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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II-유럽에서 길을 찾다]〈4〉 와인박물관
프랑스 파리 16구에 자리한 '와인 박물관(Le M Maison du Vin)'은 역사적인 장소를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만든 사례다. 박물관은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다. 박물관은 '물들의 길'(Rue des Eaux)에 있다고 소개되기도 한다. 과거 17세기 박물관 입구에 철분이 많은 우물이 발견돼 불린 이름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와인박물관은 '장소의 재발견'지난 5월8일 찾은 와인 박물관은 일반적인 와인 저장소와는 다르게 1층에 있었다. 과거 채석장을 그대로 사용해 지하가 아닌 지상에 있는 것이다. 컬렉션 공간, 음식점, 교육 공간 등도 과거 채석장을 활용해 더욱더 색다른 감흥을 준다. 과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해 드라마, 영화 등 촬영지로도 활용되고 있다.박물관의 역사는 과거 13~18세기로 올라간다. 이곳은 파리 건설에 필요한 돌을 공급하기 위한 채석장이었다. 노트르담 대성당, 퐁네트 다리 등도 이곳의 돌로 지어졌다. 과거 박물관 주변에는 포도나무가 무성했다. 수도사들이 밭에서 포도를 기르고 와인을 만들어 이곳에 보관했다. 당시 수도사들이 만든 와인은 루이 13세에게 진상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후 프랑스혁명이 일어나자 이곳은 문을 닫았다.다시 이곳이 발견된 건 1950년대다. 재건된 공간은 한동안 에펠탑 레스토랑의 와인 저장고로 사용됐다. 이후 1984년 프랑스 와인을 세계적으로 장려하는 연합(Conseil des Echansons de Franc)이 설립됐다. 이곳이 연합의 본사가 되면서 와인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폐채석장 활용 지상 와인저장소 조성40년 동안 모은 소장품 2200개 전시포도숙성법 교육에 다양한 공연도박물관 내 레스토랑엔 소믈리에 상주정부 교육기관 인정 '시음코스' 운영"생명력 느껴지는 활기찬 장소 도약" ◆다양한 박물관 콘텐츠와인 박물관에는 2천200개의 소장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 소장품들은 40년 동안 경매, 기부 등을 통해 프랑스 전역에서 모았다. 시간 순서에 따라 진열돼 있다. 전쟁 중 만들어진 와인, 4세기에 만들어진 와인 잔, 와인 만드는 과정 등 와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이곳에는 흥미를 끌 만한 역사적 인물에 관한 것도 전시돼 있다. 프랑스 유명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는 1840년부터 1847년까지 이곳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발자크는 가명을 사용했는데, 빚쟁이들이 찾아오면 도망갔다고 한다. 발자크가 살았던 공간을 밀랍 인형 등으로 전시해 꾸며놨다.다양한 공연도 박물관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재즈·락·랩 등 공연이,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춤을 출 수 있는 DJ 쇼가 열린다. 이외에 사진, 영화 등의 전시도 이뤄지고 있다.박물관 안에 있는 레스토랑 역시 관광객을 이끈다. 레스토랑에는 소믈리에 상주하고 있어 취향에 맞는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또 와인 박물관의 시음코스도 인기다.아그네스 드 몬테농 와인 박물관 언론 담당자는 "매년 2만 명의 방문객이 박물관을 찾는다. 레스토랑에는 4만8천 명이 저녁 식사를 하러 오는데, 저녁에는 비밀스러운 박물관처럼 문을 열어주는 등 이벤트를 제공한다"면서 "앞으로 가능한 한 현대예술 전시를 많이 하는 게 목표다. 역사적 장소가 현대적인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활기찬 장소' 만드는 게 목표올리비에 샹드 와인박물관 운영자는 역사적인 장소를 활용해 지붕 없는 박물관을 만들 때 중요한 점은 활기찬 장소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간을 생명력이 느껴지는 활기찬 장소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이 즐거워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라면서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장소의 가치를 계속 높여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적인 장소'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올리비에 샹드 운영자는 "공간이 계속해서 발전하기 위해선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컬렉션만 많다고 해서 그곳의 질을 높일 수 없다. 가치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가 교육"이라면서 "교육을 통해 장소를 활기차게 만들 수 있다. 와인 박물관은 프랑스 정부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아 와인 시음 코스 등을 운영 중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사람들을 모이게 한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서로 배우고, 발견하고, 경험하면서 공간이 더욱 발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와인 박물관의 장점은 과거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와인 박물관에 들어오면 작은 포도밭 문을 열고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면서 "입장 후에도 관객들이 원하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야 한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지방의 느낌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포도 재배, 샴페인 컬렉션 등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방문객을 사로잡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프랑스 파리 16구에 위치한 '와인 박물관' 전경.와인박물관은 과거 채석장을 그대로 활용해 1층에 있는 것이 특징이다.전쟁 중에 만들어진 와인 등 다양한 역사를 간직한 와인병들도 볼 수 있다.와인 박물관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는 소믈리에가 상주해 취향에 맞는 와인을 맛볼 수 있다.
