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브랜드를 가장 성공적으로 구축한 도시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뉴욕이라고 할 것이다. 뉴욕은 1970년대 중반 석유파동 여파로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었다. 실직자가 늘면서 범죄가 증가하고 환경미화원의 파업으로 도시 평판이 나빠졌다. 당연히 관광객 수도 급감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뉴욕시는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고, 세계적 그래픽 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에게 캠페인 로고를 의뢰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I ♥ NY’이다. 글레이저는 뉴욕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I love New York’이라는 슬로건을 고안한다. 그리고 love를 빨간색 하트 모양으로 대체함으로써 심플하면서도 임팩트 있는 도시 브랜드가 완성된다. 1년 뒤 뉴욕시의 관광수입이 1억4천만달러나 늘었다고 하니 도시 브랜드 하나로 누린 이득과 재미가 퍽이나 쏠쏠했을 듯싶다. 국제도시들이 저마다 나름의 도시 브랜드를 뽐내는 지금도 ‘I ♥ NY’만큼 눈에 쏙 들어오는 백미(白眉)는 찾아보기 어렵다.
뉴욕 외에는 세계인과 암스테르담의 합일을 부각시킨 ‘I Amsterdam’, 코펜하겐의 개방성을 표방한 ‘COPEN HAGEN-open for you’, 함축성이 강한 ‘Be Berline’이 인상 깊은 도시 브랜드로 꼽힌다. 싱가포르는 2010년 ‘Uniquely Singapore’에서 ‘Your Singapore’로 변경했고, 홍콩은 지난 2월 기존의 ‘Asia’s world city’를 버리고 ‘MY TIME for HK’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선보였다.
서울시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간점 위치만 변경해 새 도시 브랜드 ‘I·SEOUL·U’를 확정했다. 그동안 SNS 등에 나타난 시민 반응은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같이 부정적 평가 일색이었다. 브랜드가 의도한 ‘나와 너의 서울’이란 의미도 금방 와닿지 않는다. 도시 브랜드의 최우선 명제는 간명하면서도 단박에 느낌이 팍 오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에서도 지난달 ‘도시 브랜드를 만드는 시민 모임’이 출범했다. 서울의 전철을 밟지 말고 100년 지속 가능한 백미를 발굴해 주길 당부한다.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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