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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청도8경 공암풍벽 절경, 운문호반 2㎞ 숲길 코스…걸으면서 감상해 보세요"
경북 청도 구룡마을에서 차로 30분 거리에는 '공암풍벽'(청도군 운문면 공암리)이 있다. 공암풍벽은 운문면 공암리에 위치한 높이 약 30m의 반월형 절벽이다. 청도 팔경 중 하나다.이곳은 2016년 '공암풍벽 탐방로'가 개설되면서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고 있다. 탐방로는 운문호반을 따라 걷는 2㎞ 숲길 코스로 왕복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탐방로에는 풍벽을 조망하는 전망대가 4곳에 설치돼 있다. 전망대마다 다각도에서 공암풍벽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탐방로를 가기 위해선 '공암리복지회관' 앞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탐방로에 가기 전 입구에 있는 '거연정'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거연정은 파평 윤씨 윤봉한의 별서로 공암풍벽의 빼어난 경치를 즐기던 곳이다. 주변 바위에 남아 있는 각석을 통해 옛 거연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공암풍벽에서 운문호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신화랑풍류마을'(청도군 운문면 방지리)이 나온다. 이곳은 청도의 화랑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조성된 복합문화관광 단지다. 신화랑풍류마을은 교육·연수·힐링·숙박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어 최근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전통 연·활 만들기, 국궁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복합 레포츠 시설인 '스카이트레일'이 들어서며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이외에도 구룡마을 인근에 위치한 '용천약수터'(청도군 운문면 정상리)도 가볼 만한 장소다. 용천약수터는 9마리의 용이 지상과의 이별이 슬퍼 흘린 눈물이 모인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
2023.11.23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10·끝> 청도 운문면 정상리 '구룡마을'
경북도 청도군 운문면 정상리에 위치한 '구룡마을'은 순수 자연을 간직한 마을이다. 마을은 경산과 영천, 청도의 경계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구룡마을에 가기 위해선 청도 운문면 구룡산 쪽으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해발 500m가 넘는 산 정상에 위치한 마을은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겨울에는 대구 수성구보다 4℃ 정도 기온이 낮다고 한다. 지난 17일 영남일보 취재진이 마을을 찾자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고 가라" "마을에 찾아줘서 고맙다" 등 외지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넷은 잘 안되지만 삶 만족도 '최상'남쪽으로는 '영남 알프스'가 한눈에 쫙경북 동·남부 일원 신앙 선조 마을로'구룡공소' 2018년 신앙유적지 선포돼◆하늘 아래 첫 동네구룡마을은 '하늘 아래 첫 동네'다. 정상리에 속한 마을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구룡마을에 들어서면 하늘과 자연 풍광에 저절로 감탄이 나온다. 설화에 따르면 마을에 샘이 9곳이 있었는데, 9마리 용이 한 우물에 한 마리씩 살았다고 한다. 이 9마리의 용들이 산에 승천했다고 해 구룡마을이라고 불린다.현재 구룡마을에는 10여 가구만 살고 있다. 인터넷도 잘 안되는 곳이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마을 만족도는 '최상'이다. 주민 김영선(여·60)씨는 "아침에는 새가 울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아름다운 풍경을 끼고 살아 행복하다"면서 "경제적으로 풍부하지는 않지만 주민들의 행복 지수만큼은 높은 곳이라 생각한다"라고 자랑했다.구룡마을의 자랑은 자연을 그대로 보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룡산 자락에서 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지정 1급 청정지역에도 해당한다. 또 마을에서 남쪽으로 내다보면 '영남 알프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왼쪽에는 신불산, 오른쪽에는 가지산이 시원하게 뻗어 있다. 이천호(63) 정상리 이장은 "구룡마을은 시골 마을 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마을"이라면서 "주민들도 청정 자연을 보호하는 데 적극적이다. 자연천 복원 사업 등 자연과 관련된 각종 현안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천주교로 형성된 마을구룡마을은 '천주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사건으로 마을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1815년 을해박해 때 경북 영천과 경주 지역으로 피난한 신자들이 더 깊은 산속을 찾아서 모인 곳이 구룡마을이다. 새로운 교우촌을 이뤄 자급자족의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다. 이후 경북 경산, 영천 등 인근 지역으로 종교를 전파했다. 주민 전화수(70)씨는 "구룡마을은 경북 동·남부 일원의 신앙 선조"라면서 "전국 각지 많은 신자가 순례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이곳의 대표적인 역사문화자원은 '구룡공소'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용성 성당 소속이다. 현재 신자는 10명 정도 있다고 한다. 구룡공소의 특징은 천주교 박해로 인한 '순교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배교자가 나오지 않았고 인근 주민들과의 관계도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구룡공소는 2018년 11월17일 조환길 대주교가 축복미사와 함께 신앙유적지로 선포했다.구룡마을은 순례객들의 방문으로 도로 확장을 추진 중이다.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도로는 1차로여서 불편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주민설명회를 마치고 집행 전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장은 "구룡마을로 들어오는 길이 상당히 좁아서 방문객들 접근이 어렵다"면서 "도로가 확장되면 외지인들이 마을에 방문하는 데 훨씬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한 빨리 추진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생태유산형' 박물관구룡마을은 '자연생태유산형' 박물관 콘셉트가 적절하다. 구룡산 자락에 위치한 마을로 천혜의 자연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구룡산, 고랭지 채소 및 약초를 '자연생태문화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도시문화와 완전히 결별한 삶 체험 마을'로도 개발할 수 있다. 인터넷 등이 잘되지 않아 문명과 결별한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콘셉트와 구룡공소 등 역사문화자원과 연결하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경북 청도군 운문면 정상리에 위치한 '구룡마을'에서 내려다 본 풍경. 구룡마을의 옛 모습. 구룡공소는 2018년 11월17일 조환길 대주교가 신앙유적지로 선포했다.
