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다른 길로 가다

  • 김수영
  • |
  • 입력 2012-06-30   |  발행일 2012-06-30 제16면   |  수정 2012-06-30
개성있는 유럽여행서 2권
유럽, 다른 길로 가다
독일 뮌헨 오페라페스티벌이 열리는 바이에른 국립오페라극장 내부. 오페라페스티벌에서 공연한 메조소프라노 발트라우트 마이어가 관객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시공사 제공>

많은 사람이 유럽여행을 꿈꾼다. 역사와 문화적 전통이 깊은 나라에 대한 막연한 호기심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출판가에서는 꾸준히 유럽여행서가 나오고 있다. 유럽여행서가 많지만, 최근 출간된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와 ‘발칙한 유럽여행’은 다른 여행서와는 여러가지 면에서 차별화된다. 문화예술 칼럼니스트와 자전거 여행가가 철저하게 그들이 좋아하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를 통해 얻은 느낌을 전해주는 개성있는 여행서이기 때문이다.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 (박종호 지음/ 시공사/ 512쪽/ 2만5천원)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는 유럽에서 열리는 음악페스티벌을 찾아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바를 적은 책이다. 저자 박종호는 정신과 전문의이지만, 클래식음악에 푹 빠져 음대를 전공한 이들 못지않은 음악적 소양을 갖추고 있다. 클래식 전문매장 ‘풍월당’을 운영하고, ‘풍월당 아카데미’까지 설립했다. 또 문화예술 칼럼니스트와 오페라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1993년 첫 유럽여행 이후 지금까지 수백 차례 유럽을 다녀왔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빼놓지 않는 것이 유럽 각국의 음악축제 관람이다. 천편일률적인 여행서나 여행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진정한 유럽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음악축제 관람을 택한 것이다.

책은 유럽에서 매년 열리는 블록버스터급 공연에서부터 학구적인 작은 무대까지 음악축제의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브레겐츠, 독일 뮌헨,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등지에서 열리는 대형 음악축제는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들 음악축제는 프로그램 규모와 예산, 참가하는 오케스트라와 음악가의 명성에서 다른 음악축제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부 페스티벌은 음악뿐만 아니라, 연극과 무용 등도 함께 공연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책은 이들 축제에서 느낀 감동을 생동감 있게 전한다.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 사진, 성악가와 교향악단의 공연 사진도 다양하게 실어 독자들에게 마치 공연장에서 음악축제를 함께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하지만 음악축제에는 대형 무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크 이전의 음악만을 공연하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고음악 페스티벌, 궁전에서 열리는 오스트리아 아젠슈타트 하이든 페스티벌, 벨칸토 오페라 등 희귀 오페라를 되살려 들려주는 이탈리아 마르티나 프란카 페스티벌 등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콘셉트로 세계 음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축제다. 이들 축제에 대해서도 저자는 현장에서 느꼈던 감동을 생생히 전해 진정한 음악축제가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야 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책은 유명 음악축제 이외에, 그 나라 사람조차 거의 찾지 않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열리는 음악축제까지 두루 다루고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시골에서 열리는 축제에 가기 위해 비행기와 열차를 여러 차례 갈아타거나, 렌터카를 직접 운전하면서 숨은 보석을 찾아내기도 한다. 그 덕분에 책에는 인터넷이나 지도, 어떤 여행안내서에도 담겨있지 않은 비밀스러운 정보가 가득하다.



●발칙한 유럽여행 (김윤정 지음/ 상상출판/ 304쪽/ 1만5천500원)

자전거 여행가가 쓴 ‘발칙한 유럽여행’은 ‘여자 혼자 떠난 유럽 13개국 자전거 여행’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자전거를 통해 유럽 주요 도시를 여행하면서 경험한 것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영국 런던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자전거로 유럽을 여행한다는 발칙한 계획을 세웠다. 자전거 여행은 영국 브리튼섬에서 출발해 북유럽을 거쳐, 스웨덴 남부까지 이어진다. 108일 동안 두 바퀴로 달린 거리만 무려 5천200㎞. 도중에 탄 배와 기차, 장거리버스의 여정을 더하면 여행의 거리는 더 늘어난다.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의 여러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보고 느낀, 다르고도 닮은 유럽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자전거 여행은 자동차로 갈 수 없은 꼬불꼬불한 시골길과 좁은 골목길까지 자유롭게 파고들 수 있다. 이는 유럽 사람의 삶의 모습을 좀 더 가까이, 깊이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유럽, 다른 길로 가다
‘자전거의 나라’로 불리는 네덜란드의 한 도로 풍경.

책은 여행기 중간중간에 영국 도로의 체계, 영국 기차 이용하기, 현지에서 장보는 요령, 유로라인, 자전거 대여정책, 야영하는 요령 등 실용적인 여행정보도 담고 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유럽, 다른 길로 가다
유럽, 다른 길로 가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