정도로 활발하게 하고 있는 운동이다. 우리나라에도 대구의 ‘박치기’, 서울의 ‘바버그즈’, 청주의 ‘바크로우즈’를 포함해 10개 정도의 동호회가 활동 중이며, 지난해 처음으로 대구에서 전국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몸짱’의 전유물로만 보이는 스트리트 워크아웃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길거리가 헬스장이 된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경북대 대운동장. 10명에 가까운 20대 남성이 각기 다른 방법으로 철봉에 매달려 있었다. 체조에서 사용하는 링을 활용해 몸을 회전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물구나무를 서 버티고 있기도 했다. 이들은 대구의 스트리트 워크아웃 팀 ‘박치기’의 회원들이다. 주로 10대 후반부터 20대 남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하는 스트리트 워크아웃은 주로 공원이나 공공장소에서 이뤄진다. 보통 철봉이 있는 공원이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박치기 회원들이 즐겨 찾는 곳은 경북대 대운동장과 칠성교 아래 신천둔치다. 스트리트 워크아웃의 경우 동작이 크다 보니 철봉 주변 공간이 널찍한 장소를 선호한다. 두 곳이 비교적 철봉 길이가 길어 스트리트 워크아웃에 적합한 편이다. 공원에 철봉을 없애고 다른 기구를 많이 설치하는 추세여서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할 만한 공간이 사라지는 분위기도 있다. 그렇다 보니 동호회 차원에서 직접 시청이나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박치기도 2·28 기념중앙공원에 철봉 설치를 제안했다. 서울 강동구에선 서울의 스트리트 워크아웃팀 '바버그즈'가 직접 제안해 철봉이 많이 설치된 공원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박치기 회원 복민상씨(20·대구 동구 신천동)는 “스트리트 워크아웃은 혼자 하기보다는 같이 하는 운동이어서 지겹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동현씨(27·대구 동구 용계동)는 “군대에서도 운동을 했는데, 인터넷에서 스트리트 워크아웃 동영상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 돈이 들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보이는 기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했다.
◆ 정적·동적인 특성 모두 갖춰
스트리트 워크아웃의 동작은 대부분 중력을 거슬러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는 형태다. 주로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동작은 크게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으로 나뉜다. 정적인 동작은 특정 자세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물구나무 서기, 플란체, 사이드 레버 등이 대표적이다. 동적인 동작은 바 프리스타일처럼 주로 철봉이나 평행봉을 이용해 몸을 회전하는 것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어느 운동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스트리트 워크아웃도 운동 전 몸풀기를 충분히 해야 한다.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인 만큼 자칫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이 상체에 집중돼 다른 방법으로 하체 운동을 해야 한다.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하러 나왔다면, 런지 자세로 운동장을 도는 것도 하체운동의 한 방법이다.
박치기 운영진인 전완진씨(22)는 “처음에는 턱걸이를 많이 하지 못하더라도 점점 하다 보면 실력이 늘게 된다. 천천히 스텝을 밟으면서 운동의 단계를 높여가기 때문에 대부분 크게 다치진 않는다”고 말했다.
◆ 새로운 길거리 문화
운동으로 볼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길거리 문화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동영상 전문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하는 장면을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 입문자들이 보통 처음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접하는 경로 또한 유튜브다. 이런 동영상은 ‘스트리트 워크아웃’이나 스트리트 워크아웃의 주요 동작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서도 스트리트 워크아웃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스트리트 워크아웃의 화려한 기술을 맛보는 것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동작을 하는 방법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유튜브 채널인 ‘새벽반 고고씽’이 대표적이다. 스트리트 워크아웃 동작에 대한 설명에 자막이 곁들여져 있다.
평소 운동했던 공원을 벗어나 사람들이 붐비는 길거리에서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하기도 한다. 대구의 박치기도 2015년 동성로 중심가에서 쇠파이프를 이용해 철봉을 만들어 다양한 기술을 선보여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스트리트 워크아웃을 하는 사람들은 ‘인증샷’도 독특하다. 스트리트 워크아웃이 거리의 조형물이나 시설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생겨난 문화다. 이들은 경치가 좋은 곳에 가면 자신의 얼굴이 잘 나오도록 사진을 찍기보다는 스트리트 워크아웃 동작이 잘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가로등을 양손으로 잡고 몸을 지면과 평행 상태로 유지하는 자세인 사이드 레버를 하거나, 공원 언덕에서 물구나무를 서는 장면을 찍기도 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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