두들문화마을 음식디미방 체험, 조선 3대 민간정원 '영양 서석지'
경북 영양 주실마을 남쪽에는 '두들문화마을'(영양군 석보면 원리리)이 위치해 있다. 차로는 30여 분 걸린다. 조선시대 국립병원 격인 '광제원(廣濟院)'이 있었던 곳으로 '원두들'로도 불린다. 이곳은 재령 이씨 집성촌으로 석계(石溪) 이시명(李時明) 선생의 얼이 깃든 곳이다. 석계는 1640년 병자호란의 국치를 부끄럽게 여기고 이곳으로 입향했다. 이후 학문에 전념하며 수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마을을 둘러보며 독립운동가와 학자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마을 입구에는 '음식디미방 체험관'이 있다. 음식디미방은 석계 부인인 장계향이 기록한 최초의 한글 조리서다. 1600년대 중엽부터 말미까지 경상도 지방의 음식 조리법과 식품 보관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체험관에서는 340년째 이어온 음식디미방의 조리법을 배우고 음식을 만들어 볼 수 있다.주실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영양 서석지'(영양군 입암면 연당리)가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민간 정원이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원과 함께 3대 민간 정원으로 불린다.영양 서석지 입구에 있는 '은행나무'는 매력적인 관람 요소다. 400년의 역사를 가진 거대한 나무는 가을이면 주변을 노랗게 물들인다. 연못 근처 사우단에 심어진 사군자 매란국죽(梅蘭菊竹)과도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SNS상에 가을 단풍 명소로 알려져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고 있다.영양 서식지 인근에 있는 '선바위 관광지'(영양군 입암면 신구리)도 가볼 만하다. 절벽과 강을 사이에 두고 바위를 깎아 세운 듯한 절경이 환상적인 풍광을 그려낸다. 선바위 관광지구에는 분재 야생화 테마파크, 고추 홍보전시관 등 다양한 체험시설도 마련돼 있다.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주실마을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영양 서석지'가 있다. 3대 민간 정원 중 한 곳이다.
2023.11.22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9〉 영양 일월면 주곡리 '주실마을'
경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위치한 '주실마을'은 멀리서도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지난 2일 취재 차 찾은 주실마을은 노랗게 물든 가을 풍경과 한옥이 잘 어울렸다. 주실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면 절로 시 한 편이 떠오르는 듯했다. 마을 곳곳에 있는 조지훈 시인의 '시'도 가을 감성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또 마을에 들어서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영양 주실마을 숲'도 마을의 매력을 더해줬다.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우거져 있는 숲은 싱그러운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유서 깊은 마을주실마을 북쪽으로는 일월산이 있고, 하늘에서 내려다본 전경은 배의 형상을 띤다. 산골등짝이 서로 맞닿아 이뤄진 마을이라고 해 '주실(注室)' 또는 '주곡(注谷)'이라 부른다. 마을은 호은공(壺隱公) 조전이 입향조인 한양 조씨의 집성촌이다. 1519년 기묘사화로 축출된 조광조 집안이 이리저리 흩어졌다가 1630년쯤 조전이 가족을 이끌고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주실마을은 전통을 간직하면서도 '진취적인' 성향을 지닌 곳이다. 조선시대 성리학을 중시하고 보수적이었던 영남지역 다른 마을과는 달랐다. 일찍부터 실학을 접하고 개화사상을 받아들였다. 이에 영양지역 최초 교회인 '주곡교회'가 일월산 쪽에 자리했다. 그 결과 주실마을 출신 목사·신학 박사도 많다. 또 1900년대 초에는 마을 전체적으로 '단발'을 시행했다. 안동에서 단발을 처음 한 사람보다 4~5년 일찍 상투를 잘랐다고 전해진다. 그러면서도 전통과 문화를 지키기 위해 '창씨 개명'에 반대하며 일본식 이름을 쓰지 않았다.'교육열'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양지역 최초의 근대학교인 '영흥학교'에서 신교육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 결과 마을에서 교수가 많이 배출됐다. 대표적인 인물로 조동걸(국민대 역사학), 조동원(성균관대 역사학), 조동일(서울대 국문학), 조동택(경북대 의대 미생물학) 교수 등이 있다.조찬영(75) 주곡리 전 교육장은 "1900년대 초부터 1945년까지 궁핍한 이 산골 마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53명, 대학에 간 사람도 11명이나 된다"면서 "조선시대 때부터 문인들을 많이 배출한 만큼 교육열이 뛰어난 곳"이라고 설명했다.◆조지훈 시인의 고향주실마을은 조지훈(본명 조동탁, 1920~1968) 시인이 태어난 곳이다. 마을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壺隱宗宅)'이다. 경북도 기념물 제78호로 지정됐다. 호은종택은 조전이 마을 뒷산에 올라가 매를 날린 후 매가 앉은 자리에 집터를 잡은 곳이라는 일화가 전해진다. 한국전쟁 때 일부가 소실됐다가 1963년 복구됐다. 생가는 'ㅁ자형 구조'로 경북 북부 지역의 전형적인 양반가옥 형태를 띤다. 호은종택에서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단층의 목조 기와집인 '지훈문학관'을 만날 수 있다. 문학관에는 시인의 문학 작품과 삶·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이 있다. 시인이 쓴 주례사와 여러 곳에서 받은 감사장·위촉장·표창장 등 자료도 있다. 또 평소 썼던 문갑과 서랍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다만, 현재는 내부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연말까지 휴관한다. '지훈시공원'도 마을에 있다. 공원에는 '승무' '낙화' '다부원에서' 등 27개의 시비가 설치돼 있다. 공원을 올라가는 길에 시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시공원 가장 위에는 청동 조각상들과 함께 시인의 동상이 서 있다.