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없는 C형 간염…감염자 최대 85% 만성 진행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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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3 07:50  |  수정 2018-03-13 07:50  |  발행일 2018-03-13 제19면
잠복기 2주∼6개월 상당수 간경화·간암 진행
주사·위생용품 공유 등 바이러스 감염 피해야
A형은 대부분 회복되거나 만성으로 진행 안돼
만성 B형간염 환자 가족은 예방접종 우선 권장
백신없는 C형 간염…감염자 최대 85% 만성 진행

소리 없이 찾아오는 간염은 간세포·간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속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되는데, 보통 6개월 이상 낫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 만성으로 볼 수 있다. 간염은 간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평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간염은 대부분 피로와 감기 몸살 증상을 일으키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방치할 경우 간경화나 간암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있는 A·B·C형 간염에 대해 알아보자.

◆A형 - 일정 기간 지나면 대부분 회복

A형간염은 급성 질환으로 발열, 구역 및 구토, 암갈색 소변, 식욕 부진, 복부 불쾌감,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수주일에서 수개월 후 회복되며 만성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A형간염은 감염된 사람의 분변 또는 이에 오염된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했을 때 감염되며, 이외 주사기 사용(습관적 약물 중독자 등), 혈액 제제, 성 접촉 등에 의해서도 전파가 가능하다. 현행법상 제1군감염병으로 분류된다. 사람 사이에 가벼운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세 미만 간염자 중 약 10%에서만 황달이 발생한다. 반면 연령이 높아지면 70% 이상에서 황달이 동반되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안정을 취하고 고단백 식이요법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영양균형 유지, 구토·설사로 인해 손실되는 전해질을 보충하면 좋다. 단 전격성 간염 또는 심한 구토로 인한 탈수가 발생하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B형 - 간암 등 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

B형간염은 급성과 만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을 뿐 아니라 간경변증이나 간암 같은 만성 간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B형 간염은 바이러스가 오염된 혈액이나 다른 체액에 의해 혈관 또는 피부나 점막을 통해 감염된다. 눈물, 땀, 소변을 통해 감염된 사례는 없어 일상적인 접촉에 의한 전파 가능성은 낮다. 주요 감염 경로는 B형간염 산모로부터 출생한 신생아로 전파(주사기감염), 오염된 주사기에 찔리거나 침습적 검사 및 시술을 통한 감염, 그리고 성 접촉 등이 있다. 급성증상으로 황달, 흑뇨, 식욕부진, 오심, 근육통, 심한 피로, 우상복부 압통 등이 나타나나 무증상 감염도 있다. 일반적으로 6개월 이내에 회복되나 경우에 따라 만성 간염이 되기도 한다. 피로감, 전신권태, 지속적인 또는 간헐적인 황달, 식욕부진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급성 B형간염은 성인의 경우 대개 자연적으로 회복돼 만성적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B형간염 예방을 위해 신생아 및 영아는 표준예방접종일정에 따라 생후 0, 1, 6개월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과거 감염력과 백신 접종력이 없는 소아청소년과 성인은 예방접종 대상이며, 만성 B형간염 환자의 가족이나 혈액투석 환자 등은 우선접종 권장 대상이다.

◆C형 - 감염자 중 80% 이상 만성으로 진행되기도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질환이다. WHO는 2015년 전 세계적으로 175만명이 C형간염에 새롭게 감염됐고, 세계인구의 1%인 7천100만명이 만성간염 환자인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상당수가 간경화 또는 간세포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으며, 매년 39만여 명이 간경화나 간세포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형간염 바이러스 혈액에 의해 감염된다.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 또는 혈액제제 수혈이나 장기이식, 주사용 약물남용, 불안전한 주사나 의료시술 등으로 감염된다. 드물게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와의 성 접촉이나 감염된 산모로부터 신생아로의 수직감염 등이 있다. 모유, 음식이나 물, 가벼운 신체접촉 등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잠복기는 2주에서 6개월 정도다. 감염 초기 10명 중 8명 정도는 증상이 없으나 일부에서는 열, 피로, 식욕저하, 메스꺼움, 구토, 복통, 진한 소변, 회백색의 변, 관절통, 황달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감염자 중 55~85%는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며 이 중 15~30%에서 간경화로 진행된다. C형간염은 A형이나 B형과 달리 현재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을 줄여 감염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적으로 오염된 주사나 혈액제품, 폐기물처리에 유의해야 한다. 또 불법마약 등 주사기 공유,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개인위생용품(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공유로 인한 감염, 오염된 장비를 사용한 문신·피어싱·침술 등을 피해야 한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질병관리본부

■ A·B·C형간염 특징과 예방법

  감염경로 주요증상 잠복기간 합병증 예방법
A형  오염된 물, 음식 등 입을 통해 전파 발열, 식욕감퇴, 피부 황달 약 4주 황달성 간염, 자반증 등 음식 익혀먹고 손 자주 씻기
B형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을 통해 전파 피로감, 오심, 황달 1∼4개월 간암, 간경변 등 오염된 주사기, 비위생적 피어싱, 문신 조심, 위생용품 공유 금지
C형 몸살, 피로감, 메스꺼움 1∼5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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