2024.07.25
"에코뮤지엄은 지식 아닌 공유의 공간…언제든 지역 공동체 향해 열려 있어야"…안 로르 샹바즈 관장 인터뷰
"에코뮤지엄 활성화를 위해선 주민들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합니다."지난 5월13일(현지시각)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에서 만난 안 로르 샹바즈(Anne-Laure CHAMBAZ) 관장은 에코뮤지엄 건립 및 운영 시 가장 중요한 점은 '주민'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에코뮤지엄은 경직된 박물관이 돼서는 안 된다. 즉, 자기 안에 갇혀있는 학예사들이 만드는 장소로 구성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걸 경계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에코뮤지엄은 항상 외부를 향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전시에서도 '주민'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로르 샹바즈 관장은 "지역 사람들이 다루고 싶어 하는 문제를 주제로 삼아야 한다. 컬렉션도 에코뮤지엄이 자리 잡은 지역을 대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선 공동체와 관계를 맺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언제든 지역 공동체에 열려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에코뮤지엄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공유 공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프렌 문화유산 박물관 방문객들은 '자신들과 연결된 전시'를 좋아한다고도 했다. 그는 "방문객 대부분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이곳에서 전시하고 전하는 내용이 방문객 본인들에 대해서 말해주기 때문"이라면서 "이곳에서 이뤄지는 전시를 통해 어린 시절 기억을 상기하고 질문도 한다. 때론 여러 사안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놓기도 한다"고 했다.앞으로 에코뮤지엄이 나아갈 방향 역시 '주민의 참여'라고 했다. 그는 "우리 프로젝트는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계속해서 변하는 게 특징이다. 에코뮤지엄은 박물관학 관점에서 보면 문화유산 차원, 주민들과의 지식 공유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2024.07.16
[지붕 없는 박물관Ⅱ] 모든 전시 뼈대는 '지역의 기억'…기획 때부터 주민 참여 활발
프랑스의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Ecomusee du Grand-Orly Seine Bievre)'은 에코뮤지엄의 대표적인 사례다. 일드프랑스 프렌 지역에 위치한 박물관을 가려면 파리에서 광역급행철도(RER) B라인을 타고 몽장역에 내리면 된다. 역에서는 차로 약 10분 거리에 박물관이 있다. 지난 5월13일 취재차 찾은 프렌 지역은 파리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번잡한 파리와는 다르게 시원하게 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비롯해 녹색이 주는 안정감, 싱그러운 자연 향기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박물관도 옛 건물, 물건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과거 프렌 지역의 분위기가 느껴졌다.박물관이 된 옛 농장 건물·물건 보존양우리·마구간 형태 살려 전시실 활용年 4~5회 지역적 주제로 전시회 개최프렌 지역 인근 도시민들 방문도 늘어◆지역 역사를 담은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프렌 문화유산 박물관은 1979년 만들어졌다.박물관은 1970년대 프렌 지역 시장인 앙드레 빌레가 과거 도시의 흔적을 간직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됐다. 프렌 지역은 1950~60년대 시골이었지만 빠른 속도로 변해갔다. 공장이 들어서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큰 건물들도 자리 잡았고 점차 과거의 모습을 잃어간 것이다.이에 문화유산 학예사 프랑수아즈 와세르만에게 지역 모습을 보존할 수 있는 에코뮤지엄 콘셉트를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코틴빌 농장을 인수하면서 에코뮤지엄을 세우기 위한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1982년 인간과 개구리를 포함한 첫 번째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열리면서 박물관의 이름을 알리게 됐다.이곳의 특징은 현대적인 접근 방식으로 지역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영토와 인구 등에 대한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또 전시 자료, 박물관 자료, 문화 유적 등 다양한 기록물도 보관하고 있다.◆'지역의 사람들'을 다루는 전시프렌 문화유산 박물관에는 양 우리로 사용됐던 대형 전시장, 마구간으로 사용됐던 소규모 전시실이 있다. 전시실은 과거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바닥은 과거 사용했던 돌들이 원형 그대로 있어 울퉁불퉁하며, 천장 역시 과거 사용된 나무 등 형태가 변화하지 않았다.박물관에서는 연간 4~5회 전시가 열린다. 방문객은 연평균 7천~8천명이다. 최근 프렌 지역 주민들 이외에도 앙토니, 카샹, 비수 등 주변 도시에서도 많이 찾고 있다.취재진이 박물관을 찾았을 당시 '남부 교외에서 달리는 작은 자전거 이야기' 전시 준비에 한창이었다. 자전거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자전거로 운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미래 자전거에 대한 전시 등 자전거와 관련된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 관계자는 "모든 전시는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뤄진다"면서 "아카이브 등 다양한 기록과 자전거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박물관프렌 문화유산 박물관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주민 참여'다. 전시 기획을 할 때 주민들을 만나 문화, 지식, 말 등을 수집한다. 전시 과정에서도 주민 참여가 활발히 이뤄진다.지난 3월까지 진행된 '요리와 후손(Cuisines et Descendances)' 전시 준비 과정에서는 20명의 주민이 전시 담론을 구성하기 위해 참여했다. 이들은 요리하는 방법, 요리 전승 등에 대해 박물관 측과 함께 논의했다. 참여 행사도 이뤄졌다. 관람객들에게 요리하는 방법, 상징적인 요리 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설명해 주는 역할 등을 했다. 또 전시 마지막 일정으로 주민들과 방문객이 함께 식사하며 전시 내용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이외에도 박물관은 '공동의 기억'에 관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캐나다 몬트리올의 에코뮤지엄 '제3세계 에코 뮤지엄'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캐나다 박물관에서는 몬트리올 지역에 발생한 화재에 관한 증언, 사진 등으로 집단 기억을 구성하고 수집하는 등 공동의 기억에 대해 전시를 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벤치마킹해 파리 주변 도시에 대한 공동의 기억을 수집하는 형태를 통해 주민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과거 코틴빌(Cottinville) 농장을 인수하면서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이 만들어졌다. 건물을 보존해 과거 프렌 지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프렌 문화유산 박물관은 과거 사용했던 농기구 등을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다. 또 양 우리와 마구간도 전시실로 활용하고 있다.'남부 교외에서 달리는 작은 자전거 이야기' 전시 모습.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 제공〉프렌 문화유산 박물관은 과거 사용했던 농기구 등을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다. 또 양 우리와 마구간도 전시실로 활용하고 있다.
