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의 맛집] 사리원 식당...시원한 육수와 닭고기,·색색 고명으로 만드는 초계탕 등 일미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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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6 10:28  |  수정 2018-08-16 15:05  |  발행일 2018-08-16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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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탕

초계탕(醋鷄湯)은 시원한 육수와 닭고기·색색의 고명으로 만드는 전통음식이다. 기록에 의하면 원래 궁중 연회에 올렸던 국이며, 북한의 함경도와평안도 지방에서는 추운 겨울에 먹던 별미로 전해진다. 그러나 북쪽에서 겨울 별미인 냉면을 남쪽에서는 여름에 즐기 듯, 초계탕 역시 여름 별미다.
 

초계탕의 맛은 국물이 좌우한다. 닭을 삶은 육수에서 기름을 제거한 후 살어름이 뜰 정도로 차게 하여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다. 여기에 삶은 닭의 살코기를 잘게 찢어 넣고 계란 지단과 오이·토마토 등으로 고명을 올리면 완성이다.
 

이 범상치 않은 초계탕은 사리원 식당(상주시 서성동 156-7)에 와서 크게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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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초계탕
우선 국물. 사리원 초계탕 국물의 기본은 여느 것과 마찬 가지로 닭육수다. 사리원의 육수는 여기에 한우 사태 육수가 추가 된다. 그냥 사태를 오래 고아낸 육수가 아니라 상호를 들으면 대구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유명 냉면집의 냉면 국물 원료다.
 

사리원 주인 최영희씨(60)는 상주시에서 34년간 식당을 운영해왔다. 최씨가 초계탕을 메뉴에 추가한 데에는 그의 아들 김주환씨의 귀환이 계기가 됐다. 주환씨는 수년간 대구시내 유명 호텔의 요리사로 근무했다. 그 때 배운 냉면 육수 비법을 초계탕 국물에 적용시킨 것. 그 비법은 복잡하고 까다로워 초계탕을 내놓은지 6년이 됐지만 어머니 최씨는 흉내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국물은 보통의 초계탕과는 비교가 어려운 맛을 내며 미각을 자극, 한 번 먹어본 사람은 초계탕을 생각할 때 마다 입에 침이 고인다는 말을 한다.
 

고명도 거창하다. 계란 지단과 오이·파프리카는 물론 보라색 양배추와 당근·배 등 10여 가지가 올라간다. 색색의 고명은 언뜻 양장피와 구절판 요리를 합성시켜 놓은 것 처럼 보인다. 그 위에 땅콩과 잣을 가미, 고소한 맛을 더했다. 커다란 접시에 고명과 닭고기를 장식하듯 배열한 위에 살 얼은 육수를 부어 놓으면 채소·닭고기 샐러드를 마주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적당히 섞어서 시식하다가 국물이 좀 많다고 느껴질 때 메밀면을 풀어 먹는다. 겨자와 식초로 간을 한데다 국물이 시원하고 식욕을 돋궈 자칫 과식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포만감만 견딜 수 있으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재료가 지방을 제거한 육수와 닭의 살코기, 채소 등 칼로리는 낮고 영양가는 높아 살찔 걱정이 적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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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탕이라고 부르는 게 적당한 지는 몰라도 아들 주환씨는 올 여름부터 한우 초계탕도 선보이고 있다. 원래의 초계탕과는 고기와 국물이 다르다. 위의 냉면 육수를 주로 사용하고 한우고기를 얇게 저며 넣고 부친 육전을 닭고기 대신 쓴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워 초계탕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 더위가 끝난 후에는 오리고기 구이가 이 식당에서 가장 인기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있는데, 양념구이는 최씨가 담근 고추장을 기본 양념으로 한다. 양파즙과 계피·황기·오가피·천궁 등 한약재를 달인 물을 배합해서 만든다.

상주=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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