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묻힐 뻔한’ 대구 여성독립운동가 13명 활약상 재조명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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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2 07:13  |  수정 2019-07-12 07:13  |  발행일 2019-07-12 제2면
대구여성가족재단‘인물사’발간
잘못 알려진 독립운동사 바로잡아
‘하마터면 묻힐 뻔한’ 대구 여성독립운동가 13명 활약상 재조명
‘하마터면 묻힐 뻔한’ 대구 여성독립운동가 13명 활약상 재조명

오랜 세월 묻히고 잊힌 대구의 여성 독립 운동가 13명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새롭게 발굴·재조명됐다. 이름 석자나 한두 줄의 업적으로만 알려진 인물을 비롯해 거의 알려져 있지 않거나 또는 잘못 알려진 여성독립 운동가의 생애와 독립운동사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들여다 본 첫 시도다.

대구여성가족재단(대표 정일선)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구 여성 독립운동 인물사’라는 책을 펴냈다. 김희곤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 등 전문가 7명과 함께 1년 여간 연구한 결과물을 엮은 노작(勞作)이다. 재단이 발굴하고 재조명한 지역 여성 독립운동가는 3·1독립만세운동에 앞장선 인물을 비롯해 해외 독립운동에 헌신한 인물, 민족운동·여성운동에 혼신을 바친 인물 등 모두 13명이다.

대구 3·1만세운동 때 앞장선 임봉선·이선애·이남숙과 함께 신명여학교 졸업생으로 충남 아산 3·1만세운동을 주도한 한연순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와이 노동이민자 남편에게 ‘사진신부’(중매쟁이가 들고 온 남자 사진 한장만을 보고 혼인한 여성)로 가 독립운동에 뛰어든 이희경, 기생 출신으로 만주·상하이를 오가며 독립운동을 펼친 의열단원 현계옥, 평생 독립운동에 몸을 바친 차보석, 대구가 기억해야 할 한국 최초 여성 전투기 비행사 권기옥 등 해외독립운동가도 다뤘다. 민족운동 부문에선 기생 ‘앵무’에서 사회적 스승으로 족적을 남긴 염농산, 남일동 패물폐지부인회의 실질적 리더였던 정경주의 삶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수록된 인물과 관련해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오류를 바로잡고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희경의 오빠가 독립운동가 이범교, 형부가 조기홍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이범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교통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조기홍은 일본군 시설을 파괴하기 위한 폭탄을 제조·은닉했다가 발각돼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다. 이밖에 신명여학교 6회 졸업생으로 대구 3·1만세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이선애가 독립유공자 이선희라는 이름의 남자로 분류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바로잡는 성과도 거뒀다.

정일선 대구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이 책엔 기존 연구 성과를 넘어 최초로 밝혀낸 역사적 사실들을 수록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한편, 2019년 6월 현재 전체 독립유공자 1만5천511명 가운데 여성은 2.8%인 433명에 그치고 있다. 이 가운데 대구에 연고를 두고 활동한 여성 유공자는 8명에 불과하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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