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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영의 시중세론] 정전과 종전의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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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9


주한 유엔사령부를 통해서

日과 獨 끌어들이려는 미국

한국에는 시대착오적 모욕

아슬아슬한 정전은 끝내고

종전향한 강한 신념 갖춰야

황하의 혼탁한 물은 100년을 기다려도 맑아지지 않는다고 하더니 한반도 주변의 혼란은 20세기 100년을 넘어 21세기에도 현재진행형이다. 내년이면 70주년이 되는 6·25전쟁이 여전히 종식되지 못한 상태에서 한일관계와 한미관계 그리고 남북관계가 얽히고설킨 한반도는 백년와중(百年渦中)이다. 연초에 기세 좋게 3·1운동 100주년을 계기로 자주와 독립을 선언했는데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독자성 확보는 오히려 더욱 꼬여만 가는 모양새다.

당장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겪고 있는 경제왜란(經濟倭亂)의 밑 배경에는 남북분단이 깔려있다. 일본의 경제가 한반도의 남북분단과 갈등 그리고 전쟁과 대립을 자양분 삼아 성장해왔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일본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의 명분으로 남북분단 상황을 악용하여 한국정부의 전략물자 대북반출 의혹을 내세워 더욱 괘씸하다.

물론 우리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무역보복조치가 일제강제징용피해자에 대한 배상결정, 한일 간 졸속합의에 의한 일본군 강제위안부 피해자 화해치유재단 해산조치, 우리 해군의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 레이더 조준시비,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따른 일본산 수해산물수입제한 조치에 대한 WTO의 한국승소 결정 등 일본정부가 연이어 맞은 타격에 대한 보복이라는 걸 말이다. 그에 더해 한일갈등을 이용해서 눈앞으로 다가온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보수우익 정권을 유지하려는 아베 총리의 얕은 정치적 계산도 눈에 뻔히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안보상 우호국가 명단이라고 할 수 있는 전략물자 수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것은 한반도의 정전상태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다.

한일관계가 제2차 대전 이후 최악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일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해서 우리를 당황케 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계획을 수립하면서 미국은 한국 정부와 어떠한 사전협의도 하지 않았다니 실망이 크다. 미국의 일방적 독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일군 연락장교도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유엔군사령부에 파견하려다 우리 정부가 우연한 기회에 이를 알고 독일에 반대의사를 피력하여 파견을 철회하였다고 한다.

일본과 독일은 모두 한반도의 분단에 직접적 그리고 간접적 책임을 지고 있는 2차 대전의 전범국가이다. 그래서 유엔의 가장 중요한 기관인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에도 지금까지 포함되지 못한 국가들이다. 더욱이 주한 유엔군사령부는 6·25전쟁을 계기로 1950년에 유엔안보리 결의를 통해 설치된 기관인데 이 당시 일본과 독일은 유엔의 회원국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미국이 어떠한 유엔에서의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본과 독일을 군사적으로 한반도와 연계하려는 것은 유엔군사령부가 유엔과 무관한 미국의 군사기구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처사다. 이쯤 되면 왜 주한 유엔군사령부가 유엔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제기가 필요하다. 어차피 미국 대통령이 임명하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자동적으로 유엔군사령관을 겸임하고 유엔군사령부의 비용부담도 유엔과는 무관한데 그냥 주한미군사령부로 통합되는 것이 명실상부한 것이 아닌가. 최근 미국 의회에서 한반도의 종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되고 향후 6·25전쟁 종전결의안의 통과를 위한 노력도 전개되고 있는 현실에서 주한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일본군이 한국에 파병될 길을 열어두는 결정은 시대착오적이며 한국과 한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질곡의 100년역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와 정의 그리고 굿거버넌스를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흐름이기도 하다. 우리는 혼란스러운 지금의 현실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특수성을 넘어 세계사의 보편성에 편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아슬아슬한 정전을 끝내고 항구적 평화가 보장되는 종전으로 가겠다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이다. 이러한 신념과 용기에 남북이 함께하고 보수와 진보가 마음을 모을 때 우리는 미국과 일본에 존경받는 위치에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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