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남 편중 투자가 정치갈등으로 비화하는 가운데 투자 방침이 발표된 어제 대구경북의 반발이 최고조에 달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고, 앞서 25일에는 TK 의원들이 정부를 강력 성토했다. 시도민의 분노 또한 폭발 일보직전이다. 그러나 버스는 이미 떠난 뒤가 아닐까 하는 냉철한 현실인식 앞에 깊은 자괴감이 든다. TK의 들끓는 분노가 본질적 해결이나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면 애꿎은 화풀이, 무익한 '뒷북' 울분에 불과해진다.
뒷북의 출발점은 '정보'였다. 수천조에 이르는 초유의 투자가 임박한 시점까지 대구경북은 깜깜무소식이었다. 반도체 중심의 국토공간 대설계가 진행 중인데 최근에야 소식을 접하고 호들갑을 떨었다.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TK 정치권의 무관심·무능력·무전략 탓이 작지 않다. TK는 초동대처부터 스스로 낙오했다. "정치논리로 국가첨단산업을 풀지 말라"는 TK 정치권의 입장문은 정치게임의 냉혹한 현실을 간과한 순진한 발상이다. 원팀을 꾸려 중앙부처와 정부여당을 압박한 호남과는 자세부터 달랐다. 점잔 빼는 TK 공무원·정치인들의 무능은 중앙부처 공무원의 후일담에서 늘 지적되는 사항이다. 그 오랜 폐습이 또 결정적 패착을 낳았다.
TK의 분노가 책임 회피성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아니 되려면 분노보다 자성이 먼저다. 전략을 바꿔라. 'TK 역차별론'과 '균형발전론' 중 어느 쪽에 소구력이 있겠는가. 배수의 진도 쳐라. 지방이 소멸할 판인데 자리에 연연해선 안 된다. 직을 걸고 싸워라. 뒷북이라도 더 세게 쳐야 상황이 1인치라도 움직인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계명대학교 6.25전쟁 76주년 추념식···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그날을 기억하며](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6/news-m.v1.20260626.d50c3ce98822490d8a081435d84bc3d5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