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제주 가파도 해상 ‘라이트 지깅’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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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4-11   |  발행일 2014-04-11 제39면   |  수정 2014-04-11
100m 수심서 참돔·부시리가 불쑥불쑥
[김동욱의 낚시시대] 제주 가파도 해상 ‘라이트 지깅’의 묘미
오구라 도모카즈 한국다이와 마케팅 부장(왼쪽)이 부시리로 첫 입질을 받자 임방성 선장이 뜰채로 도와주고 있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제주 가파도 해상 ‘라이트 지깅’의 묘미
오전 8시30분, 가파도 상동 선착장에서 낚싯배 희성호에 오른 취재팀이 채비를 꾸리고 있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제주 가파도 해상 ‘라이트 지깅’의 묘미
오전 10시30분쯤 수심 80m 바닥 암반에서 걸어 올린 참돔을 자랑하는 성상보 한국다이와 솔트루어 필드스태프.
[김동욱의 낚시시대] 제주 가파도 해상 ‘라이트 지깅’의 묘미
다이와의 선상 라이트 지깅용 베이트 릴, 료가 베이지깅으로 낚아낸 참돔.

최근 ‘슬로 지깅(Slow jigging)’에 대한 낚시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지그(jig)를 이용한 낚시가 점점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수년 전 흔히 ‘타이라바 낚시’라 불리던 기존의 참돔 러버지깅(rubber jigging)이 대중화된 이후 좀 더 다양한 어종을 대상으로 하는 슬로 지깅이 2~3년 전부터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둘(라이트 지깅과 슬로 지깅)은, 엄밀히 따지자면 넓은 의미의 지깅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지깅이 무겁고 투박한 장비와 채비로 초대형어를 노리는 것이라면 라이트 지깅(예를 들어 참돔 러버지깅)과 슬로 지깅은 중대형 참돔이나 삼치 부시리 방어 등을 대상어로 하는 낚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둘은 전통 지깅보다 장비가 슬림하고 채비가 가벼우면서 가는 것이 특징이다. 굳이 라이트 지깅과 슬로 지깅의 특징을 다시 나누자면 그 장비와 채비에서 슬로 지깅 쪽이 좀 더 ‘헤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선상에서 이루어지는 라이트 지깅과 슬로 지깅은 대상어를 특정 짓지 않고 다양한 어종을 상대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기법이라는 점에서 전문꾼들에게 특화된 지깅의 보편화 모델인 셈이다.

[김동욱의 낚시시대] 제주 가파도 해상 ‘라이트 지깅’의 묘미
한국다이와에서 작년 가을에 출시한 참돔용 러버지그, ‘코가 베이러버 프리’. 지그가 목줄을 따라 움직이면서 대상어의 이물감을 최소화한다.

◆라이트 지깅의 훈풍을 타고 온 장비경쟁

지난 3월18일.

어제 제주 가파도 상동 일대의 갯바위 농어루어낚시에서 참패를 당한 우리는 오전 8시 30분쯤 배에 올랐다. 이날 우리의 임무는 선상 라이트 지깅으로 참돔을 낚아내는 것. 오구라 도모카즈 한국다이와 마케팅 부장과 최원제씨, 그리고 한국다이와 솔트루어 스태프로 제주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상보씨가 나섰다.

한국다이와는 최근 라이트 지깅과 슬로 지깅에 적합한 새로운 ‘료가 베이지깅’ 릴을 출시했다. 그리고 시즌 개막 전에 미리 낚시관련 매체를 통해 료가 베이지깅을 노출함으로써 올해 라이트 지깅과 슬로 지깅 시장을 선점할 계획을 하고 있다. 3월 중순이라는, 때 이른 이번 출조는 한국다이와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사실 제주바다에서의 라이트 지깅은 3월이 그렇게 이른 시기는 아니다. 이미 2월말부터 러버지그에 씨알 좋은 참돔이 낚이기 시작했고, 알부시리나 중부시리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었다. 이날은 마릿수 조과가 가능할 것인지가 문제일 뿐이었다.

6·51t급 낚시어선 희성호(선장 임방성·010-9384-4150)는 가파도 상동 선착장을 출항한 지 30분 만에 서귀포 영락리 앞바다에 떴다. 가파도에서 북서쪽으로 이동했으니 가파도보다는 제주 본섬에서 더 가까운 해상이다.