조동언(76) 주곡리 노인회장은 "주실마을은 학교 체험학습 등 일반 관광을 오는 경우도 많지만 연구 목적으로 오는 경우도 많다"면서 "문인, 교수들이 문학을 연구하기 위해 자주 찾는 곳 중 하나다"고 했다.◆'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주실마을은 '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으로 적절하다. 역사문화자원에는 호은종택, 월록서당, 주실마을 숲, 문필봉 등 다양한 자원이 있다. '문인 마을'이라는 특징을 살려 문학 관련 다양한 건물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또 이미 '아름다운 한옥마을'이라고 정평이 난 만큼 해당 특징을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불어 '조지훈의 지조가 남은 마을'이라는 특징을 살린 방향으로 박물관을 구성할 수도 있다. 조지훈 시인의 생가, 지훈문학관, 지훈시공원 등을 연결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도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경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곡리에 위치한 '주실마을' 전경. 영양 주실마을에 대해 설명 중인 조찬영(왼쪽) 전 교육장, 조동언 노인회장. 조지훈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壺隱宗宅). 주실마을에 위치한 '지훈시공원' 가장 위에는 조지훈 시인의 동상이 서 있다.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8> 울진 구산마을 인근 관광지
울진 기성면 구산리에 위치한 '구산마을'은 어촌의 강한 느낌을 주는 마을이다. 지난 1일 취재차 찾은 구산마을은 구산해수욕장 옆 길게 뻗은 해안도로를 타고 도착할 수 있었다. 어업 관련 일을 하고 나온 마을 주민들이 장화를 신고 다니는 모습, 그물망을 손질하는 모습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해 질 무렵 올라간 전망대에서는 마을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구산항과 마을의 다양한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한 편의 영화 같았다. ◆젊은 어촌마을·인기 관광지현재 구산마을에는 469명이 거주하고 있다. 1970년대 초중반까지는 1천800명 정도가 살았다고 한다. 이촌 향도 현상(사람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하는 현상)으로 인해 주민들이 많이 줄었지만 다른 어촌 마을에 비해 많은 편이다. 또 어업을 종사하러 들어오는 젊은 층도 많다. 임춘용(73) 구산1리 이장은 "농어촌 마을 중 우리 마을만큼 젊은 사람이 많은 곳이 없다"면서 "내륙마을은 평균 연령이 70대고 65세 이상 주민이 대다수다. 그러나 구산마을은 65세 이상 인구가 마을 전체 인구의 반밖에 되지 않는 젊은 마을"이라고 설명했다.구산마을의 경우 여름철 관광지로도 인기다. 구산해수욕장과 어촌 체험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매년 20만명 정도가 구산마을을 찾고 있다. 구산마을의 경우 어민들의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가 유명하다. 풍어제는 음력 9월 중순에 좋은 날을 정해 2박 3일 동안 굿판을 벌여 진행된다. 과거에는 1년에 한 번 열렸으나, 현재는 5년에 한 번씩 하고 있다. 임 이장은 "재정 관계상 풍어제를 자주 지내기 어려워 20년 전부터는 4년에 한 번씩 지냈다"면서 "지난해부터 5년에 한 번씩 하기로 했다"고 했다. ◆수토사(搜討使) 역사가 담긴 마을구산마을에 들어서면 '독도조형물'과 '수토사 선박 조형물'이 가장 눈에 띈다. 해당 조형물들이 설치된 이유는 조선시대 '수토사'(搜討使)와 마을이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수토사는 울릉도에 몰래 들어간 주민들을 찾아 육지로 데려오거나, 일본군을 수색해 토벌하는 군사다. 또 조선시대에는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영토 방위의 중요성을 깨닫고 2~3년마다 수토사를 보냈다고 전해진다. 수토사들은 구산1리 마을회관 인근에 위치한 '대풍헌'(待風軒)에 자주 머물렀다고 한다. 울릉도로 갈 수 있는 '순풍'(順風)을 기다리기 위해서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대풍헌은 2010년 경북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대풍헌 바로 옆에는 '수토문화전시관'이 있다. 전시관에서는 수토사 역사와 생활상을 상세히 볼 수 있다. 또 수토사를 주제로 한 게임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수토사와 해적 그리고 아이들 박물관' 콘셉트구산마을의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수토사와 해적 그리고 아이들 박물관'이다. 마을 박물관의 경우 '구산2리 마을회관 옆 창고'가 적절해 보인다. 마을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또 구산항, 구산해수욕장, 구산 방파제, 수토사 기념공원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위치다. 해당 장소의 경우 마을 역사와 주민 생애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구산해수욕장은 구산해수욕장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사진과 글로 조성되면 좋은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 마을 인근에 위치한 운암서원 앞 공터는 울진 지역의 서원을 안내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이외에도 구산1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 '구산리 위판 체험장'의 경우 위판의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설명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구산마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마을 모습. 마을에 들어서면 '독도조형물'이 가장 눈에 띈다. 구산마을은 조선 시대 '수토사'와 관련이 깊은 마을이다. '수토사 선박 조형물'의 모습.
