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역을 넘어 세계로] 절삭공구 기업 ‘대구텍’ 이런 게 다르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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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6-01   |  발행일 2015-06-01 제5면   |  수정 2015-06-01
고객사에 공정개선·원가절감 위한 기술조언…‘相生경영’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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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텍 마케팅본부 전경. 대구텍은 과거 국영기업이었던 대한중석광업에서 워런 버핏의 손자기업으로 거듭나며 초일류 절삭공구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구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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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텍에서 생산하는 스테인리스강 절삭용 제품 ‘EA·ET칩 브레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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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텍 제2공장의 전자동화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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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텍 대구 본사 마케팅본부 1층에 마련된 쇼룸.

동일한 형상이나 규격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한 틀을 뜻하는 금형(金型)은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산업이다. 하지만 금형은 완성품이나 부품을 생산할 때 반드시 필요한 기초산업으로, 제조업의 근간이 된다는 뜻의 ‘뿌리산업’으로도 불린다. 금형틀의 가공 완성도가 낮거나 자칫 조금의 오차라도 생기는 경우 수천수만개의 제품을 폐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때문에 금형산업계는 가공 성능이 뛰어난 우수한 절삭공구를 사용하는 것을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으로 꼽는다. 이와 같은 절삭공구 시장에서 대구 지역 기업이 뛰어난 기술력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어 화제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국내에서는 드물게 투자한 기업으로 더욱 유명한 ‘대구텍(TaeguTec)’은 자동차산업, 항공, 중공업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금형용 절삭공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최첨단 시설·최고 기술력 승부
세계가 인정하는 초일류 기업
‘귀재’워런 버핏 투자회사로 유명

고성능 자동화 설비 국내 첫 도입
제2공장 완공해 새 성장 발판
年매출 5000억 넘어…꾸준한 도약

◆국영기업에서 초일류 외투기업으로

현재 본사가 위치한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는 강원도 상동 광산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텅스텐광산이 있었다. 대구텍은 이곳에서 텅스텐을 수출하던 국영기업 ‘대한중석광업’이 모태다. 대한중석은 이후 1994년 민영화 정책에 따라 거평그룹에 인수됐으나 98년 외환위기로 이스라엘의 세계 3대 금속가공 그룹인 IMC에 매각됐다.

이후 이 업체는 2003년 7월 사명을 대구텍으로 변경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매출이 2011년 기준 5천억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국내를 대표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첨단장비 구축과 시설투자를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대구텍 측은 설명했다.

이 업체는 최근에도 텅스텐 절삭 공구 부문에서 국내 1위를 기록하는 등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초경 절삭공구는 물론 양질의 텅스텐 분말과 초경롤 및 특수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외 1천300여명의 직원, 80개국 130여개의 전문 대리점 망을 거느린 세계적인 절삭공구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대구텍은 워런 버핏이 IMC의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2006년 워런 버핏은 IMC 그룹 지분 80%를 사들였고 2013년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잔여 지분 20%를 인수하며 대구텍은 자연스럽게 워런 버핏의 손자회사가 됐다.



◆각종 인증이 품질 증명

대구텍은 2011년 제2공장을 완공하며 성장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제2공장에는 총 1천억원을 투자해 총 부지면적 5만8천㎡에 공장 4개 동·오피스 3개 동이 신축됐다. 특히 제2공장은 최첨단 로봇시스템을 기반으로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온‘고성능 자동화 절삭공구 제조기술’이 도입됐다. 또한 지능형 자동화 설비시스템을 도입해 각종 원재료·부품의 이동을 별도의 작업 없이 전자동으로 한다.

이 업체의 뛰어난 품질은 각종 인증이 대변하고 있다. 대구텍은 2007년 세계적인 인증기관인 DNV(DET NORSKE VERITAS)로부터 대한민국에서 동종업계 최초로 항공우주 분야 규격인 AS 9100 인증을 획득했다. AS 9100 인증 시스템은 ISO 9001 기준과 고도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항공우주산업에 특화된 품질 경영 시스템 인증이다.

이 인증을 통해 대구텍의 제품들은 항공우주산업의 고품질 및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수준을 충족시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대구텍은 지역 최초로 성실무역업체(Authorized Economic Operator, 이하 AEO) AA 인증을 받기도 했다. 수출 고속도로라 불리는 AEO는 세계관세기구(WCO)가 시행하는 제도로 2001년 9·11테러 이후 통관물품에 대한 안전검사가 강화되면서 원활한 무역을 위해 수출국에서 보증하는 제품을 증명하는 물류 관련 국제표준이다. AEO 업체로 인증되면 물품 검사와 서류심사 등의 통관 절차가 간소화되고 수출입 검사 생략, 관세조사 면제, 관세조사 시 세관 사전정보 제공 등 행정상 편의가 제공된다.



◆대구텍 경제학

지난해 대구텍은 ‘대구텍 경제학’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공정 개선은 물론 원가 절감을 위한 기술 조언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금속가공 제품 공급과 기술지원이 통합된 마케팅을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대구텍은 최근 일본산 공구의 비효율적인 성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지역의 한 업체에 생산상의 결함을 줄이는 동시에 최종 완제품 가공시까지의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성우오토모티브는 철도차량부품인 ‘백킹 링(backing ring)’의 가공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민하던 중 대구텍에 도움을 요청했다. 타사의 공구제품으로는 피삭재 하나에 한 개의 가공도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여러 공구업체들이 풀지 못했던 어려운 도전과제였지만 대구텍은 성우오토모티브가 요구한 최적화된 새로운 공구 ‘TT6300’ 개발에 성공했고 백킹 링의 가공속도를 올릴 수 있게 됐다. 이 제품을 통해 성우오토모티브는 월 3억원 정도의 원가절감을 이뤄낼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업체가 자신들의 생산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공구를 찾아내는 데 적극적일 뿐 아니라 더 새로운 공구와 더 효율적인 가공방법을 찾기 위해 대구텍의 고객 세미나에도 부지런히 참석하고 있다.

대구텍 관계자는 “대구텍 경제학은 고객사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각 기업에 맞는 기술지원 방향을 찾는 것은 물론 각 기업에 최적화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에 대구텍만이 가능한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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