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노인학대 신고 건수 최근 2년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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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정혁기자
  •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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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신고 이틀에 한번 꼴

상습 학대가 95%에 달해

상담건수 대비 신고 3% 불과

실제 학대는 훨씬 더 많을 듯

#1. A할머니의 삶은 지옥 같았다. 남편의 신체적 학대를 버텨내자 이번엔 손자의 학대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A할머니를 자주 폭행하는 것을 목격한 손자는 같은 방식으로 신체적 학대와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A씨는 손자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 학대행위자와의 분리를 거부했다. 현재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해당 가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2. B씨에게 아들은 가슴 아픈 상처다. 정신질환이 있는 아들은 B씨와의 말다툼 중 흉기를 꺼내 위협했다. 경찰과 관계기관은 이 둘을 분리했지만 아들은 다시 B씨를 찾아와 폭행을 시작했다. 결국 현행범으로 붙잡힌 아들은 현재 병원에 강제 입원된 상태다.

최근 5년간 대구지역에서 이틀에 한 번꼴로 노인학대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대부분이 친족에 의해 발생하거나 상습적으로 학대 행위가 이뤄지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대구시와 노인전문기관(남·북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대구지역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871건으로 집계됐다. 이틀에 한 번꼴로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연도별로는 2013년 167건에서 2015년 157건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2016년 178건, 지난해 207건(중복신고 포함 212명)으로 급증했다. 노인학대는 대부분 친족에 의해 이뤄졌다. 지난해 확인된 학대 행위 207건 중 타인에 의한 학대는 18건이었지만 친족에 의한 학대는 194건(94%)에 달했다. 구체적으로는 아들 등 자식에 의한 학대가 106건(51%)으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 74건(36%), 며느리·사위 6건, 손자녀 5건 순이었다.

특히 이들의 학대는 ‘일회성’이 아닌 ‘상습적’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피해 노인 응답자 207명 중 27명(13%)은 ‘매일 학대를 당한다’고 답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이라고 답한 노인도 83명(40%)이나 됐다. 이어 ‘한 달에 한 번 이상’ 50명(24%), ‘3개월에 한 번 이상’ 16명(8%) 등으로 조사됐다. 일회성 학대는 11건(5%)이다.

최근 5년간 발생한 학대 행위는 총 3천101건(중복학대 포함)으로 집계됐다. 학대 유형은 정서적 학대가 1천250건(40%), 신체적 학대 1천52건(34%), 경제적 학대 348건(11%) 등으로 조사됐다. 성(性) 관련 학대도 29건이나 포함됐다. 대구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대부분의 노인학대가 가족관계에서 이뤄지다보니 피해자들은 ‘내가 참으면 된다’라고 생각하며 신고를 꺼리고 있다”며 “실제로 발생하는 노인학대는 신고된 건수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지역 노인학대 상담건수는 신고건수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대구지역 노인전문센터에서 학대 등(일반 상담 포함)의 이유로 상담한 건수는 총 6천229건이지만 학대신고가 이뤄진 경우는 207건으로 3%에 불과하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교수(경찰행정학)는 “고령화시대인 지금 노인학대 문제는 더 이상 방관해선 안된다”며 “노인학대 행위가 숨겨야 할 일이 아닌 명백한 범죄사실임을 인식해야 한다. 병원 등 관계기관에서도 학대 흔적을 발견한 경우 신고시스템을 명확하게 하고 학대 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도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시는 현재 노인보호 전문기관 2개소와 학대피해 노인 전용쉼터 1개소를 운영 중이다. 노인학대 신고는 1577-1389로 하면 된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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