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봄의 시인’ 고월 이장희 봄처럼 다가오다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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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5 07:52  |  수정 2018-03-15 07:52  |  발행일 2018-03-15 제21면
대구문학관 20일∼8월26일 특별전
일러스트레이터 배성규 작품 8점
34편의 시와 단행본 16권 등 전시
‘고독한 봄의 시인’ 고월 이장희 봄처럼 다가오다
배성규 작 <대구문화재단 제공>

대구문학관 올해 첫 기획전시 ‘이장희 특별전 : 고월(古月)’이 오는 20일부터 8월26일까지 대구문학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봄을 대표하는 시인 고월 이장희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로 고월이 남긴 34편의 시와 시가 수록된 단행본 16권, 이장희의 삶을 재해석한 일러스트 8점을 선보인다. 전시에 지역의 청년 작가 배성규도 함께했다. 이장희의 생애사와 작품을 배성규 작가가 일러스트레이트 작업에 참여했다.

고월(古月) 이장희(1900~1929)는 시 동인지 ‘금성(金星)’의 동인으로 등단했다. 40편의 시를 남겼으나 현재 알려진 작품은 34편이다. 그의 작품은 섬세한 감각과 치밀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유복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은 고독했다. 대구에서 유명한 부호 이병박의 21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이장희는 5세 때 생모를 여의고 계모의 손에 자랐다. 많은 이복형제들 사이에서 친모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가득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또 복잡한 가정환경과 친일파인 부친과의 갈등도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장희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섬세한 감정들을 묘사 중심의 감각적인 시어로 표현했다.

오늘날 그를 봄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손꼽히게 한 ‘봄은 고양이로다’는 따사로운 봄날을 고양이의 형상을 통해 섬세하게 쓴 작품이다. 봄에 대한 느낌을 고운 봄, 미친 봄, 포근한 봄, 푸른 봄으로 표현하며 고양이의 털, 눈, 입술, 수염에 대칭하여 독자가 이미지를 상상하게끔 만들어 준다. 뿐만 아니라 ‘실바람 지나간 뒤’ ‘불놀이’ ‘석양구’ ‘비오는 날’ 등에서도 봄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일러스트레이트 작업을 한 배성규 작가는 “34편의 시를 읽어보니 시인 이장희의 삶이 쓸쓸하고 고독해 보였다. 차분하고 섬세하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전달하면서 말하듯이 읊조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장희 시인을 조금이나마 그리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료. (053)430-1233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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