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후 가슴·등·배가 아프면 척추압박골절 의심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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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2-12 07:57  |  수정 2017-12-12 07:57  |  발행일 2017-12-12 제19면
■ 뼈 약한 노년층 낙상 치명적
통증 심하면 일상적인 보행 힘들어
즉시 병원 찾아 MRI검사 등 받아야
심할 땐‘골시멘트 주입’수술 불가피
낙상사고 후 가슴·등·배가 아프면 척추압박골절 의심


☞빙판길 낙상사고 예방하려면

① 보폭을 평소보다 10∼20% 줄이기

② 굽이 낮고 바닥이 거친 신발 신기

③ 옷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걷지 않기

④ 가능한 한 손에 물건 들고 다니지 않기

⑤ 응달진 곳은 피해서 걷기

⑥ 움직임 둔하게 하는 두껍고 무거운 외투 착용 피하기

⑦ 넘어지려고 하면 무릎 주저 앉으면서 옆으로 구르기

⑧ 어지럼 유발 약물 복용자는 외출 삼가기

최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어느덧 겨울이 시작됐다.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 몸은 통상적으로 운동량이 줄어들고, 혈관은 수축되며 관절부위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기 쉽다. 그래서 평소 퇴행성 척추질환으로 허리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이 있는 노년층의 경우 겨울에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겨울철에는 눈이 내리거나 빙판길 등으로 도로가 미끄러워 낙상사고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노년층에서는 근육 및 관절의 유연성도 떨어지고 젊은 층에 비해 균형 감각이 떨어져 낙상이 자주 일어난다.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뼈가 이러한 충격을 감당할 정도로 강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노년층의 경우에는 나이에 따라 골다공증이 심해지므로 작은 충격에도 뼈가 잘 부러지게 되고 골절 부위에 따라서는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척추를 다쳐 압박골절이 생기면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노인들은 실제 낙상 등으로 부상을 당해도 자녀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쉬쉬하거나 증상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넘어진 후 통증이 처음에는 심하지 않다가 점차 심해지기도 하며, 흉추의 골절 시에는 가슴이나 배가 아파 다른 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 대부분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 많은데,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남자의 30% 정도가 골다공증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60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5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들의 경우 항상 낙상사고로 인한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허리를 구부려 물건을 듦, 자세 변경, 몸통의 급회전, 기침) 중에서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고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 환자 자신이 골절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한다.

노인이 미끄러진 후, 무거운 물건을 든 후, 어린아이를 안고 돌본 후 척추에 무리를 가한 뒤 가슴, 등, 허리 또는 옆구리나 배가 아프고, 증상이 지속되고 악화될 경우, 특히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되면 골다골증성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등 전체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일상적인 보행 자체가 힘들어진다. 심하면 하반신이 마비되기도 한다. 또 척추가 앞으로 구부러져 허리 통증이 생기는 척추후만증이 생길 위험도 높아지므로, 즉시 병원을 방문해 방사선촬영, MRI검사 등을 통해 올바른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대부분의 경우 압박 정도가 경미하면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단기간의 안정, 동통이 완화된 이후 가능한 조기보행, 경우에 따라 단기간의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하며, 척추압박골절이 심할 경우에는 수술도 불가피해진다.

수술은 다친 척추뼈에 주사 바늘을 넣고 풍선을 이용해 압박된 척추뼈를 펴주면서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한 뒤 단단하게 굳혀서 치료하는데, 삽입된 인공시멘트에서 잠깐 발생하는 65~100℃의 열이나 화학물질이 척추 뼈의 신경말단을 괴사시켜 통증을 경감시킨다. 이는 국소 마취를 통해 시행되므로 체력이 약한 노인이나 당뇨병 증세가 있는 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며 수술 직후 보행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노인들은 빙판길에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걷거나 급히 움직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55세 이상, 남성은 60세 이상에서 건강 검진 시 반드시 골밀도 검사를 시행해 골다공증이 있을 경우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겨울철에 노인들은 항상 일정한 관절운동과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때 노년층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 척추강화 운동으로 가장 좋다.

스트레칭은 과도하지 않게 가볍게 자주하는 것이 좋으며 유연성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이고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움직이는 범위를 넓혀주며,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노인의 외출 시에는 미끄럼 방지용 신발이나 바닥이 거칠게 된 신발, 그리고 지팡이 등의 보조기구를 이용하여 빙판이나 눈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신경외과 김인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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