[지붕 없는 박물관 Ⅱ] 에코뮤지엄 출발은 주민·자원…가치 부여하면 관광 활성화
프랑스는 '에코뮤지엄'(Ecomuseum)의 발상지다. 프랑스에서 출발한 이 개념은 현재 세계적으로 '지붕 없는 박물관' '오픈 뮤지엄' '공동체 뮤지엄' 등으로 확대돼 다양한 형태의 박물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프랑스 에코뮤지엄 협회(FEMSㆍFederation des Ecomusee et des Musees de Societ)는 에코뮤지엄 기관들을 모으고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1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FEMS 자비에르 드 라 셀레(Xavier de la Sell) 회장과 '에코뮤지엄'과 'FEMS' 관련해 화상 인터뷰를 했다.▶에코뮤지엄의 개념에 관해 설명해 달라."에코뮤지엄의 개념을 처음으로 생각한 사람은 위그 드 바린과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다. 1950년대 프랑스에서 등장해 개념으로만 존재하던 에코뮤지엄은 1968년 프랑스 국립 공원에서 처음으로 시도됐다. 그 다음부터 변화를 거쳐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다른 모습의 박물관으로 발전해 나갔다. 에코뮤지엄을 정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첫 번째 방법은 에코뮤지엄이 정부 단체, 시민이 함께 만들고 사용하는 기관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시민들이 스스로 인식하고 자신이 사는 곳이 어떤 곳인지 이해하는 '거울 같은 역할'로 정의하는 방법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인류·인간·자연 박물관'이라는 시선이다. 즉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바라보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에코뮤지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에코뮤지엄의 중요한 것은 벽, 건물 등과 같은 '구조물'이 아니라 '영토'다. 영토의 주민과 문화유산이 우선이다. 그리고 영토에 관한 질문과 이해, 프로젝트에 주민들이 차지하는 위치도 필수적이다. 에코뮤지엄은 '주민 참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프랑스에서 에코뮤지엄이 시작된 만큼 다양한 박물관이 있는 것으로 안다. 프랑스와 유럽의 에코뮤지엄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정확히 대답하기는 어렵다. FEMS에 속한 뮤지엄은 150여 개다. 가장 유명한 박물관은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생긴 크뢰조-몽쏘 에코뮤지엄이다. 인간·산업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일드프랑스 프렌 지역에 위치한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도 대표적이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프랑스 다음으로 많은 박물관을 보유하고 있다. 70~80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에코뮤지엄의 활성화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들었다."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관광 활성화'를 첫손 꼽을 수 있다. 프랑스에는 지방 자연 국립 공원이라는 기관이 있다. 이곳은 에코뮤지엄 등을 가치 있게 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기관은 가치를 보존하고 에코뮤지엄은 관광객을 끌어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관광산업이 바탕이 돼 지역을 발전시키기 때문에 에코뮤지엄은 지역 발전과도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에코뮤지엄이 농촌 활성화 등의 대안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가."에코뮤지엄의 창립 취지에는 '모든 것의 출발은 지역 주민과 자원'이라는 점이 있다. 예를 들면 에코뮤지엄은 지역에 오랫동안 있었던 경제 활동, 산업 활동, 수공업 활동 등 사람들의 경쟁력·노하우를 보존하고 되찾는 역할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 에코뮤지엄으로 설립할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가 필요하다. 한국에서의 에코뮤지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상징적 장소'를 잘 찾아내기 위한 방법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가장 단순한 것은 다시 지역의 사람들을 모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고 싶은 것을 물어보고 제안해 보는 것이다. 문화유산을 구성하기 위해서 '사물' '말'을 모으고 문화유산을 갖추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서 지역의 역사를 강조하기 위해 수집한 문화유산을 전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앞으로 에코뮤지엄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FEMS가 생각하는 에코뮤지엄은 앞으로 '환경 문제' '날씨 변화' 등 생태학적이고 환경과 관련한 질문을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 즉 어떻게 우리 에코뮤지엄이 기후 변화에 적응할 것이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동시에 생태 전환과 관련해 에코뮤지엄의 역할과 어떤 임무를 가질지에 관한 질문을 바탕으로 나아가야 한다."▶FEMS은 어떤 단체인가."1989년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28개의 작은 에코뮤지엄 그룹으로 시작했다. 이후 인간과 지역을 핵심적으로 다루는 문화재 기관으로 확산됐다. 에코뮤지엄의 가장 대표적 사업은 매년 3일 동안 열리는 '전문가들의 만남'이다. 학생, 박물관 관계자 등 우리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FEMS 회원들을 모은다. '날씨' '환경' 등 생태 전환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앞으로 FEMS의 운영 계획도 궁금하다."FEMS 회원 수를 늘려 연합을 발전시키는 게 중요한 과제다. 현재 일반 박물관 등에서 에코뮤지엄처럼 운영하고 싶어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맞춰 연합 회원 숫자를 늘리는 게 발전 방향의 첫 번째 축이다. 다른 중요한 프로젝트로는 인터넷으로 박물관이 수집한 것을 널리 알리는 일이다. 현재 초기 단계인데 에코뮤지엄의 소장품을 돋보이게 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고 있다. 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유럽과 지중해 문명 뮤지엄'이라는 박물관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FEMS 자비에르 드 라 셀레 회장이 영남일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FEMS는 매년 3일동안 '전문가들의 만남' 사업을 진행한다. 올해는 지난 3월 '주민들과의 새로운 이야기와 관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FEMS 자비에르 드 라 셀레 회장이 일드프랑스 프렌 지역의 대표적 에코뮤지엄으로 꼽은 프렌 문화유산 박물관(Ecomusee du Grand-Orly Seine Bievre). 정지윤 기자FEMS는 매년 3일동안 '전문가들의 만남' 사업을 진행한다. 사진은 지난 3월 열린 '주민들과의 새로운 이야기와 관계' 사업 모습.