2023.11.15
마을 북쪽엔 '성류굴' 남쪽엔 '후포항'…볼거리 가득
경북 울진 구산마을 북쪽에는 '성류굴'(경북 울진군 근남면 노음리)이 있다. 마을에서 성류굴까지 차로 2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성류굴은 약 2억5천만 년 전 형성된 '석회암 동굴'이다. 왕피천에서 흘러든 물이 석회암 지형에 침식 작용을 일으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성류굴의 이름은 임진왜란 당시 '성류사'의 불상을 이곳으로 피란 시켜 '성불이 머물던 곳'이라고 불리던 것에서 유래했다.성류굴 주차장에 내려 바닷가 바위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입구가 나온다. 입구에서부터 굴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성류굴 탐험 시 '헬멧' 착용은 필수다. 굴 내에 형성된 석회암들로 인해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굴은 총 870m지만, 현재는 약 270m 구간만 공개돼 있다. 굴에 형성된 '사랑의 종' '성모마리아상' 등 이름이 붙여진 기암괴석들은 감탄을 자아낸다. 굴 내부는 20여 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구산마을 남쪽에는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와 '후포항'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차로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의 경우 '국내 최장 길이의 하늘 바닷길'이다. 길이 135m, 높이 20m로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돼 있다. 단, 후포 등기산 스카이워크의 경우 운영 시간이 정해져 있다. 3~5월·9~10월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6~8월은 오후 6시30분까지, 11~2월은 오후 5시까지다. 인근에 위치한 후포항도 매력적인 관광요소다. 동해의 중심 어항으로도 불리는 후포항은 사시사철 풍부한 수산물을 제공한다. 항구 뒤편에 위치한 '후포어시장'에서는 값싼 가격에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이외에도 후포항 바로 아래에 있는 '후포리 해수욕장'과 '후포 근린공원'도 가볼 만한 장소다. 후포리 해수욕장의 경우 고운 백사와 동해의 쪽빛 물결이 환상적인 풍광을 그려낸다. 후포 근린공원에서는 독일의 브레머하펜을 포함해 각국 유명 등대 조형물을 만나 볼 수 있다. 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성류굴'에서는 다양한 기암괴석들을 볼 수 있다.
스토리텔링 자원 풍부…'이야기 마을' 개발 적절
경주 건천읍 '금척마을'은 '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으로 적절하다.역사문화자원에는 금척리고분군, 만취정, 제극정, 옥화정, 문부자신도비, 금척리 열녀각, 금옥제 등 다양한 자원이 있다. 해당 자원들을 스토리 복원을 통해 '이야기 마을'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마을 지명의 유래인 '금척'(金尺) 이야기와 고분군에 얽힌 다양한 일화들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공간을 조성하기에 적절하다.' 300호'가 넘는 큰 마을이라는 특징도 박물관 콘셉트로 활용할 수 있다. '영천 이씨' '곡산 한씨' '순흥 안씨' 등 성씨들의 집성촌과도 연결하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다. 또 마을 곳곳에 있는 전원주택과 자연 그대로 보존된 마을 특징을 살린 방향으로 박물관을 구성할 수 있다.더불어 신경주역 및 국도 주변으로 개발 가능성이 큰 만큼 마을을 찾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척마을 인근에는 건천읍 경부고속도로가 위치해 있으며, 중앙선도 건널목에 있다. 또 고속철도 신경주역과 가깝고 지방국도와 철로가 있는 마을로 접근성도 적절하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2023.11.08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7>경주 금척마을 '역사문화유산형' 박물관
경주 건천읍 금척리에 위치한 '금척마을'은 '지리적'으로 매력적인 동네다. 경주의 핫플레이스인 '황리단길'과도 차로 약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시내와 가깝다. 마을 동쪽으로는 국도 4호선이, 서쪽으로는 경부고속도로가 있다. 고속도로 건천 톨게이트까지 마을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아 고속도로를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또 신경주역과도 가깝다. 이러한 장점으로 금척마을에는 외지인들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이혁택(74) 금척리 이장은 "마을이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한적하다. 또 교통망도 좋아서 다른 시골에 비해 인구가 많다"면서 "최근 외부 사람들도 많이 유입돼 305여 가구가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들어서면 고분군 눈길보물 '금척' 묻혀있단 전설도굴하면 벌 받는다 전해져다양한 이야기·문화자산 보유마을 구경하는 재미 '쏠쏠'신경주역 인접 교통도 편리◆큰 농촌마을지난달 25일 취재차 찾은 금척마을은 가을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높은 가을 하늘과 길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도 마을과 잘 어울렸다. 마을 골목곳곳에는 다양한 전원주택이 위치해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큰 농촌 마을인 만큼 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보기에 2시간도 부족했다.금척마을의 경우 세 성씨의 집성촌이다. '영천 이씨' '곡산 한씨' '순흥 안씨'가 마을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위쪽에 있는 윗마을(상리), 아래쪽에 위치한 아랫마을(하리), 아랫마을 북쪽에 새로 생긴 마을 새각단(신리) 등이 금척리를 이룬다. 마을이 크다 보니 금척리 경로회관도 '상리 경로회관' '하리 경로회관' 2개로 이뤄져 있다. 상리 경로회관에는 주로 곡산 한씨들이, 하리 경로회관에는 영천 이씨들이 모인다.