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백이 황소’인 울릉 칡소…황우, 제주 흑우와 더불어 3대 전통 품종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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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6   |  발행일 2016-08-26 제34면   |  수정 2016-08-26
한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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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칡소는 제주 흑우와 함께 한국의 대표 토종한우로 주목받고 있다. <울릉군청 제공>

◆한우의 종류

나라별로 불리는 소의 명칭도 각기 다르다.

우리나라 소는 ‘한우(韓牛)’, 중국소는 ‘황우(黃牛)’, 일본소는 화우(和牛·와규)라 한다.

꼭 참치 뱃살(오도로) 맛을 연상시키는 와규는 일본 최고육으로 평가를 받는 고베규를 비롯해 마쓰자카규, 마에사와규, 센다이규 등 150여 브랜드에 달한다. 최고급 와규는 한 마리에 1억원이 넘는다. 강원도 횡성, 경북 안동·영주 한우 등 최고급 한우는 3천500만~4천만원선.

와규는 100여년 종자개량의 결과다. 원래 유명한 재래종은 ‘구로게와종’. 일본에서 나고 자란 검정과 갈색 털을 가진 토종 품종에만 와규 표시를 한다. 1976년 미국으로 4마리의 일본 소가 수출된 이후 와규의 유전자가 미국이나 호주 각지로 확산되었는데 외국 소와 와규의 피가 섞인 교잡종이 ‘WAGYU’나 ‘고베비프’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데 따른 품질관리 대책인 셈이다.

한우는 단연 국내산 육우나 젖소와 격이 다르다.

‘국산’과 ‘국내산’. 가운데 ‘내’ 자 빼고는 글자가 똑같은데 과연 이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국산은 우리나라에서 기른 재료로 우리나라에서 만들었다는 뜻이다. 즉 ‘한우’를 말한다. 국내산은 다른 나라에서 재료를 사다가 우리나라에서 키운 것이다. 호주에서 태어난 소를 수입해서 우리나라에서 6개월 이상 키운 다음 소고기를 만들어 팔면 ‘국내산 소고기’, 정확히는 ‘국내산 육우’다.

◆울릉도 칡소와 제주 흑소, 횡성 한우

2006년 울릉도에 특별한 한우가 어필된다. 바로 ‘칡소’다. 칡소는 정지용의 시 ‘향수’에도 등장한다. ‘얼룩백이 황소’가 바로 칡소다. 박목월의 동요 ‘얼룩송아지’, 이중섭의 그림에도 등장한다. 어두운 갈색 등판에 검은색 세로 줄무늬가 섞여있다. 호랑이 무늬를 닮았다고 옛 문헌에 ‘호반우(虎斑牛)’로 기록돼 있다.

한국 전통 한우 품종은 누렁이(황우)와 칡소, 제주 검정소(제주흑우) 등이다. 이 가운데 황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흔하지 않은 품종이 됐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소는 검정소, 한국 소는 누렁소’라는 일제의 축산 정책 때문에 누렁이를 제외한 나머지 품종은 대부분 멸종됐기 때문이다.

칡소와 함께 울릉도에는 또 다른 명품 소가 있다. 바로 ‘약소’다. 약소는 울릉도에 흔한 독활·부지깽이·섬바디 같은 약초를 먹고 자랐다.

제주 흑소는 2013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흑소전문점인 ‘흑소랑’을 운영 중인 송동환 사장은 제주대학교 축산학과 출신이다. 3대째 내려오는 명품 흑소 사육 가업을 잇고 있는 제주도 흑소 전문가다.

한우의 종가는 단연 경북이었다. 그런데 2007년부터 판세가 바뀐다. 그해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이뤄진 남북정상을 위한 만찬 때 등장한 게 바로 강원도 ‘횡성 한우’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이 추천하면서 이후 전국 최고의 고급육으로 승승장구한다. 일반육보다 30~40% 비싸다.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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