2024.07.09
[지붕 없는 박물관 2] 마을의 유산·공간·사람이 자원…마을 전체가 박물관 그 자체
경북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지역 소멸'이란 말도 이제는 새롭지 않을 정도다. 지역 소멸로 마을이 사라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경북의 마을을 살려 지역소멸을 이길 방법으로 '지붕 없는 마을 박물관'이 제시됐다. 지붕 없는 박물관은 '에코 뮤지엄(Eco Museum)'을 확대한 개념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스위스 등 서유럽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다.영남일보는 지난해 총 10편에 걸쳐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을 보도했다. 해당 시리즈에서는 경북 마을들의 가치와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마을의 문화, 장소, 재산 등 다양한 요소를 다뤘다. 이번 기획 기사에서는 유럽의 사례를 바탕으로 벤치마킹할 방안을 보도한다. 취재진은 5월3일부터 19일까지 독일의 뮌헨·아우크스부르크·오버바이에른, 프랑스의 파리·프렌 등을 방문했다.이번 시리즈는 지면 게재와 함께 독일과 프랑스의 지붕 없는 박물관을 담은 동영상도 제작해 영남일보 유튜브에 업로드할 예정이다.佛 '지붕 없는 박물관' 개념 시초에코뮤지엄과 밀접하게 연결70여년 유럽서 다양하게 발전핵심요소는 주민 주도적 참여'공유경제' '지속가능한 마을'로야외박물관이라는 개념 가진'프라이리히트 박물관'도 역시지붕 없는 박물관 또다른 형태건물·사람들 일상 그대로 보존과거 지역의 삶 등 전시·체험◆소규모 마을 소멸은 지역 소멸인구 감소, 고령화 등으로 인해 경북의 자연인구 감소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달 6일 통계청은 '2022년 인구총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경북의 자연감소 인구는 2022년 1만5천명으로 출생아 수는 1만1천명, 사망자 수는 2만6천명이다. 30년 뒤인 2052년에는 출생아 수가 겨우 7천명인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해 사망자 수는 4만4천명으로, 자연감소 인구는 3만7천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의 수에 6.3배 달하는 수준이다.이 통계는 경북의 마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숫자로 보여준다. 국가통계 포털에 따르면, 경북의 자연마을은 2015년 9천210개였다. 그러나 2020년에는 7천446개로 19.15% 감소했다.이에 경북의 마을을 보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을마다 재산, 문화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북의 경우 국보,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등 500여 점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만큼 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또 전통적인 공간과 역사문화가 지역에 산재하고 있다. 동제나 전통 풍습, 종가와 고택 등 현존하는 문화유산이 경북의 정체성과 사회문화를 형성하는 특징을 가져 문화적으로도 가치가 높다.이밖에 경북의 마을은 백두대간과 낙동강 유역, 동해안 일대 등 자연생태 경관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 점도 마을을 보존해야 하는 까닭이다. 농산어촌의 다양한 전통 생업 형태와 생활 문화가 보존돼 마을 자체로 가치가 있다. 경북 청도에 사는 이모(65)씨는 "경북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사람이 줄어드는 만큼 유입되지 않으니 안타깝다"면서 "청도를 비롯한 경북 마을은 보존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마을마다 역사, 문화, 자연환경 등이 보존된 곳들이 많다. 마을을 유지하고 보존할 방안을 꼭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주민 참여 없으면 속 빈 강정지붕 없는 박물관은 마을의 유산과 공간, 사람을 자원으로 마을 전체를 박물관으로 조성하는 개념이다. 해당 개념은 에코뮤지엄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에코뮤지엄의 세 요소인 지역 유산(Heritage), 주민 참여(Participation), 박물관 활동(Museum)을 확대·진화한 내용이다. 특히 이 개념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마을 주민'이다. 마을 주민의 무형 기억까지 전시 및 활동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 전문 학예사가 아닌 마을 주민이 주체가 돼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지붕 없는 박물관의 핵심이다.이러한 요소는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여준다. 주민들의 참여는 관광, 홍보, 프로모션 등으로 연계돼 '마을의 공유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경제적 활성화로 지속 가능한 마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유럽의 지붕 없는 박물관들유럽은 에코뮤지엄을 기초로 하는 다양한 지붕 없는 박물관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1950년대부터 지붕 없는 박물관 개념이 시작됐다. 조르주 앙리 리비에르가 프랑스의 지역 상황과 지역 주민 삶에 지역 민속학을 접목하여 개념을 만들었다. 이들은 '인간' '자연' '지역유산'을 박물관의 범주로 설정했다.이 개념에서도 중요한 점은 '지역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였다. 지역 유산의 수집·보존·조사·연구·기획·실행하는 보존 기관으로써 연구소·교육의 장으로 활용됐다. 한 지역 주민이 지역전문가로서 역량을 축적하는 유의미한 박물관의 형태였다. 이 개념들이 변화를 거쳐 현재 프랑스에는 르 크뢰조 몽소 에코뮤지엄, 알자스 에코뮤지엄, 프랑스 프렌의 문화유산 박물관 등 대표적인 에코뮤지엄들이 있다. 고흐·밀레·모네 등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한 것으로 유명한 파리의 오르세미술관도 에코뮤지엄 중 하나다.프랑스에코뮤지엄협회 회장 자비에르 드 라 셀레는 "에코뮤지엄은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다른 개념이다. 주민들의 참여가 바탕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주민들이 참여함으로 공동체 박물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야외 박물관이라는 개념인 '프라이리히트 박물관'은 또다른 형태의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이 야외 박물관은 지역의 건물과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집, 가구, 관습, 전통 등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박물관은 독일 오버바이에른 지역의 글렌틀리텐 야외 박물관, 독일 블랙 포레스트 야외 박물관, 오스트리아 지역의 잘츠부르크 야외 박물관 등이 있다. 글·사진=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에코뮤지엄인 오르세미술관(Musee d'Orsay).프랑스 파리에는 지역 유산, 주민 참여, 박물관 활동 등을 갖춘 다양한 박물관들이 있다.
