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안전법, 화재 취약한 2009년 이전 노후 건물에도 소급 적용해야”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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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2 07:15  |  수정 2018-11-12 07:15  |  발행일 2018-11-12 제3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고시원 화재로 1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노후 건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소방청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으로 2009년 7월부터 신규로 건립하거나 영업주가 변경되는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하지만 이번에 화재가 난 서울 고시원은 2007년 운영을 시작한 탓에 바뀐 법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설치를 하지 않아도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다. 대구에서도 운영 중인 고시원 379곳(2018년 10월 말 기준) 가운데 상당수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관련법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이전부터 운영한 고시원 운영자 대부분은 시설비 등의 문제로 스프링클러 설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 고시원의 건물은 또 화재 발생 때 피난계획 등을 미리 짜놓고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유지·관리 업무를 하는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었다. 1992년 7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연면적 600㎡ 이상 복합건축물은 소방안전관리자를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한다. 규정대로라면 연면적 614㎡인 이 고시원 건물은 소방안전관리자를 둬야 하지만 1983년 사용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해당 고시원은 건축대장에 ‘고시원’이 아닌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올해 국가안전대진단 때 점검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그러나 고시원 미등록은 불법이 아니다. 2009년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관할 소방서에서 받은 필증만 있으면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방법이 1959년 제정된 이후 건물 변화에 따라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개정 전에 지어진 건물은 소급 적용이 안돼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기존 건축물에도 화재 안전기준을 소급 적용해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교수(소방안전관리과)는 “건축 단계부터 화재 위험을 고려해 불에 타지 않는 재질로 건물을 짓고 자동 화재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며 “2014년 개정한 특별법의 소급 적용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과)도 “정부가 법적으로 스프링클러 설치를 강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지원책도 병행해야 한다"며 “전혀 지원도 안 해주고 설치만 강요하는 것은 제2, 제3의 참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12일 고시원 화재 발생에 관한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선 고시원 현황을 파악하고 예방 계획, 진압 대책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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