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마켓 역할에 주목…“관객 대하는 태도 고무적”

  • 김봉규
  • |
  • 입력 2019-10-17   |  발행일 2019-10-17 제23면   |  수정 2019-10-17
■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결산
태풍에 관객 다소 줄어 4만7천여명
첫 개최 ‘오페라 어워즈’ 관심끌어
마혜선 부른 아리아, 애호가에 화제
아티스트마켓 역할에 주목…“관객 대하는 태도 고무적”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가장 호평을 받은 개막작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 소프라노 마혜선이 ‘광란의 아리아’를 부르며 열연하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제17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난 13일 공연된 베르디 오페라 ‘운명의 힘’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운명’을 주제로 열린 올해 오페라축제는 각각 네 편의 메인 오페라와 소극장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올해는 총 관객 수 4만7천667명(지난해 4만9천232명), 객석점유율 91%라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보다 관객이 감소한데 대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행사 기간 중 태풍과 호우 등으로 야외공연이 취소되거나 축소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축제 중 특히 눈길을 끈 행사는 처음 개최한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DIOA)다. 만 35세 이하 세계 성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오페라콩쿠르다. 15개국 92명이 지원한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예선을 거친 18명이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본선 경연을 펼쳐 3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는 단순한 콩쿠르를 넘어 실질적인 아티스트 마켓으로서의 역할도 겸하도록 한 점에서 특히 성악가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유럽과 미주 지역 유명 극장의 극장장과 예술감독들이 와서 심사를 하고 성악가를 캐스팅했다. 독일 쾰른오페라극장과 베를린도이체오페라극장은 각각 1명과 2명을 선발했다. 또한 오스트리아의 빈 슈타츠오퍼는 시즌오페라 오디션 파이널 라운드에 본선 진출자 18명 전원을 초청했다. 대구국제오페라어워즈는 향후 성악가뿐만 아니라 연출과 지휘, 무대미술 등 부문으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극장과의 교류도 고무적이다. 두 번째 메인 오페라인 푸치니의 숨겨진 명작 ‘라 론디네’를 독일의 대표적 극장인 베를린도이체오페라극장과 합작해 국내 초연으로 소개했는데, 전막 공연으로는 한국 최초여서 전국 각지의 오페라 애호가들로부터 각별한 관심을 모았다. 그 결과 첫날 공연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되었으며, 두 번째 공연에도 외지관객 비율이 34%나 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또한 이탈리아 안코나 극장과 공동으로 ‘라 트라비아타’를 제작해 이탈리아에서 먼저 선보였다. 지난 9월 안나코극장 무대에 올렸으며, 오는 12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무대와 의상 등을 공동 제작함으로써 제작비를 절감하였으며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 후 무대 등을 미국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한편 메인 오페라 중 개막작인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외국 연출가와 지휘자를 초청해 제작했는데, 모든 면에서 별로 흠잡을 것이 없는 공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광란의 아리아’는 소프라노 독창 중심으로 20분 정도 이어지는데, 소프라노 마혜선의 열연이 돋보여 오페라 애호가들 사이에 많이 회자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가장 고무적인 부분이자 미래지향적인 부분은 오페라 관객을 대하는 극장의 태도라고 봅니다. 공연 직전 로비에서 관객들을 향해 출연자가 작품을 소개하는 점, 소극장오페라나 광장오페라로 관객들을 불러 모으는 점 등에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얼마나 관객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축제 전반을 관심 있게 지켜본 음악평론가 류태형의 평가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