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지역화폐 도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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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09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지역 자영업계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국세청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자영업 폐업률(1년간 개업 대비 폐업비율)은 87.9%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올해 이 수치는 90% 넘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의 자영업 비중은 22.8%로 광역시 중 제일 높은 반면 최근 매출 감소율이 서울(-28.6%)을 넘어 -32.6%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또한 소득 대비 대출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며 2013년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지역 자영업자 대출이 연평균 17.8%의 증가율을 기록, 전국 평균(11.0%)은 물론 광역시 평균(13.5%)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부동산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부동산 관련 규제가 느슨해진 2015년부터 부동산업 자영업자 대출이 매년 20% 가까이 증가했다. 9·13 부동산 규제와 점차 가중되는 금리 인상 압박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매출은 풍선에 바람 빠지듯 줄어들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모습이 현재 지역 자영업의 상황이다. 거기다 생계형 창업이 66.9%나 되고 그중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분야인 요식업이 41.7%가 넘는 자영업자 양산구조로 볼 때 뭔가 특단의 지원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지난 2년간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열정과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내에 만든 청년상인 점포들마저 폐허가 되어가는 현실에서 지방 국세청의 자영업자 세정 지원뿐만 아니라, 자영업 경영 호전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지역화폐는 특정 행정구역 내에서만 유통되는 화폐다. 기본적인 취지는 지역의 돈이 역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자금의 역내 순환을 도모해 소상공인들을 돕고 소위 지역의 내발적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지역화폐로 지역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할인해주거나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법정화폐로 지역화폐를 구매할 때 할인율만큼 더 많은 지역화폐로 바꿔준다.

공동체 가게 이용권 ‘모아’는 서울 마포지역에 등록된 공동체 가게에서 현금처럼 통용된다. 매월 50만원의 모아를 구매하면 살 때 5%를 더 얹어 계산해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52만5천원어치 모아를 받는다. 1년이면 30만원어치 모아가 덤으로 생긴다. 이는 마포지역에서만 통용되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카페보다는 지역 내 공동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지역 내 망원시장 등에 위치한 공동체 가게에서만 물건을 구매해 지역 경제를 살리는데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강원도 화천군에서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산천어축제에서 외지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모두 지역화폐를 사용하도록 했는데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지역화폐 유통 규모가 지극히 적은 비율(0.19%)임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 소득상승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은 1.13%로 나타났다.

최근 KT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 기술을 활용해 중개자 없는 직접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모든 거래목록을 검증하기 때문에 이중 지불, 위·변조, 부정유통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또한 KT는 지역화폐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QR코드와 충전식 선불카드 형태로 서비스하기 때문에 일선 점포에서는 별도의 결제단말기를 갖추지 않고도 기존의 카드단말기로 카드 수수료 부담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 전통시장에서 사용되는 온누리상품권의 경우 발행한 지역 외에서 사용되는 비율이 20% 정도로 지역의 돈이 유출되고 있는 반면, 지역화폐는 구조적으로 지역에서 모두 소비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조금 지난 통계이기는 하지만 2010년도 대구·경북권 소득의 순유출이 7조3천억원 수준이다. 지역민에 의해 발생한 소득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규모가 이 정도면 지역화폐의 도입을 서두르지 않아야 할 이유가 없다. 어려운 시기에 시민들과 자영업자 모두 지역화폐를 매개로 공동체의식을 가지고 난관을 극복하자.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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