그중 하리 경로회관 뒤에는 영천 이씨 문중회에서 관리하는 '만취정'이 자리하고 있다. 만취정은 1654년 조선 중기 문신 만취 이시강(李是강)이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세운 정자다. 영천 이씨 문중회 회의나 마을의 큰 행사는 주로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 또 '화수회(花樹會)'가 열리는 날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금척리 고분군경주 시내에서 마을로 들어서다 보면 금척리 고분군이 눈에 띈다. 고분군 사이에 위치한 고목들도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대릉원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금척리 고분군은 30여 개의 크고 작은 고분들로 이루어져 있다.금척리 고분군은 삼국시대 신라의 무덤이다. 1952년 국도 4호선 공사 당시 출토된 유물과 고분의 구조로 보아 비교적 낮은 신분을 가진 5·6세기 모량부 귀족들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전설에 의하면 경주의 진기한 세가지 보물이라 해석되는 삼보 중 하나인 '금척'(金尺)이 묻혀있다고 한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하늘에서 받은 금자를 숨기기 위해 40여 개의 가짜 무덤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금척리 고분군의 경우 일제강점기까지 50여 개의 고분군이 존재했다. 그러나 고분군 곳곳에 농가가 들어서며 심하게 훼손됐다. 이후 1963년 대한민국 사적 제43호로 지정되면서 현재 복원 작업과 유물 토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다양한 고분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고분은 '장구조산'이다. 가운데가 잘록하게 패어 있는 모습이 장구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장구조산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고분군 속 금척을 탐내 도굴하려다 하늘에서 천둥벼락이 치자 도망가면서 패어있는 모습 그대로 남게 됐다고 전해진다. 주민 이근택(78)씨는 "우스갯소리로 예로부터 신라 유물을 함부로 도굴하면 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설명했다.◆'당산목' '금척정미소' 등 마을 문화 자산들금척마을에는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 제사를 지내 주는 나무인 '당산목'이 있다. 1982년 경주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당산목 앞에 위치한 비석에는 '300년' 수령으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 수령은 400여 년이라고 한다.주민들은 당산목에서 매년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동제를 지낸다. 주민 이씨는 "요즘 동제를 지내는 마을이 많지 않다"면서 "우리 마을에서는 계속해서 동제를 정월 초엿샛날마다 지내고 있다. 올해도 온 마을 주민들이 모여 지냈다"고 했다.금척마을 윗마을에는 '금척정미소'도 위치해 있었다. 70년 가까이 운영됐으나, 지난해 철거돼 지금은 터만 남아있다. 과거부터 마을 주민들이 쌀농사를 많이 지은 만큼 정미소의 규모와 수익은 컸다. 그러나 각 가정에 정미기가 보급되면서 정미소 운영에 어려움이 생겨 문을 닫게 됐다. 금척정미소를 운영했던 이근만(83) 경로회장은 "마을 주민들의 주 생업이 농업이다 보니 쌀을 지어 돈을 많이 벌었다"면서 "지금은 농업이 사양산업이 되는 등 시대 흐름에 따라 정미소를 폐업하게 됐다"고 회상했다.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하리 경로회관 뒤에는 영천 이씨 문중회에서 관리하는 '만취정'이 자리하고 있다.경주 건천읍 금척마을의 당산목. 실제 400년 수령 보호수다.경주 건천읍 금척리 고분군의 '장구조산' 고분. 일제강점기때 일본인들이 금척을 탐내고 이 무덤을 도굴하려 하자 하늘에서 천둥벼락이 쳐 도망갔다는 전설이 있다.이혁택 금척리 이장(왼쪽), 이근만 금척리 경로회장(가운데), 이근택 주민이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발 닿는 곳마다 '축제가 된 오미자' '6·25 기적의 4일 격전' 역사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와 노은2리를 찾았을 때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었다. 동로면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적성리와 노은리는 산속 분지라 아늑하고 목가적인 풍경이다. 북서쪽으로는 소백산맥이, 북동쪽으로는 태백산맥이 우뚝 솟아있고 남쪽으로는 개방된 U자형 분지다. 마을에서 보면 오른쪽에는 천주(天柱)산, 왼쪽에는 황장산인 멀리 보인다. 천주산은 간송리와 노인리에 걸쳐있는 산으로 산세가 우뚝솟아 기둥처럼 보여 '하늘받침대', 즉 '천주'로 불리게 됐다. 적성리에서 보면 붕어가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뭔가 갈구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해서 붕어산이라고도 한다. 자세한 기사내용-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3> 문경 적성리·노은2리 마을-오미자의 고장 내레이션/ 김경민 아나운서(인턴), 편집/ 김주찬(인턴) 김수일 기자 / maya1333@yeongnam.com
2023.11.01
"마을회관 활용해 마을박물관 조성"
