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50년 포스코, 복수노조 체제 가시화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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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18 07:25  |  수정 2018-09-18 07:25  |  발행일 2018-09-18 제8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지회 첫 설립
한국노총 노조 재건 추진위 발족
양대노총 노조원 확보 경쟁 돌입

[포항] 사실상 50년간 무노조였던 포스코에 복수노조가 들어선다. 최근 포스코에 새로운 노동조합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지는 등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노조원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17일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노조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날 양대 노총 기자회견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힘을 실은 것도 무주공산인 포스코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지회는 지난 16일 설립 총회에서 금속노조 지회 모범 규칙을 기반으로 지회 규칙을 제정하고 지도부를 선출했다. 이들은 포스코 광양·포항 공장을 아우르는 통합 지도부다. 포스코가 1968년 포항종합제철로 출발한 이후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0년대 말 노조가 설립돼 한때 조합원이 1만8천명을 넘었지만, 지금은 10명 수준의 유명무실한 노조로 남아 있다. 금속노조는 “포스코의 무노조 50년은 경영 감시 없이 회사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하지 못했다.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는데 이를 은폐했다"며 “분노가 쌓이고 뭉쳐 폭발한 것이 바로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라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 회의실에서 ‘포스코 노조 재건 추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진위원회는 기존 포스코 노조 비상대책위원회와 한국노총이 만든 조직으로 포스코 노조 혁신과 재건을 추진하게 된다. 김만기 포스코노조 비대위원장은 “이번에 포스코 노동조합을 정상화시키지 못한다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며 “포스코가 무노조 경영을 포기하고 국민기업 포스코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한국노총·금속노련의 많은 지원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 한국노총이 재건할 노조의 복수노조 체제가 될 전망이다.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와는 달리 한국노총은 기존 노조를 단위 노조로 재건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산별노조 산하 지회의 교섭권은 산별노조가 갖고 이를 지회에 위임할 수 있지만, 단위노조는 독자적으로 교섭권을 행사한다.

한국노총은 “포스코 노동조합이 사측에 빼앗긴 노동 3권을 쟁취하고 정경유착·부실경영의 고리를 끊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기업 포스코를 되찾기 위해선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며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 혁신의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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