옅은 해무가 깔려있어 수평선이 희뿌옇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햇볕이 약하다. 오구라 부장은 라이트 지깅 전용 낚싯대인 ‘루키나’에 료가 베이지깅 릴을 세팅하고 재빠른 손놀림으로 합사와 쇼크리더(목줄)를 연결한다. 그런 후 쇼크리더에 참돔용 지그를 달았다. 그런데 이 참돔용 지그는 우리가 흔히 봐 왔던 타이라바가 아니다. 헤드(지그)가 쇼크리더(목줄)를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다. ‘코가 베이러버 프리’라는 이름의 이 러버지그는 한국다이와에서 작년 가을에 출시한 제품이다. 코가 베이러버 프리가 기존의 참돔 러버지그와 다른 점은 바늘이 달린 타이(tie rubber)가 헤드와 분리돼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코가 베이러버 프리는 일체형 러버지그와 달리 헤드가 목줄을 따라 자유롭게 움직이고 타이의 색깔도 낚시꾼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게다가 물고기가 지그를 물었을 때 이물감을 덜 느끼는 것도 코가 베이러버 프리의 장점이다.

물고기가 미끼를 물 때 이물감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 하는 건 조과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수온이 불안정한 초봄에는 대상어가 느끼는 이물감을 줄여줄수록 입질을 받아 걸어낼 확률이 높아진다. 이날 제주도 서남쪽 영락리 앞 신준여 포인트의 수온은 14.9℃였다. 아주 낮은 편은 아니지만 대상어(참돔)가 활발한 활동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낮은 수온이었다.

◆서해 참돔 광어 시즌 열리면 히트

역시 코가 베이러버 프리를 쓴 오구라 부장이 먼저 입질을 받았다.

“참돔은 아닌 것 같아요. 어쩌면 부시리…?”

경험 많은 꾼은 낚싯대로 전해지는 물고기의 느낌만으로도 지금 자신의 채비에 걸린 어종이 무엇인지 알아챈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오구라 부장의 낚싯대 끝 움직임이 참돔이 걸렸을 때의 그것과는 다르다. 입걸림이 되면, 참돔은 물속으로 쿡쿡 처박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건 지긋이 당기거나 좌우로 흔들어댄다.

여러 차례의 릴링이 끝난 후 드디어 수면에 모습을 드러낸 건 역시 부시리였다. 60㎝쯤 돼 보이는 이른바 ‘알부시리’. 애초 노렸던 참돔은 아니지만 일단 꽤 빠른 시간 안에 입질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때가 오전 9시20분.

포인트 수심이 꽤 깊어서 채비운용은 수월하지 않았다. 얕은 곳이 50m 정도였고, 깊은 포인트는 100m까지 원줄이 풀리는 곳도 있었다. 120g짜리의 비교적 무거운 러버지그를 내려도 조류에 흘러 원줄이 100m 이상 150m까지 풀려나갔다. 이런 포인트는 자연히 채비 내림과 회수에 시간과 힘이 많이 든다. 그러나 료가 베이지깅 릴은 파워핸들을 장착하고 있어 기존 베이트 릴보다는 팔의 힘이 덜 필요했다. 자동차의 스티어링휠이 파워냐 아니냐의 차이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손에 쥐었을 때의 파지감도 좋고 C2025PE 모델을 기준으로 핸들을 한 바퀴 돌릴 때 원줄이 85㎝가 감기므로 권사량도 넉넉한 편이다.

따라서 료가 베이지깅 릴의 파워핸들과 넉넉한 권사량은 어쩌면 한국형 선상 라이트 지깅에 적합한 모델일지도 모른다. 5월부터 본 시즌이 열리는 참돔 러버지깅이나 광어 다운샷낚시는 수심 20m 전후에 포인트가 많이 형성돼 있는 서해안 일대가 주 무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료가 베이지깅 릴의 최대 드랙력은 10㎏이다. 이 정도의 드랙 힘이라면 미터급 참돔도 너끈하게 뱃전으로 띄워 올릴 수 있다.

이날 서귀포 영락리 앞바다에서 오후 4시까지 우리가 낚아낸 참돔은 3마리였다. 참돔 말고도 부시리와 쏨뱅이 등 잡어(?)가 몇 마리 낚이면서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한국다이와는 콤팩트 전동릴 시보그 150J와 베이트 릴 료가 베이지깅이 올해 선상 라이트 지깅 시즌을 맞아 제대로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다 편하고 쉽게 라이트 지깅을 즐기고 싶은 꾼이라면 시보그 150J가 매력적일 것이고, 전통적인 손맛과 릴링감을 맛보기를 원하는 꾼들에게는 료가 베이지깅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게 한국다이와 측의 주장이다.

월간낚시21 기자 <블로그 penandpower.blog.me>

▨문의= 한국다이와<주> (031)949-5225, daiwa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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