2024.07.02
"청도8경 공암풍벽 절경, 운문호반 2㎞ 숲길 코스…걸으면서 감상해 보세요"
경북 청도 구룡마을에서 차로 30분 거리에는 '공암풍벽'(청도군 운문면 공암리)이 있다. 공암풍벽은 운문면 공암리에 위치한 높이 약 30m의 반월형 절벽이다. 청도 팔경 중 하나다.이곳은 2016년 '공암풍벽 탐방로'가 개설되면서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고 있다. 탐방로는 운문호반을 따라 걷는 2㎞ 숲길 코스로 왕복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탐방로에는 풍벽을 조망하는 전망대가 4곳에 설치돼 있다. 전망대마다 다각도에서 공암풍벽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탐방로를 가기 위해선 '공암리복지회관' 앞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탐방로에 가기 전 입구에 있는 '거연정'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거연정은 파평 윤씨 윤봉한의 별서로 공암풍벽의 빼어난 경치를 즐기던 곳이다. 주변 바위에 남아 있는 각석을 통해 옛 거연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공암풍벽에서 운문호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신화랑풍류마을'(청도군 운문면 방지리)이 나온다. 이곳은 청도의 화랑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조성된 복합문화관광 단지다. 신화랑풍류마을은 교육·연수·힐링·숙박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어 최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전통 연·활 만들기, 국궁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복합 레포츠 시설인 '스카이트레일'이 들어서며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이외에도 구룡마을 인근에 위치한 '용천약수터'(청도군 운문면 정상리)도 가볼 만한 장소다. 용천약수터는 9마리의 용이 지상과의 이별이 슬퍼 흘린 눈물이 모인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
2023.11.23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10·끝> 청도 운문면 정상리 '구룡마을'
경북도 청도군 운문면 정상리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순수 자연을 간직한 마을이다. 마을은 경산과 영천, 청도의 경계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구룡마을에 가기 위해선 청도 운문면 구룡산 쪽으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해발 500m가 넘는 산 정상에 위치한 마을은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겨울에는 대구 수성구보다 4℃ 정도 기온이 낮다고 한다. 지난 17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마을을 찾자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고 가라" "마을에 찾아줘서 고맙다" 등 외지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넷은 잘 안되지만 삶 만족도 '최상'남쪽으로는 '영남 알프스'가 한눈에 쫙경북 동·남부 일원 신앙 선조 마을로'구룡공소' 2018년 신앙유적지 선포돼◆하늘 아래 첫 동네구룡마을은 '하늘 아래 첫 동네'다. 정상리에 속한 마을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구룡마을에 들어서면 하늘과 자연 풍광에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설화에 따르면 마을에 샘이 9곳이 있었는데, 9마리 용이 한 우물에 한 마리씩 살았다고 한다. 이 9마리의 용들이 산에 승천했다고 해 구룡마을이라고 불린다.현재 구룡마을에는 10여 가구만 살고 있다. 인터넷도 잘 안되는 곳이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마을 만족도는 '최상'이다. 주민 김영선(여·60)씨는 "아침에는 새가 울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끼고 살아 행복하다"면서 "경제적으로 풍부하지는 않지만 주민들의 행복 지수만큼은 높은 곳이라 생각한다"라고 자랑했다.구룡마을의 자랑은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룡산 자락에서 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1급 청정지역에도 해당한다. 또 마을에서 남쪽으로 내다보면 '영남 알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왼쪽에는 신불산, 오른쪽에는 가지산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이천호(63) 정상리 이장은 "구룡마을은 시골 마을 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마을"이라면서 "주민들도 청정 자연을 보호하는 데 적극적이다. 자연천 복원 사업 등 자연과 관련된 각종 현안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천주교로 형성된 마을구룡마을은 '천주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사건으로 마을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1815년 을해박해 때 경북 영천과 경주 지역으로 피난한 신자들이 더 깊은 산속을 찾아서 모인 곳이 구룡마을이다. 새로운 교우촌을 이뤄 자급자족의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다. 이후 경북 경산, 영천 등 인근 지역으로 종교를 전파했다. 주민 전화수(70)씨는 "구룡마을은 경북 동·남부 일원의 신앙 선조"라면서 "전국 각지 많은 신자가 순례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이곳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은 '구룡공소'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용성 성당 소속이다. 현재 신자는 10명 정도 있다고 한다. 구룡공소의 특징은 천주교 박해로 인한 '순교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배교자가 나오지 않았고 인근 주민들과의 관계도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룡공소는 2018년 11월17일 조환길 대주교가 축복미사와 함께 신앙유적지로 선포했다.구룡마을은 순례객들의 방문으로 도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도로는 1차로여서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주민설명회를 마치고 집행 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장은 "구룡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상당히 좁아서 방문객들 접근이 어렵다"면서 "도로가 확장되면 외지인들이 마을에 방문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한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생태유산형' 박물관구룡마을은 '자연생태유산형' 박물관 콘셉트가 적절하다. 구룡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로 천혜의 자연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구룡산, 고랭지 채소 및 약초를 '자연생태문화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도시문화와 완전히 결별한 삶 체험 마을'로도 개발할 수 있다. 인터넷 등이 잘되지 않아 문명과 결별한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콘셉트와 구룡공소 등 역사문화자원과 연결하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경북 청도군 운문면 정상리에 위치한 '구룡마을'에서 내려다 본 풍경. 구룡마을의 옛 모습. 구룡공소는 2018년 11월17일 조환길 대주교가 신앙유적지로 선포했다.
두들문화마을 음식디미방 체험, 조선 3대 민간정원 '영양 서석지'
경북 영양 주실마을 남쪽에는 '두들문화마을'(영양군 석보면 원리리)이 위치해 있다. 차로는 30여 분 걸린다. 조선시대 국립병원 격인 '광제원(廣濟院)'이 있었던 곳으로 '원두들'로도 불린다. 이곳은 재령 이씨 집성촌으로 석계(石溪) 이시명(李時明) 선생의 얼이 깃든 곳이다. 석계는 1640년 병자호란의 국치를 부끄럽게 여기고 이곳으로 입향했다. 이후 학문에 전념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마을을 둘러보며 독립운동가와 학자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마을 입구에는 '음식디미방 체험관'이 있다. 음식디미방은 석계 부인인 장계향이 기록한 최초의 한글 조리서다. 1600년대 중엽부터 말미까지 경상도 지방의 음식 조리법과 식품 보관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체험관에서는 340년째 이어온 음식디미방의 조리법을 배우고 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다.주실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영양 서석지'(영양군 입암면 연당리)가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민간 정원이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원과 함께 3대 민간 정원으로 불린다.영양 서석지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는 매력적인 관람 요소다. 400년의 역사를 가진 거대한 나무는 가을이면 주변을 노랗게 물들인다. 연못 근처 사우단에 심어진 사군자 매란국죽(梅蘭菊竹)과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SNS상에 가을 단풍 명소로 알려져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고 있다.영양 서식지 인근에 있는 '선바위 관광지'(영양군 입암면 신구리)도 가볼 만하다. 절벽과 강을 사이에 두고 바위를 깎아 세운 듯한 절경이 환상적인 풍광을 그려낸다. 선바위 관광지구에는 분재 야생화 테마파크, 고추 홍보전시관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마련돼 있다.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주실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영양 서석지'가 있다. 3대 민간 정원 중 한 곳이다.
