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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햇살 푸짐한 삼덕상회 카페 2층에서 화가 천광호가 스케치 작업 중이다.사진=박진관·이춘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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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산성당, 청라언덕 계단. 이상화 고택에 둘러싸인 근대문화체험관인 계산예가. 건물 앞 우체통이 더욱 가을스럽다.(아래사진은 같은 장소를 그린 엽서) 사진=박진관·이춘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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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옥카페의 신지평을 연 중구 대봉동 ‘모가’. 한옥을 그대로 살린 데다 마당의 모과나무 덕에 늦가을 뚜벅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사진=박진관·이춘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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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천시장 김광석 벽화길의 가을 가로등 불빛이 그의 노래 ‘거리에서’를 더욱 애잔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박진관·이춘호기자 |
◆ 2012 Autumn Prologue
안녕하세요?
위클리포유 라디오방송국 DJ 이가을입니다. 방송국 스튜디오까지 귀뚜라미 소리가 스며들어 오는군요. 올해 처음 심어진 동대구로의 수수가 얼핏 목로주점의 ‘등불’처럼 보이더군요. 가수 한영애의 멋진, 그러나 다들 모르고 있는‘가을시선’ 첫구절은 이렇게 시작하죠.
‘이젠 모두가 제자리에 앉는다~’
외투 깃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허전한 목에 걸린 머플러에 눈이 자주 갑니다. 10월31일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비상하고 나면 가을은 해연처럼 깊어집니다. 자연 김민기 버전의 ‘가을편지’, 신계행의 ‘가을사랑’, 최헌의 ‘가을비 우산 속’, 만추의 끝자락에는 김광석의 ‘거리에서’가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간들거리죠. 고은의 시였던 가을편지, 3절에는 ‘모르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했죠. 그래요, 산도 들도 모두 술을 한잔했나 봅니다. 거리의 행인도 모두 낙엽 같네요. 이문세의 ‘광화문연가’를 보냅니다.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 가을~ 대구도심을 만나다
DJ가 말한 가을을 찾아 종일 도심을 투어해봤다.
계산성당 맞은편 제일교회 옆 청라언덕 계단에는 ‘대구발 가을’이 밀집해 있다. 대구의 ‘덕수궁 돌담길’ 같다. 계산성당 옆 커피명가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청라언덕을 물들이는 은행잎을 교회 첨탑을 배경으로 사진 찍어도 좋을 듯싶다. 그 계단 맨 위에서 동쪽을 보면 중구의 만추가 수채화처럼 번지고 있다. 북성로 적산가옥을 개조한 카페 삼덕상회 2층 다다미방에서 커피를 마시며 내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본다. 거기와 비슷한 데가 또 있다. 팔공산 부인사 맞은편 언덕에 자리한 앤지스 앤티크 갤러리 구석방 창문이다. 대구방향 가을 산세를 더없이 멋있게 훔쳐볼 수 있고, 가창댐 상류에 있는 가창면 오리 동재미술관 2층 다락방도 혼자 가을 타기 딱이다.
삼덕카페, 거기서 중구 근대골목을 ‘가을나그네’처럼 돌아다니는 화가 겸 문화관광해설사인 천광호를 만나면 스케치화를 한 장 그려달라고 떼를 써보라. 배가 출출하면 일제 강점기의 적벽돌담이 인상적인 남일동 중앙시네마 서쪽 골목에 있는 약전식당을 찾아가라. 1950년대풍 한옥에 돋아난 만추의 정원을 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툇마루에서 해바라기 하고….
다음은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옆 통나무 의자에 앉아 가을바람을 만져보고, 바로 옆 대구 근대골목의 진화과정을 한눈에 공부할 수 있는 계산예가 앞 우체통 옆에 서보시라. 그 기분으로 대구 첫 야생화 갤러리인 수성구 중동의 아소의 노출콘크리트 실내에서 야생화의 가을을 음미한다.
밤이면 방천시장 김광석 벽화길 서쪽 골목에 있는 ‘김광석 주막’과 DJ 유진혁씨가 꾸려가는 수성구 황금동 ‘음악 있는 찌짐집’도 노크해보시라. 대구 원교 먼산의 가을보다 더 가을스러운 도심 속 가을을 찾아 Ready Go!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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