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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냉면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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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춘호기자
  • 2018-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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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色 4味’ 이색 냉면집 스토리

냉면은 원래 북쪽에서 유래된 음식이다. ‘동국세시기’에서는 ‘냉면은 특히 평남, 평북, 평양, 자강도 등 관서지방의 것을 최고’라 했다. 평안북도에서는 메밀이 많이 생산되었다. 메밀로 국수를 만들었다. 이것이 물냉면의 대명사인 ‘평양냉면’으로 정착되었다. 메밀은 밀에 비해 끈적한 기운이 매우 적다. 냉면을 만들 때는 점착력을 확보하기 위해 메밀가루에 녹말을 약간 섞어 면을 만든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집에서는 김치 국물에 말아 먹었지만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소뼈와 사태살 혹은 돼지고기, 닭, 꿩 등으로 국물을 만들어 먹었다. 평양냉면에 견줄 만한 ‘진주냉면’. 이것은 원래 순메밀에 고구마 전분을 물에 개어 이 전분물로 메밀을 반죽해 면을 뽑았다. 소고기 사태살 또는 정강이살을 푹 고아 육수를 내고 이 밖에 멸치, 바지락, 건홍합, 마른명태, 표고버섯 등을 넣는 게 특징이다. 마지막엔 재래식 간장으로 간과 빛깔을 맞추기 위해 멸치장국을 보탰다. 소고기를 얇게 저며 계란 옷을 입혀 구운 ‘육전’이 고명으로 꼭 올라가야 된다. 비빔국수. 이것은 메밀국수에 잡채, 배, 밤, 소고기, 돼지고기, 들깨기름, 간장 등을 넣어 섞은 것으로 ‘골동면(骨董麵)’으로도 불렸다. 비빔국수로서 함흥의 회냉면이 유명하다. 면발이 질겨 오돌오돌 씹힌다. 감자로 녹말을 만들고 그 녹말가루로 만든 압착면이라서 그렇다. 여기다 가자미, 명태식해 등 생선회를 고명으로 올려 얼큰하게 비벼냈다. 냉면은 원래 겨울철 음식이었다. 관서지방의 겨울은 춥고 길다. 오후 5시만 되면 해가 진다. 밤도 길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잠을 자도 밤 10시를 넘으면 배가 고파 저절로 눈이 떠진다. 이때쯤이면 어머니가 군불도 다시 땔 겸 일어나 부엌에 간 김에 식구들 먹을 간식거리를 장만한다. 메밀로 국수를 뽑아 삶고 살얼음이 낀 김치 국물에 말아 뜨끈뜨끈한 아랫목에 앉아 어금니를 덜덜 떨어가면서 냉면을 먹었다. 냉면은 느릿하게 먹어선 안 된다. 빠르게 먹어야 제대로 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서너 번 젓가락질로 면을 먹고 남은 육수도 단숨에 들이켜야 한다. 그릇째 들고 육수를 한 번 들이켠 다음 겨자와 식초를 넣어 새콤함을 더해 먹어도 좋다. 지단으로 올린 계란은 위벽을 편안하게 한다. 냉면도 변하고 진화한다. 정통적인 냉면의 맛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요즘 스타일의 새콤달콤한 신식 냉면에 고개를 돌릴 수도 있다. 항상 냉면은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미식가들이 좋아할 만한 지역의 이색 냉면집을 찾아가 본다.

▲청담면옥 (053)762-2020

빨간 빛깔의 육수, 맵지 않고 상큼·깔끔
식초대신 레몬으로 새콤함…회냉면 별미


'청담면옥'의 비빔냉면.

이 집의 냉면은 물과 비빔의 경계가 없다. 비빔냉면에 육수를 찰박할 정도로 부어 비빈다. 육전이 꾸미로 올라가는 ‘진주냉면 스타일’이다. 육수는 온통 빨간 빛깔이지만 맵지 않고 상큼하리만큼 깔끔한 맛이다. 면에 뽕잎까지 갈아 넣었다. 먹고 난 후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면이 질기지가 않다. 조금 쫀득해도 잘 끊긴다.

육수 맛도 제대로다. 8시간 푹 끓인 사골육수에 3시간 정도 끓인 갈비육수를 적정 비율로 섞어 사용한다. 직접 담근 간장으로 맛을 낸다. 식초 대신 레몬으로 새콤함을 더했다.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등도 별미. 왕새우튀김이 있어 냉면 한 그릇으로 부족함을 채워준다. 갈비탕과 만두가 들어가는 ‘갈만탕’, 낙지가 들어가는 ‘갈낙탕’도 있다.

뚝배기 소갈비찜은 동인동 스타일로 매운맛과 간장·마늘로 맛을 내는 2가지가 있다. 고기가 워낙 부드러워 뼈째 잘 분리된다. 부들부들한 고기 맛에는 감칠맛이 풍성하게 앉아 있다.

대구 수성구 수성로 193.