2023.11.22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9〉 영양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
경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위치한 '주실마을'은 멀리서도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지난 2일 취재 차 찾은 주실마을은 노랗게 물든 가을 풍경과 한옥이 잘 어울렸다. 주실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면 절로 시 한 편이 떠오르는 듯했다. 마을 곳곳에 있는 조지훈 시인의 '시'도 가을 감성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또 마을에 들어서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영양 주실마을 숲'도 마을의 매력을 더해줬다.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우거져 있는 숲은 싱그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유서 깊은 마을주실마을 북쪽으로는 일월산이 있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전경은 배의 형상을 띤다. 산골등짝이 서로 맞닿아 이뤄진 마을이라고 해 '주실(注室)' 또는 '주곡(注谷)'이라 부른다. 마을은 호은공(壺隱公) 조전이 입향조인 한양 조씨의 집성촌이다. 1519년 기묘사화로 축출된 조광조 집안이 이리저리 흩어졌다가 1630년쯤 조전이 가족을 이끌고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주실마을은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진취적인' 성향을 지닌 곳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을 중시하고 보수적이었던 영남지역 다른 마을과는 달랐다. 일찍부터 실학을 접하고 개화사상을 받아들였다. 이에 영양지역 최초 교회인 '주곡교회'가 일월산 쪽에 자리했다. 그 결과 주실마을 출신 목사·신학 박사도 많다. 또 1900년대 초에는 마을 전체적으로 '단발'을 시행했다. 안동에서 단발을 처음 한 사람보다 4~5년 일찍 상투를 잘랐다고 전해진다. 그러면서도 전통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창씨 개명'에 반대하며 일본식 이름을 쓰지 않았다.'교육열'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지역 최초의 근대학교인 '영흥학교'에서 신교육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결과 마을에서 교수가 많이 배출됐다. 대표적인 인물로 조동걸(국민대 역사학), 조동원(성균관대 역사학), 조동일(서울대 국문학), 조동택(경북대 의대 미생물학) 교수 등이 있다.조찬영(75) 주곡리 전 교육장은 "1900년대 초부터 1945년까지 궁핍한 이 산골 마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53명, 대학에 간 사람도 11명이나 된다"면서 "조선시대 때부터 문인들을 많이 배출한 만큼 교육열이 뛰어난 곳"이라고 설명했다.◆조지훈 시인의 고향주실마을은 조지훈(본명 조동탁, 1920~1968) 시인이 태어난 곳이다. 마을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壺隱宗宅)'이다. 경북도 기념물 제78호로 지정됐다. 호은종택은 조전이 마을 뒷산에 올라가 매를 날린 후 매가 앉은 자리에 집터를 잡은 곳이라는 일화가 전해진다. 한국전쟁 때 일부가 소실됐다가 1963년 복구됐다. 생가는 'ㅁ자형 구조'로 경북 북부 지역의 전형적인 양반가옥 형태를 띤다. 호은종택에서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단층의 목조 기와집인 '지훈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문학관에는 시인의 문학 작품과 삶·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있다. 시인이 쓴 주례사와 여러 곳에서 받은 감사장·위촉장·표창장 등 자료도 있다. 또 평소 썼던 문갑과 서랍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다만, 현재는 내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연말까지 휴관한다. '지훈시공원'도 마을에 있다. 공원에는 '승무' '낙화' '다부원에서' 등 27개의 시비가 설치돼 있다. 공원을 올라가는 길에 시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시공원 가장 위에는 청동 조각상들과 함께 시인의 동상이 서 있다.조동언(76) 주곡리 노인회장은 "주실마을은 학교 체험학습 등 일반 관광을 오는 경우도 많지만 연구 목적으로 오는 경우도 많다"면서 "문인, 교수들이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자주 찾는 곳 중 하나다"고 했다.◆'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주실마을은 '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으로 적절하다. 역사문화자원에는 호은종택, 월록서당, 주실마을 숲, 문필봉 등 다양한 자원이 있다. '문인 마을'이라는 특징을 살려 문학 관련 다양한 건물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 이미 '아름다운 한옥마을'이라고 정평이 난 만큼 해당 특징을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불어 '조지훈의 지조가 남은 마을'이라는 특징을 살린 방향으로 박물관을 구성할 수도 있다. 조지훈 시인의 생가, 지훈문학관, 지훈시공원 등을 연결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도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경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위치한 '주실마을' 전경. 영양 주실마을에 대해 설명 중인 조찬영(왼쪽) 전 교육장, 조동언 노인회장. 조지훈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壺隱宗宅). 주실마을에 위치한 '지훈시공원' 가장 위에는 조지훈 시인의 동상이 서 있다.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8> 울진 구산마을 인근 관광지
울진 기성면 구산리에 위치한 '구산마을'은 어촌의 강한 느낌을 주는 마을이다. 지난 1일 취재차 찾은 구산마을은 구산해수욕장 옆 길게 뻗은 해안도로를 타고 도착할 수 있었다. 어업 관련 일을 하고 나온 마을 주민들이 장화를 신고 다니는 모습, 그물망을 손질하는 모습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해 질 무렵 올라간 전망대에서는 마을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구산항과 마을의 다양한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젊은 어촌마을·인기 관광지현재 구산마을에는 469명이 거주하고 있다. 1970년대 초중반까지는 1천800명 정도가 살았다고 한다. 이촌 향도 현상(사람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하는 현상)으로 인해 주민들이 많이 줄었지만 다른 어촌 마을에 비해 많은 편이다. 또 어업을 종사하러 들어오는 젊은 층도 많다. 임춘용(73) 구산1리 이장은 "농어촌 마을 중 우리 마을만큼 젊은 사람이 많은 곳이 없다"면서 "내륙마을은 평균 연령이 70대고 65세 이상 주민이 대다수다. 그러나 구산마을은 65세 이상 인구가 마을 전체 인구의 반밖에 되지 않는 젊은 마을"이라고 설명했다.구산마을의 경우 여름철 관광지로도 인기다. 구산해수욕장과 어촌 체험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매년 20만명 정도가 구산마을을 찾고 있다. 구산마을의 경우 어민들의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가 유명하다. 풍어제는 음력 9월 중순에 좋은 날을 정해 2박 3일 동안 굿판을 벌여 진행된다. 과거에는 1년에 한 번 열렸으나, 현재는 5년에 한 번씩 하고 있다. 임 이장은 "재정 관계상 풍어제를 자주 지내기 어려워 20년 전부터는 4년에 한 번씩 지냈다"면서 "지난해부터 5년에 한 번씩 하기로 했다"고 했다. ◆수토사(搜討使) 역사가 담긴 마을구산마을에 들어서면 '독도조형물'과 '수토사 선박 조형물'이 가장 눈에 띈다. 해당 조형물들이 설치된 이유는 조선시대 '수토사'(搜討使)와 마을이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수토사는 울릉도에 몰래 들어간 주민들을 찾아 육지로 데려오거나, 일본군을 수색해 토벌하는 군사다. 또 조선시대에는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영토 방위의 중요성을 깨닫고 2~3년마다 수토사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수토사들은 구산1리 마을회관 인근에 위치한 '대풍헌'(待風軒)에 자주 머물렀다고 한다. 울릉도로 갈 수 있는 '순풍'(順風)을 기다리기 위해서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대풍헌은 2010년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대풍헌 바로 옆에는 '수토문화전시관'이 있다. 전시관에서는 수토사 역사와 생활상을 상세히 볼 수 있다. 또 수토사를 주제로 한 게임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수토사와 해적 그리고 아이들 박물관' 콘셉트구산마을의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수토사와 해적 그리고 아이들 박물관'이다. 마을 박물관의 경우 '구산2리 마을회관 옆 창고'가 적절해 보인다. 마을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또 구산항, 구산해수욕장, 구산 방파제, 수토사 기념공원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다. 해당 장소의 경우 마을 역사와 주민 생애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구산해수욕장은 구산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사진과 글로 조성되면 좋은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 마을 인근에 위치한 운암서원 앞 공터는 울진 지역의 서원을 안내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이외에도 구산1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 '구산리 위판 체험장'의 경우 위판의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설명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구산마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마을 모습. 마을에 들어서면 '독도조형물'이 가장 눈에 띈다. 구산마을은 조선 시대 '수토사'와 관련이 깊은 마을이다. '수토사 선박 조형물'의 모습.
