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조물 五感 톡톡…“만지는 만큼 스트레스 풀려요”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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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8   |  발행일 2018-11-08 제21면   |  수정 2018-11-08
■ ‘만지작거리는 장난감’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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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럭거리기만 하면 다양한 표정으로 변하는 카오마루. <라쿠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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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임을 만지고 있는 모습. 슬라임을 만지다보면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는 게 슬라임 마니아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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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면 사각사각 소리가 나는 눈꽃 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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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면체에 6개 부품이 부착된 피젯 큐브.

바쁜 현대사회는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하며 여유를 갖는 걸 용납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지금 하는 것에 몰두하게 한다. 두뇌가 쉴 시간이 없다. 오죽하면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는 것을 겨루는 ‘멍때리기 대회’까지 생겨났을까. 아무 생각 없이 만지고 누르고 하는 장난감들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이’(어른과 어린이의 합성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말캉말캉하고, 촉촉하기도 하다. 촉감, 시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슬라임’ 이야기다. 투명한 색 또는 하얀 풀이 주 재료다. 비즈나 클레이를 섞어 형태와 촉감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여기에 식용색소나 향료를 넣으면 색깔도 다양해지고 향기가 나기도 한다. 넣는 재료에 따라 촉감도 달라진다. 폭신한 촉감이 느껴지는 슬라임도 있지만 쫀득쫀득한 것도 있다. 부드러운 촉감의 슬라임만 있는 건 아니다. ‘눈꽃 슬라임’의 경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슬라임을 직접 만들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슬라임 카페도 속속 생겨나는 추세다. 지난 4일 오후 찾은 대구 중구 대봉동 슬라임 카페 스꼬비에서는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슬라임을 가지고 놀 때 보면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가 없다는 게 부모들의 이야기다. 신수빈양(9)은 “슬라임을 만지고 있으면 느낌이 좋다. 푹신푹신하기도 하고 ‘바풍(바닥 풍선)’도 만들 수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슬라임을 좋아하는 건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슬라임이 만질 때 주는 묘한 쾌감에 어른들도 슬라임을 찾고 있다. 김언지씨(23)는 SNS를 통해 슬라임 관련 영상을 매일 찾아볼 정도로 슬라임에 푹 빠졌다. 김씨는 “어렸을 때 문구점에 파는 액체괴물이나 반죽해서 만드는 장난감을 좋아했다.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영상을 보고 슬라임을 알게 됐고, 기포 터지는 사각사각 거리는 소리가 좋았다”며 “보기만 하다보니 직접 만져보고 싶어서 사기 시작했고 직접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슬라임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지만, 주의할 사항이 있다. 성분 특성상 오래 만지면 피부에 좋지 않기 때문이다. 권아영 카페 스꼬비 대표는 “슬라임의 주 재료가 염기성이기 때문에 적당한 시간 동안 만지고, 바로 손을 깨끗하게 씻으면 더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슬라임

투명한 색이나 하얀 풀 주재료인 손놀잇감
섞는 재료 따라 촉·시·청·후각 등 묘한 쾌감
대구 어른·아이 함께 즐길 슬라임 카페 속속

◆피젯 토이

정육면체 각 면에 6개 부품 달린 ‘피젯 큐브’
일명‘손팽이’ 피젯 스피너는 만드는 재미도
‘카오마루’ 제각각 달라지는 얼굴표정 신기



만지작거리는 장난감으로 인기를 얻은 건 슬라임이 처음은 아니다. 1년 전쯤부터 장난감 애호가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피젯 토이(Fidget toy)가 있다. 여기서 피젯(fidget)은 초조, 지루함, 흥분으로 꼼지락거리는 것 또는 잠시도 가만히 못 있는 사람을 뜻한다.

대표적인 피젯 토이는 소규모 연구소인 Antsylabs가 킥스타터의 후원을 받아 만든 피젯 큐브(Fidget cube)다. 말그대로 정육면체의 형태인데, 각 면에 Click, Glide, Flip, Breathe, Roll, Spin 등 6개의 부품이 부착되어 있다. 각 부품은 누를 수 있고, 조이스틱처럼 움직이는 기능부터 찰칵 누르는 스위치, 부드럽게 문지르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움푹 파인 형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부품을 누른다고 해서 음악이 나오거나 뭔가 튀어나오는 건 없다. Antsylabs는 피젯 큐브를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고안된 데스크 토이(desk toy)”라고 설명한다.

비슷한 시기 피젯 스피너(Fidget spinner), 일명 손팽이도 만지작거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베어링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회전시키는 형태라서 볼펜을 손에 쥐고 있으면 습관처럼 돌리는 사람들에게는 딱 맞는 장난감. 가격대는 몇천원대부터 수십만원대까지 다양하다. 문구점에서도 팔기 때문에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다. 베어링 외에는 크게 필요한 부품이 없어 검색포털이나 유튜브에서 직접 피젯 스피너를 제작하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스트레스볼’ 중 하나인 카오마루도 있다. 편안한 표정, 히죽 웃는 표정 등 다양한 얼굴의 모습을 하고 있는 4개의 얼굴 모양 덩어리로 구성된 장난감이다. 한손에 들어오는 장난감을 손으로 주물럭거리다 보면 얼굴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는 걸 보는 게 재밌다.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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