▲녹야원 (053)314-6686

오디진액·복분자 육수사용 ‘오디과일냉면’
화학조미료 전혀 들어가지 않은 자연의 맛




빨간 빛깔의 육수, 맵지 않고 상큼·깔끔식초대신 레몬으로 새콤함…회냉면 별미
과일냉면 전문점이다. 육수는 오디 진액과 복분자, 그리고 과일로만 만든다. 짙은 보라색의 오디를 넣어서인지 달콤한 맛이 인상적이다. 오디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있어 노화 방지와 시력 개선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복분자는 특유의 향긋한 향이 배어나 상큼한 맛을 더한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오디과일냉면’. 잘 익은 열무김치 국물에 효소로 만든 오디와 생오디, 복분자, 살구 등을 갈아 섞어 24시간 숙성시켜 육수로 쓴다. 고기로 낸 육수는 전혀 쓰지 않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구수한 맛은 덜하다. 과일을 한 바구니 담은 듯 상큼한 맛이다. 별도로 식초와 겨자는 넣지 않는다. 코끝을 찡하게 하는 톡 쏘는 맛은 없지만 과일 자체에서 우러나는 알싸한 맛은 있다. 화학조미료는 전혀 들어가지 않은 자연의 맛이다. 이 집만의 특별한 콩국수를 찾는 이가 많다. 콩국수에는 삶은 팥이 들어간다. 콩국수가 아니라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팥국수다. 매일 간 콩국에 두부도 갈아 넣는다. 훨씬 식감이 부드럽다. 간혹 씹히는 팥알은 콩국수 맛을 풍성하게 한다. 이 집은 건강한 밥상의 코스 한식 전문점으로도 소문이 나 있다. 연근탕수, 우엉잡채, 더덕구이 고추장, 양념 장어구이, 우엉밥 등을 한상 차림으로 차려낸다. 대구 북구 동암로 128-10.

▲단포식당 (053)657-1855


한우 양지 육수 메밀소바 같은 냉면 ‘냉교면’
궁중 스타일 재해석…곁들여 낸 튀김도 별미




여기 냉면은 언뜻 메밀소바 같은 냉면이어서 ‘냉교면’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맛과 느낌은 다르다. 자극적이지 않고 무척 순한 맛이다. 한우 양지를 72시간 우려내고 거기에 양조간장으로 맛을 낸 육수를 쓴다. 육수는 5일간 숙성을 거친다.

이 집의 냉면은 예전 궁중에서 먹던 스타일을 재해석했다고 한다. 먹는 내내 차가움을 유지한다. 곁들여 내는 튀김을 냉교면에 넣어 먹으면 별미다. 탱탱한 면발은 입안에서 쫀득하게 씹힌다. 이 집은 독특한 콘셉트의 식당이다. 1900년대 개화기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중식·일식·양식을 고문헌을 바탕으로 재해석하여 요즘 감각으로 차려냈다. 가구, 소품 등도 빈티지스럽다. 개화기에나 사용했을 법한 해묵은 글씨체의 상호와 간판, 메뉴가 복고 일색인 ‘뉴트로(Newtro)’ 취향이다. ‘방해화반’. 채소와 재료를 비비기 전 담은 모습이 꽃처럼 아름답다는 의미가 있는 음식이다. ‘화반(花飯)’은 비빔밥을 의미한다. 이 낯선 메뉴는 대게비빔밥을 현대화한 것이다.

단포식당은 젊은 층에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중년층에는 한 번쯤은 먹어 봄직한 맛과 이야기가 담긴 곳이다. 대구 남구 현충로 61

▲중화반점 (053)425-6839

먹는 내내 시원하고 새콤한 육수·탱글한 면발
단맛·짠맛·신맛·고소한맛 네가지 균형 잘 잡혀



중국식 물냉면을 만날 수 있다. 중화풍의 우동 면발이 특징이다. 새콤하고 시원한 맛의 육수가 익숙한 듯하지만 땅콩장이 들어서인지 고소함과 담백함이 강조된다. 돼지고기 사골, 사태를 기본으로 육수를 낸다. 노르스름한 육수는 차게 보관해서 먹는 내내 시원하다. 탱글탱글한 면발은 매끈함과 쫀득함이 있다. 해파리냉채, 게다리살, 새우, 소고기 장육, 오징어, 오이 등이 들어간다. 단맛, 짠맛, 신맛, 고소한 맛. 이 네 가지 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간혹 씹히는 면은 말랑말랑하다. 꼬들꼬들한 해파리가 입안에서 씹혀 호사스럽게 느껴진다. 이 집은 대구의 명물 볶음우동의 창시자가 1954년부터 영업하던 것을 그 아들이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1973년부터 맵싸한 국물 없는 우동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의 야키우동은 매콤하지만 불맛이 가미돼 중독성이 있다. 해물, 돼지고기 채, 오징어, 새우, 배추, 호박, 양파, 녹두, 겨울에는 시금치, 여름에는 부추 등 갖은 채소에 고춧가루와 마늘을 듬뿍 넣고 센 불에서 재빨리 볶은 뒤 마지막에 면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각각 재료의 향이 먹는 내내 살아 있다. 특히 윤기가 도는 투명한 소스의 탕수육도 별미. 고기는 육즙을 그대로 품고 있어 부들부들하다. 대구 중앙대로 406-12. 음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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