상주시 퇴강리의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소울(Soul) 박물관'이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살아온 순박한 강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와 천주교 성지의 역사를 함께 보여줘 성찰과 영혼 치유의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마을 박물관의 경우 퇴강리 마을회관이 적절해 보인다. 인근에 퇴강성당이 자리 잡고 있으며 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이 바로 보이는 위치에 있어 마을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 박물관에는 마을박물관 학교 교육 공간, 성당의 역사 전시 공간, 주민 생애 전시 공간, 마을 역사 공간 등으로 활용하기 적절하다.퇴강성당의 경우 퇴강성당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 및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면 좋은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은 낙동강의 풍광을 그림이나 사진으로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더불어 낙동강 700리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도 조성하면 박물관 콘셉트에도 잘 어울린다. 이외에도 마을 꼭대기 우물터에는 마을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사진과 이야기로 공간을 조성하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지윤기자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6>상주 퇴강리 '소울 박물관 콘셉트'
경북 상주시 사벌국면에 위치한 '퇴강리 마을'의 옛 명칭은 '물미마을'이다. 마을 앞쪽에 흐르는 영산강과 낙동강으로 집중호우 때면 물이 밀려온다고 해서 해당 이름으로 불렸다. 이러한 지리적 이유로 마을의 집들은 조암산 위쪽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7일 취재차 방문한 마을에는 감나무들로 주황빛이 가득했다. 마을을 둘러보면 '아기자기'한 예쁜 마을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또 마을 위쪽에 올라가면 영산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모습에 저절로 감탄이 나오기도 한다.낙동강 700리 본류 시작점이자주민 대부분 천주교 신자인 마을수녀·신부 48명 배출 '마을자랑'성지 순례 코스인 십자가의 길14처 닿으면 낙동강 전경 한눈에◆퇴강성당'퇴강성당'은 마을입구 쪽인 옛 퇴강(물미)나루터 주변에 위치해 있다. 고딕양식의 건축물은 멀리서도 웅장한 느낌을 준다. 고딕풍의 붉은 벽돌 건물로 수직 효과가 강조돼 천국에 닿고 싶어 하는 신자들의 소망이 드러나는 듯했다. 성당 남쪽의 주 현관 앞에는 '성모 마리아상'을 볼 수 있다. 성모 마리아가 죽은 후 육체도 영혼과 더불어 승천했다는 교의 '승모승천'은 현재까지 그 명맥을 유지 중이다. 1903년에 공소성당으로 설립된 퇴강성당은 원래 조암산 위쪽에 위치해 있었다. 1922년에는 본당으로 승격했으며, 1957년 마을 입구 쪽인 현 위치에 본당과 사제관이 새롭게 지어지면서 옮겨왔다. 이후 1970년 도시화로 인해 다시 공소가 됐다. 2007년이 돼서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사벌퇴강 본당으로 재승격했다. 같은 해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520호로도 지정됐다. 퇴강리 마을 주민 대부분도 천주교 신자다. 옛날부터 선교사 없이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천주교를 받아들일 정도로 신앙 활동이 활발했다. 덕분에 수녀·신부 등도 대거 배출했다. 김용태(67) 퇴강리 마을이장은 "한 마을에서 수녀·신부가 1~2명 나오기도 어렵다. 우리 마을에는 48명이나 나왔다. 마을 최고의 자랑거리다. 안동교구청에서도 인정하는 곳이다"면서 "유서가 깊은 만큼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십자가의 길퇴강성당에서 조암산 성당으로 올라가다 보면 '십자가의 길'이 나온다. 성당의 입구 쪽에도 '십자가의 길' '구 서당' '첫 공소' '성모바위' 등으로 비석에 표시돼 있다. 십자가의 길을 둘러보는 대는 20~30분이면 충분했다.십자가의 길은 성지 순례 코스다. 퇴강성당이 처음 설립된 위치가 십자가의 길로 바뀌었다. 해당 코스에는 퇴강성당의 정신이 담겨 있다. 예수가 사형 선고를 받은 후 십자가에서 숨지고 땅에 묻힐 때까지 수난을 기억하는 14처의 기도다. 신자들은 14개의 비석으로 이뤄진 14처를 순서대로 돌며 기도를 한다. 14처까지 다다르면 낙동강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퇴강리 마을은 마을의 천주교 역사 등을 알리기 위해 '올레길'을 추진 중이다. 십자가의 길을 중심으로 산책로를 조성하고 퇴강성당 인근에 마을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김 이장은 "마을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계획을 구상 중이다. 퇴강성당의 역사와 마을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퇴강리 마을 입구에는 '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이 있다. 공원에 도착하면 낙동강과 영산강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해당 공원은 2010년에 조성됐다. 낙동강 생명의 숲은 낙동강 주변 지역마다 지역별 특성을 살리기 위해 조성됐다. 또 헌수(獻樹) 운동을 통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낙동강을 아름다운 강으로 만드는 등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공원에는 '4대강 국토 종주 새재 자전거 길'이 있다. 자전거 마니아들이라면 반드시 찾는 곳이다. 봄·가을 철이면 해당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고 있다. 또 해당 공원에는 '낙동강 700리' 표지석도 설치돼 있다. 표지석에는 낙동강의 유래가 적혀 있다. 낙동강 700리 표지석은 상류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흐르던 여러 하천의 물길이 이곳에서 모여 낙동강 700리 본류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과거에는 낙동강 700리 물길을 따라 많은 나루터가 위치해 있었다. 낙동강 하구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소금배 등으로 사람들로 붐볐다고 한다. 덕분에 장터와 주막이 나루를 끼고 번성했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상주 퇴강리 마을에 위치한 퇴강성당. 고딕풍의 붉은 벽돌 건물로 2007년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경북도 문화재자료 제520호로 지정됐다. 십자가의 길에는 퇴강성당의 정신이 담겨 있다. 신자들은 14개의 비석으로 이뤄진 14처를 순서대로 돌며 기도한다. 퇴강성당에서 조암산 성당으로 올라가면 '십자가의 길'이 나온다. 마을 입구 '낙동강 생명의 숲 1호 공원'에는 '낙동강 700리' 표지석이 있다.