2023.11.15
마을 북쪽엔 '성류굴' 남쪽엔 '후포항'…볼거리 가득
경북 울진 구산마을 북쪽에는 '성류굴'(경북 울진군 근남면 노음리)이 있다. 마을에서 성류굴까지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성류굴은 약 2억5천만 년 전 형성된 '석회암 동굴'이다. 왕피천에서 흘러든 물이 석회암 지형에 침식 작용을 일으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성류굴의 이름은 임진왜란 당시 '성류사'의 불상을 이곳으로 피란 시켜 '성불이 머물던 곳'이라고 불리던 것에서 유래했다.성류굴 주차장에 내려 바닷가 바위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입구가 나온다. 입구에서부터 굴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성류굴 탐험 시 '헬멧' 착용은 필수다. 굴 내에 형성된 석회암들로 인해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굴은 총 870m지만, 현재는 약 270m 구간만 공개돼 있다. 굴에 형성된 '사랑의 종' '성모마리아상' 등 이름이 붙여진 기암괴석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굴 내부는 20여 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구산마을 남쪽에는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와 '후포항'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차로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의 경우 '국내 최장 길이의 하늘 바닷길'이다. 길이 135m, 높이 20m로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돼 있다. 단,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의 경우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다. 3~5월·9~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6~8월은 오후 6시30분까지, 11~2월은 오후 5시까지다. 인근에 위치한 후포항도 매력적인 관광요소다. 동해의 중심 어항으로도 불리는 후포항은 사시사철 풍부한 수산물을 제공한다. 항구 뒤편에 위치한 '후포어시장'에서는 값싼 가격에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이외에도 후포항 바로 아래에 있는 '후포리 해수욕장'과 '후포 근린공원'도 가볼 만한 장소다. 후포리 해수욕장의 경우 고운 백사와 동해의 쪽빛 물결이 환상적인 풍광을 그려낸다. 후포 근린공원에서는 독일의 브레머하펜을 포함해 각국 유명 등대 조형물을 만나 볼 수 있다.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성류굴'에서는 다양한 기암괴석들을 볼 수 있다.
스토리텔링 자원 풍부…'이야기 마을' 개발 적절
경주 건천읍 '금척마을'은 '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으로 적절하다.역사문화자원에는 금척리고분군, 만취정, 제극정, 옥화정, 문부자신도비, 금척리 열녀각, 금옥제 등 다양한 자원이 있다. 해당 자원들을 스토리 복원을 통해 '이야기 마을'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마을 지명의 유래인 '금척'(金尺) 이야기와 고분군에 얽힌 다양한 일화들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공간을 조성하기에 적절하다.' 300호'가 넘는 큰 마을이라는 특징도 박물관 콘셉트로 활용할 수 있다. '영천 이씨' '곡산 한씨' '순흥 안씨' 등 성씨들의 집성촌과도 연결하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다. 또 마을 곳곳에 있는 전원주택과 자연 그대로 보존된 마을 특징을 살린 방향으로 박물관을 구성할 수 있다.더불어 신경주역 및 국도 주변으로 개발 가능성이 큰 만큼 마을을 찾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척마을 인근에는 건천읍 경부고속도로가 위치해 있으며, 중앙선도 건널목에 있다. 또 고속철도 신경주역과 가깝고 지방국도와 철로가 있는 마을로 접근성도 적절하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2023.11.08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7>경주 금척마을 '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
경주 건천읍 금척리에 위치한 '금척마을'은 '지리적'으로 매력적인 동네다. 경주의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과도 차로 약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시내와 가깝다. 마을 동쪽으로는 국도 4호선이, 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있다. 고속도로 건천 톨게이트까지 마을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아 고속도로를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또 신경주역과도 가깝다. 이러한 장점으로 금척마을에는 외지인들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이혁택(74) 금척리 이장은 "마을이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한적하다. 또 교통망도 좋아서 다른 시골에 비해 인구가 많다"면서 "최근 외부 사람들도 많이 유입돼 305여 가구가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들어서면 고분군 눈길보물 '금척' 묻혀있단 전설도굴하면 벌 받는다 전해져다양한 이야기·문화자산 보유마을 구경하는 재미 '쏠쏠'신경주역 인접 교통도 편리◆큰 농촌마을지난달 25일 취재차 찾은 금척마을은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높은 가을 하늘과 길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도 마을과 잘 어울렸다. 마을 골목곳곳에는 다양한 전원주택이 위치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큰 농촌 마을인 만큼 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보기에 2시간도 부족했다.금척마을의 경우 세 성씨의 집성촌이다. '영천 이씨' '곡산 한씨' '순흥 안씨'가 마을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위쪽에 있는 윗마을(상리), 아래쪽에 위치한 아랫마을(하리), 아랫마을 북쪽에 새로 생긴 마을 새각단(신리) 등이 금척리를 이룬다. 마을이 크다 보니 금척리 경로회관도 '상리 경로회관' '하리 경로회관' 2개로 이뤄져 있다. 상리 경로회관에는 주로 곡산 한씨들이, 하리 경로회관에는 영천 이씨들이 모인다.그중 하리 경로회관 뒤에는 영천 이씨 문중회에서 관리하는 '만취정'이 자리하고 있다. 만취정은 1654년 조선 중기 문신 만취 이시강(李是강)이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정자다. 영천 이씨 문중회 회의나 마을의 큰 행사는 주로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또 '화수회(花樹會)'가 열리는 날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금척리 고분군경주 시내에서 마을로 들어서다 보면 금척리 고분군이 눈에 띈다. 