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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의 패션디자이너 스토리] 레지나 표(Rejina 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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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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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정점 공유…럭셔리에 뒤지지 않는 韓 젊은 디자이너의 감각

레지나 표가 선보인 다양한 의상들.
네덜란드의 한 네프컨스 어워드에서 우승해 로테르담에서 전시회도 가진 작품.
일상적이고도 특별한 의식인 옷 입는 것에 대해 탐구하는 디자이너가 있다. 건축적인 실루엣과 예술작품을 연상시키는 과감한 컬러의 사용으로 새로운 비피(셀린의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도 불리며 영국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 자신의 레이블인 레지나 표를 전파하는 차세대 신진 디자이너, 표지영이다.

국내 패션 시스템 한계 느끼고 英 유학
대학 전공 살린 섬유미술 접목해 주목
2017년 마음껏 역량 쏟은 리얼 런웨이
노란 퍼프소매 드레스 대표아이템 명성
추상화 연상·유려한 색감 그래픽 패턴
몸사이 공간까지 고려 볼륨·비율 조정


레지나는 세례명으로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명동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남은 천으로 자기가 입을 드레스를 만들며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 홍익대에서 섬유미술과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후 국내 대기업에 디자이너로 취업하였으나 디자이너의 개성과 창의력보다는 해외 컬렉션 위주로 돌아가는 시스템에 한계를 느끼고 2007년 영국의 유명 패션스쿨인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로 유학을 떠난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에 입학한 후 영국에서 일하고 싶었던 레지나는 교수의 도움으로 세르비아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 록산나 일린칙과 함께 일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며 졸업 프로젝트를 통해 차세대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일본의 나무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레지나는 대학에서 전공한 섬유미술과 패션을 접목한 졸업 작품을 준비한다. 불에 태운 나무의 느낌을 옷으로 표현하기 위해 실크와 리넨이 맞닿은 부분에 나무를 붙여 불의 온도에 따라 직물의 색상이 자연스럽게 변하는 모습의 드레스를 발표하는데 단순히 예쁜 옷만이 아니라 스토리가 있는 옷을 만들면서 주목을 받게 된다. 그녀의 졸업 작품은 2011년 그리스의 베나키 박물관에서 개최된 ‘Arghhh! Monsters in Fashion’ 전시회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고 2012년 네덜란드의 한 네프컨스 어워드에서 우승을 하면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가장 오래된 역사적인 박물관에서 개인전시회를 가지게 된다. 이후 글로벌 SPA브랜드 H&M의 자회사인 위크데이와 협업을 하면서 2013년에 레지나 표라는 개인 레이블을 론칭하고 본격적인 디자이너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였다.

레지나 표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오롯이 보여주는 소규모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2014년 런던패션위크를 통해 데뷔한다. 탈회화적 추상을 대표하는 1950년대 화가 엘즈워드 캘리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옷들을 선보이는데 풍부한 컬러와 다양한 소재의 옷들은 꾸미지 않은 것 같은 세련된 멋으로 바이어와 프레스의 호평을 받으며 디자이너로서 성공적인 안착을 한다. 이후 2015년에는 LVMH(루이뷔통 모에 헤네시) 그룹이 선정한 50대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고 2016년과 2017년에는 영국패션협회가 선정한 10대 디자이너에 연달아 선정되면서 차세대 디자이너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수상과는 달리 매출성과는 지지부진하여 브랜드 운영에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레지나는 처음부터 바이어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디자인의 옷들을 선보였으나 실적은 따라주지 않았고 2017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디자인을 컬렉션에 마음껏 쏟아냈다. 평범한 여성을 위해 옷을 만든다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대로 SNS로 선발한 일반인을 모델로 세워 완벽하게 연출된 무대가 아닌 리얼 런웨이를 선보였고 바이어가 선호하지 않던 선명한 노란색 퍼프 소매의 드레스는 그녀를 대표하는 아이템이 되면서 전 세계 유명 백화점과 편집숍 등 120여개의 온오프라인 매장에 판매되며 글로벌 디자이너로서의 명성을 떨치게 된다.

추상미술을 연상하게 하는 유려한 색감의 그래픽 패턴은 우아하고 섬세한 여성성을 표현하지만 주변에 보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옷을 입었으면 하는 디자이너의 바람으로 럭셔리 패션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레지나 표의 디자인은 패션과 예술의 접점을 공유하며 럭셔리 패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현대미술의 추상화에서 비롯된 과감한 색감의 텍스타일 패턴은 건축물의 구조적인 실루엣과 밀접한 조화를 이루어 몸과 옷 사이의 공간까지 고려하며 신체의 볼륨과 비율을 섬세하게 조정한다. 동일한 미적 디자인 요소를 유지하면서 섬세한 디테일을 추가하여 디자인의 균형을 맞추는 그녀의 감각은 대체불가다.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의 2년 연속 수상자로 선정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능성까지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패션산업은 환경과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섬유의 가공에는 많은 물이 소비되며 폐수를 비롯한 유해한 물질들이 배출되어 환경을 해치고 있는데 영국을 대표하는 버버리, 구찌가 속한 케어링 그룹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 또한 지속가능한 패션에 동참하고 있다. 레지나 역시 지속가능한 패션에 적극 동참하며 최소한의 오염 물질을 사용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도 열심이다. 또한 패션뿐만 아니라 레지나는 요리사인 영국인 남편과 함께 ‘우리의 한식 부엌(Our Korean Kitchen)’이라는 책을 영어로 출간했는데 영국 가디언지에서 선정한 2015년 올해의 요리책에 선정되며 한국을 알리는 것에도 앞장서고 있다.

런던의 패션은 매우 실험적이다.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의 깊은 역사처럼 실험적인 옷들이 주를 이루는 런던에서 평범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젊은 한국인 디자이너의 옷이 통했다는 것은 그녀의 내공을 짐작하게 한다. 회화적 컬렉션과 예술이 스며드는 패션의 바다에 잔잔하게 다가오는 우아한 파도처럼 레지나 표의 물결이 앞으로도 지속되어 한국의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게 되길 기대한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

(rh0405@krif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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