운문사 앞뜰 '처진 소나무' 전설…봄·가을엔 막걸리 뿌려주기도
청도 금천면 임당1리에서 차로 20분 거리에는 운문면 신원리에 위치한 '운문사'가 있다. 운문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9 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다. 여성 스님들이 수도하는 비구니 사찰로도 유명하다. 운문사의 경우 남쪽은 운문산, 북동쪽은 호거산, 서쪽은 억산과 장군봉이 돌아가며 절을 감싸고 있다. 사찰 앞뜰에 있는 '처진 소나무'도 매력적인 관람 요소다. 매년 봄·가을에는 뿌리 둘레에 막걸리를 물에 타서 뿌려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처진 소나무의 수령은 약 500년 정도다. 나무의 높이는 6m, 가슴 높이 둘레는 2.9m, 밑동의 둘레는 3.45m 등이다. 처진 소나무의 경우 유래는 명확하지 않지만 여러 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한 대사가 지팡이를 꽂아 소나무가 자랐다는 설, 한 스님이 절에 잠깐 머물면서 시든 소나무 가지를 땅에 꽂아 두고 생명을 불어넣는 주문을 외워 살려냈다는 이야기도 있다. 운문사 인근에는 '운문토속먹거리촌'이 자리 잡고 있다. 먹거리촌은 운문사에 온 관광객들에게 마을 사람들이 난전에서 음식 등을 판매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공영주차장과 집단시설지구를 만들고 현재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먹거리촌의 주메뉴는 파전, 산채비빔밥, 민물 잡어 매운탕, 동동주 등이다. 정지윤기자운문사에 있는 '처진 소나무'. 매년 봄·가을에는 막걸리를 물에 타서 뿌려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2023.10.25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5>청도군 금천면 임당1리
지난 13일 '경북 청도 금천면 임당1리' 곳곳에는 감나무가 심겨 있는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임당1리는 까치산 아래 계곡에 형성된 마을이다. 동쪽 뒤는 산으로 막혀있고 서쪽에는 들이 펼쳐져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곳곳에 그려진 벽화도 마을 풍경과 잘 어울렸다. 마을에 있는 역사적 장소들도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다. 가을 풍경과 잘 어울리는 임당1리를 한 줄로 정리하면 '넉넉한 인심이 있는 마을'이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마을에 들어서자 감을 선물해주는 주민도 있었다. 또 "홍시나 감이 먹고 싶으면 주워가면 된다"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오니 좋다" 등 외지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마을 초상 돕는 상포계도 이어져400여년간 내시 가계 '운림고택'궁궐쪽 북향에 배치 역사적 가치흙담 따라 걷다 마주한 강림서당왜병 격퇴 父子 기리는 임호서원◆임당1리 특징 '큰 마을' '협동 정신'과거 임당1리는 450여 가구가 모여있는 매우 큰 마을이었다. 1972년에 문을 연 임호국민학교에는 한 학년에 반이 2개가 있었다. 해당 학교는 1995년까지 23년간 운영됐으며 졸업생 482명을 배출했다. 김남구(58) 임당1리 이장은 "1970년대까지는 온 마을이 사람들로 넘쳐났다"면서 "당시 시골 마을에 초등학교가 있으면 인구가 많다는 뜻이었다. 한 학년에 반이 2개나 있었다는 건 정말 큰 마을이었다는 의미"라고 했다.마을의 다른 특징은 '협동심'이다. 마을 주민 25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경로회 회원이다. 마을에 초상이 났을 때 서로를 돕기 위한 '상포계' 등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박희상(78) 임당1리 경로회장은 "마을 평균 연령은 70대 이상으로 높지만, 협동 정신은 여전히 굳건하다"면서 "과거부터 마을 주민들 간 계모임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운림고택마을에는 특별한 가치와 역사가 있는 '운림고택'이 위치하고 있다. 해당 고택은 '내시종택' '김씨고택' 등으로도 불린다. 운림고택은 조선 후기 궁중 내시였던 김일준(金馹俊, 1863∼1945)이 19세기 후반에 지은 주택이다. 역사적 가치 등을 인정받아 1988년에는 경북도 민속자료로, 2005년에는 국가민속문화재 제245호로 지정됐다. 운림고택은 임진왜란 전부터 400여 년 동안 내시 가계(內侍 家系)가 이어져 온 곳이다. 해당 고택의 가계는 양자를 들이고 부인을 맞아들인 뒤 궁중으로 들여보내 내시 생활을 하도록 했다. 17대 김문선(1881~1953)에 이르러서 직첩(職牒, 조정에서 내리는 벼슬아치의 임명장)만 받았을 뿐 내시 생활은 하지 않았다. 18대 이후부터 정상적인 부자(父子) 관계가 이뤄졌다. 해당 가문은 광복 이전 독립군에게 자금을 보내주기도 했다. 또 마을 하천인 '글방천 제방공사'를 주도하는 등 임당1리 발전에도 기여했다.박 경로회장은 "운림고택은 건축학적으로도 가치가 큰 건물이다. 안채의 좌향이 궁궐이 있는 북향으로 배치돼 있는 등 공간 구성이 일반 백성의 살림집에서 볼 수 없는 구조"라면서 "대형 곳간이 2채나 있어 지난날의 위세를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림서당·임호서원임당1리에는 역사가 담긴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운림고택에서 나와 흙담을 따라 걷다 보면 '강림서당'이 있다. 1872년에 지어진 '강림서당'의 당시 이름은 '강림재'다. 1984년 강림서당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강림서당은 조선 초 왜구 본거지인 대마도를 공격해 공을 세운 박위 장군의 12세손인 박후종 선생과 형제 2위를 추모하는 서당이다. 현재 강림서당은 후손 총회, 연례 제사 등 후손들의 정례행사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마을 입구 인근에는 '임호서원'이 자리 잡고 있다. 임호서원은 임진왜란 때 공을 세운 박경신(朴慶新, 1539~1594)과 쌍둥이 아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20년에 지어졌다. 박경신은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고향인 청도에서 두 아들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왜병을 물리쳤다. 전쟁 후 선무원종공신 1등에 책훈돼 임호서원에 배향됐다.임호서원은 산형 대문(山形大門) 형태의 외삼문, 강당인 삼우정, 내삼문인 경의문, 사당인 경의사, 보물 전시각 경의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과거 경의관에는 조선 시대 주요한 보물들이 보관되기도 했었다. 서원 정당 안쪽 윗단에는 경의사가 위치해 있다. 경의사는 박경신과 두 아들의 신위를 모시는 사당이다. 매년 음력 3월12일 유림에서 제사를 봉행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조민희 인턴기자 alsgml0656@yeongnam.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운림고택'의 전경. 운림고택은 '내시종택' '김씨고택' 등으로도 불린다. 박희상 임당1리 경로회장이 마을에 대해 설명 중이다.'강림서당' 내부 모습. 박후종 선생과 형제 2위를 추모하는 서당이다. 〈인터넷뉴스부>임당1리 전경. 곳곳에 그려진 벽화도 마을과 잘 어울렸다.
