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대의 시간을 담은 건축] 대구 오페라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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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2-01  |  수정 2019-03-20  |  발행일 2019-02-01 제면
피아노 실루엣 지붕 아래 외부와 시선 오픈…화려한 오페라 도시 ‘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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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오페라하우스 야경. 화려한 내부 불빛은 도시의 문화적 활기로 나타난다.

15세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작된 오페라는 공연예술의 꽃으로 불리며 현대에도 사랑을 받는 예술이다. 오페라하우스는 품격 있는 문화예술도시라면 갖추어야 하는 최종적 문화공연시설이다. 여느 문화시설보다 큰 건축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고급스러운 건축이며 음악을 중심으로 한 문학, 연극, 미술, 무용 등 모든 예술을 포함하는 종합무대 예술로서의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고비용의 공연 제작비,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관객확보 등 여러 요건이 충족돼야만 오페라하우스가 존재할 수가 있다. 그래서 콘서트홀은 있지만 전용 오페라하우스를 갖춘 도시는 그리 많지가 않은 것이다.

오페라하우스 건축의 원형으로 일컫는 19세기에 지어진 ‘파리 오페라하우스’는 세계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다. 당시의 오페라하우스는 경제적, 정치적 위상을 지닌 계층의 고급예술 사교장이었다. 이는 부르주아 양식이라는 사조가 태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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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오페라하우스 객석 발코니는 곡선 디자인으로 우아한 고전미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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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건축, 명품도시
위기와 특별함 시드니오페라하우스


명품 오페라와 그 건축을 보기 위해서도 그 나라 도시를 찾는다. 세계 최고,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링컨센터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위해 건립한 베이징 국가대극원, 광저우의 강변 오페라하우스, 사막의 도시에 세워진 두바이 오페라하우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이라 말하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관람보다는 명품건물 자체를 관람하기 위해 세계 관광객들이 모여든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라는 명품건축의 탄생에는 순탄치 않은 위기와 특별함이 있었다.

1957년 세계 설계공모심사에서 1차 탈락한 도면이 우연히 한 심사위원 눈에 띄었다. 재심사 결과 극적으로 덴마크 건축가 요른 웃존의 작품이 최종 선발되면서 빛을 보게 되었다. 바닷바람이 가득 찬 하얀 돛대 모양을 형상화한 독창적 설계는 막대한 건축비의 난관에 표류한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 호주 정부는 복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설계변경을 거부한 건축가는 사임, 호주 입국조차 거부당하며 4년 예정의 공사는 15년 만에 끝이 난다. 1973년 개관 이래, 세계에서 공연이 가장 많이 열리는 예술센터가 되었고 건축가는 2003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단일공연장으로 국내 최초 전용극장


2003년 8월 건립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서울 예술의전당(1993년 건립)에 이어서 국내 둘째 오페라 전용 극장으로 탄생하였으며 단일공연장으로는 국내 최초의 오페라 전용 극장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는 세계적 오페라하우스에 비견할 만한 오페라 공연을 비롯해 음악회, 뮤지컬,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여왔다. 대구시가 2017년 ‘유네스코 세계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된 것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매년 개최하고 있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대구국제뮤지컬축제의 성과일 것이다.


건축 형태·공간
곡선 객석발코니, 원형식 천장 고전미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과거 제일모직 부지의 한 편에 동서 방향으로 자리한다. 남측 도로에서 바라보는 건물 지붕의 형상은 그랜드 피아노 곡선의 실루엣으로 나타난다. 그 형상은 로고 마크 도안에도 적용하고 있다. 건물 동측의 광장 데크에서 만나게 되는 정면은 가벼운 유리 곡면 커튼 웰과 처마 선 형태로 피아노 형상의 지붕과 함께 유연함을 강조하고 있다. 엄격한 대칭형 정면이나 육중한 화강석 외관의 견고함이 아닌 자유분방한 현대적 디자인이다.

문화시설, 특히 공연장 건축에서는 개방적인 로비 라운지 공간과 외부 광장이 중요한 기능을 한다. 외부와 시선이 오픈된 로비공간에서 비추는 야간의 화려한 불빛은 도시의 활력을 느끼게 한다. 공연 전과 중간 휴식에는 사람들을 만나 반가움을 나누고 대화하는 공간이 된다. 광장은 만나서 모이고 머무르고 흩어지는 도시의 숨통이다. 공연장의 인원과 건축의 규모에 충분하게 상응하는 외부의 광장 공간(Open space) 또한 곧 도시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오페라는 듣는 공연 위주의 콘서트홀이 아닌 청각과 시각을 동원하여 보고 듣는 공연장이다. 1천508석의 대구오페라하우스 평면형태를 말발굽 모양이라 한다. 무대를 중심으로 관람석을 가시거리 가까이 배치하기 위해 취한 1방향이 아닌 3방향 객석 형태는 전통적인 건축 구성방식이다. 내부공간 분위기를 이루는 2·3·4층의 객석 발코니는 유려한 곡선디자인으로 천장의 원형 패턴과 함께 고전적이며 원형적 오페라하우스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지하 2층, 지상 4층으로 대지면적 8천659㎡(2천619평)에 연면적 1만7천189㎡(5천199평) 규모다. 지하 1층은 분장실, 연습실, 관현악단실, 무대계원실, 휴게실 등 출연자 준비실로 구성된다. 지상 1층은 무대, 객석, 로비, 카페, 분장실, 조정실 등이 있으며, 지상 2층은 객석홀, 판매시설, 사무실, 영사실, 사무실이 있다. 지상 3층과 4층은 객석홀, 연습실, 공조실, 방송실과 객석홀, 공조실, 음향기기실로 구성돼 있다.


삼성 제일모직
그룹 발원지, 기업 예술후원 모범사례


오페라하우스의 탄생은 삼성그룹과 밀접하다. 이 장소는 삼성그룹의 발원지인 과거 제일모직의 터전이다.

1996년 제일모직이 구미로 이전하면서 문화공간 건립을 약속했고 삼성은 2003년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해 대구 시민에게 돌려주었다. 2000년 11월 착공해 당시 40여억 원의 예산으로 2년9개월 만에 완공된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기업 예술후원의 모범적 사례다. 2003년 8월7일 창작 오페라 ‘목화’를 처음 공연했으며 첫해부터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오페라하우스 부지를 제외한 영역은 ‘삼성창조캠퍼스’로 2년 전 조성됐다. 제일모직 본관을 비롯해 기숙사 건물을 리모델링한 작가창작공간이 있다. 삼성그룹 모태의 건물 삼성상회 등 현대적 시설과 함께 시민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삼성 창업자 호암 이병철의 동상이 오페라하우스 광장 북측에 있다가 현재는 창조캠퍼스 삼성상회 옆으로 옮겨졌으며 남측 전면도로는 호암로로 명명해 삼성 창업의 터전을 기억하게 하고 있다.

한터시티건축대표·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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