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목 시인
어둠을 가지려면
어둠보다 큰 보자기 하나 필요합니다
엄마는 보자기에 락앤락처럼 어둠을 감쌉니다
네모낳게 커다랗게 감쌉니다
보자기 속
어둠은 안 보이고
안 보이는 어둠이 놀라서
달아나지 않도록
보자기에 손을 넣어 만집니다
흐르지 않도록 구석구석 매만집니다
어둠은 개처럼 드러눕습니다
오이 소박이처럼
김치 깎뚜기처럼
산적한 꼬치처럼
칸칸이 엎드립니다
#
자꾸만 이렇게 묻게 된다. 왜 사랑이 어둠일까? 어머니가 싸주신, 드러누운 개처럼 순한 오이 소박이와 김치 깎뚜기와 산적한 꼬치가 왜 어둠일까? 칸칸의 락앤락을 싼 보자기, 아니 더 큰 보자기로 자리하는 어머니는 왜 어둠일까? 저 사랑은 왜 저토록 캄캄할까?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도 명확하게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끝내 모른 척하였거나 애써 모른다고 믿었거나 전혀 모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미루었을 뿐이다. 어머니의 사랑이 매번 눈물인 삶을 싸고 있고, 매일 고통인 생활을 들고 있으며, 그래서 깊이 슬픔인 세계를 이기고 도착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보자기 속에 담긴 것이 살을 절인 것이고 뼈를 자른 것이며 목숨을 꿰놓은 것이라는 것을. 어느 하나도 그저이지 않다는 것을 안다. 매만지는 것, 드러눕는 것, 칸칸이 엎드리는 것, 마치 어둠 속에서 깜빡이는 슬픈 개의 눈처럼 인간으로서는 다 건네지 못하는 말이 있다는 것을 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