고분군 사이에 위치한 고목들도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대릉원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금척리 고분군은 30여 개의 크고 작은 고분들로 이루어져 있다.금척리 고분군은 삼국시대 신라의 무덤이다. 1952년 국도 4호선 공사 당시 출토된 유물과 고분의 구조로 보아 비교적 낮은 신분을 가진 5·6세기 모량부 귀족들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전설에 의하면 경주의 진기한 세가지 보물이라 해석되는 삼보 중 하나인 '금척'(金尺)이 묻혀있다고 한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하늘에서 받은 금자를 숨기기 위해 40여 개의 가짜 무덤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금척리 고분군의 경우 일제강점기까지 50여 개의 고분군이 존재했다. 그러나 고분군 곳곳에 농가가 들어서며 심하게 훼손됐다. 이후 1963년 대한민국 사적 제43호로 지정되면서 현재 복원 작업과 유물 토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다양한 고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고분은 '장구조산'이다. 가운데가 잘록하게 패어 있는 모습이 장구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구조산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고분군 속 금척을 탐내 도굴하려다 하늘에서 천둥벼락이 치자 도망가면서 패어있는 모습 그대로 남게 됐다고 전해진다. 주민 이근택(78)씨는 "우스갯소리로 예로부터 신라 유물을 함부로 도굴하면 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설명했다.◆'당산목' '금척정미소' 등 마을 문화 자산들금척마을에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 제사를 지내 주는 나무인 '당산목'이 있다. 1982년 경주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당산목 앞에 위치한 비석에는 '300년' 수령으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 수령은 400여 년이라고 한다.주민들은 당산목에서 매년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동제를 지낸다. 주민 이씨는 "요즘 동제를 지내는 마을이 많지 않다"면서 "우리 마을에서는 계속해서 동제를 정월 초엿샛날마다 지내고 있다. 올해도 온 마을 주민들이 모여 지냈다"고 했다.금척마을 윗마을에는 '금척정미소'도 위치해 있었다. 70년 가까이 운영됐으나, 지난해 철거돼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과거부터 마을 주민들이 쌀농사를 많이 지은 만큼 정미소의 규모와 수익은 컸다. 그러나 각 가정에 정미기가 보급되면서 정미소 운영에 어려움이 생겨 문을 닫게 됐다. 금척정미소를 운영했던 이근만(83) 경로회장은 "마을 주민들의 주 생업이 농업이다 보니 쌀을 지어 돈을 많이 벌었다"면서 "지금은 농업이 사양산업이 되는 등 시대 흐름에 따라 정미소를 폐업하게 됐다"고 회상했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하리 경로회관 뒤에는 영천 이씨 문중회에서 관리하는 '만취정'이 자리하고 있다.경주 건천읍 금척마을의 당산목. 실제 400년 수령 보호수다.경주 건천읍 금척리 고분군의 '장구조산' 고분. 일제강점기때 일본인들이 금척을 탐내고 이 무덤을 도굴하려 하자 하늘에서 천둥벼락이 쳐 도망갔다는 전설이 있다.이혁택 금척리 이장(왼쪽), 이근만 금척리 경로회장(가운데), 이근택 주민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발 닿는 곳마다 '축제가 된 오미자' '6·25 기적의 4일 격전' 역사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와 노은2리를 찾았을 때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동로면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적성리와 노은리는 산속 분지라 아늑하고 목가적인 풍경이다. 북서쪽으로는 소백산맥이, 북동쪽으로는 태백산맥이 우뚝 솟아있고 남쪽으로는 개방된 U자형 분지다. 마을에서 보면 오른쪽에는 천주(天柱)산, 왼쪽에는 황장산인 멀리 보인다. 천주산은 간송리와 노인리에 걸쳐있는 산으로 산세가 우뚝솟아 기둥처럼 보여 '하늘받침대', 즉 '천주'로 불리게 됐다. 적성리에서 보면 붕어가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뭔가 갈구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해서 붕어산이라고도 한다. 자세한 기사내용-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3> 문경 적성리·노은2리 마을-오미자의 고장 내레이션/ 김경민 아나운서(인턴), 편집/ 김주찬(인턴) 김수일 기자 / maya1333@yeongnam.com
2023.11.01
"마을회관 활용해 마을박물관 조성"
상주시 퇴강리의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소울(Soul) 박물관'이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살아온 순박한 강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천주교 성지의 역사를 함께 보여줘 성찰과 영혼 치유의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마을 박물관의 경우 퇴강리 마을회관이 적절해 보인다. 인근에 퇴강성당이 자리 잡고 있으며 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이 바로 보이는 위치에 있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 박물관에는 마을박물관 학교 교육 공간, 성당의 역사 전시 공간, 주민 생애 전시 공간, 마을 역사 공간 등으로 활용하기 적절하다.퇴강성당의 경우 퇴강성당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 및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면 좋은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은 낙동강의 풍광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더불어 낙동강 700리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도 조성하면 박물관 콘셉트에도 잘 어울린다. 이외에도 마을 꼭대기 우물터에는 마을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사진과 이야기로 공간을 조성하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지윤기자
실마리 안 보이는 의대 증원 갈등
의대 정원 증원 청원 5만 명 돌파…'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운영 중단
보도의 그 후, 뉴스 후(後)
반월당·봉산·두류 지하도상가 점포 '일반경쟁입찰'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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