"자연소리 박물관 콘셉트로 가송리 매력·가치 극대화"
안동시 가송리의 지붕 없는 박물관 콘셉트는 '자연소리 박물관'이다. 가송리의 자연경관의 매력과 가치를 극대화하고 자연소리를 체험을 통해 관광명소로 만드는 것이다.마을 박물관의 경우 가송리 노인회관 뒤 공터가 적절해 보인다. 가송리에 위치한 자연부락 중 가장 크고 환경이 잘 보존됐기 때문이다. 마을 박물관에서는 자연의 소리, 풍물 열두 가락의 소리 등을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면 좋은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마을박물관 학교 교육 공간, 주민 생애 전시 공간 등으로 활용하기 적절하다.더불어 쏘두들마을 전망대의 경우 가송리의 풍광과 자연소리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면 좋은 관광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가사리 공주당 아래 당산목 쉼터는 가사리 동제 진행 과정을 알 수 있도록 사진과 그림 등으로 전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가사리 다리 입구의 경우 다리 아래 낙동강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자연소리 박물관 콘셉트에 잘 어울린다.이외에도 농암종택과 고산정의 각 공터의 경우 장소의 관련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공간으로 조성하면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가송리 주민 박수열(75)씨가 마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23.10.19
[영남일보-대구경북학회 공동기획 경북의 마을 '지붕 없는 박물관'] <4> 안동 가송리-자연경관 아름다운 마을
경북 안동과 봉화의 경계면에 있는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마을이다. 마을에 흐르는 낙동강과 청량산이 이뤄낸 자연 풍광에 저절로 감탄의 소리가 난다. 최근에는 드라마, 예능 등 TV 프로그램 촬영지로 가송리가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의 발길이 닿고 있다.전통문화 보존·관광 콘텐츠 개발 노력관광 안내역할 주막촌 조성도 막바지농암종택은 한옥스테이로 인기몰이일엽편주 등 특산물 찾는 이들도 많아◆고산정청량산 암벽 옆에 위치한 '고산정(孤山亭)'에 올라서니 낙동강에 윤슬이 반짝반짝 빛나 시선을 사로잡았다. 멀리 보이는 '가사리 다리'도 풍경과 잘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고산정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으로 감상해야 한다. 고산정에 올라가 마을 전체와 풍경을 감상하는 것과 고산정 건너편에서 감상하는 방법이다. 건너편에서 본 고산정도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고산정은 퇴계 이황(1501~1570)의 제자 '성재(惺齋) 금난수'(琴蘭秀·1530~1604)가 1564년에 지은 정자다. 학문과 수양을 위해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강물이 넘어오지 못하게 자연석으로 축대를 높이 쌓은 후 지어 올렸다. 이황도 고산정을 자주 찾아와 빼어난 경치를 즐겼다고 한다. 금난수의 15대손 금순교(58)씨는 "할아버지가 젊을 때는 자신의 서실 성재(惺齋)에서 학문을 수양했다. 중년이 됐을 때 이황 선생을 비롯한 주변 유림과 학문을 수양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면서 "마을 풍경이 아름답지 않은가. 할아버지도 청량산을 다니다 이곳의 경치에 매료돼 자리 잡은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고산정은 1992년 경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후 경북도와 문화재청에서 관리하는 중이다. 고산정은 다양한 TV 프로그램에 배경지로 등장했다. 2018년 tvN에서 방영한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유진(이병헌)과 애신(김태리)이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장면에 나왔다. 또 최근 ENA·SBS Plus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자기소개·마지막 선택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또 최근에는 금난수의 후손 모임인 봉화금씨 관찰공파 성재문중회가 고산정 건너편에 '고산정 주막촌'(가칭)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고산정 주막촌은 3개 동으로 구성된다. 고산정과 금난수를 소개하는 곳, 가송마을 관광 안내소, 특산물 판매점·무인 카페 등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는 공사 마무리 단계다. ◆농암종택고산정 앞 낙동강을 따라 마을 깊숙이 들어가면 '농암종택'이 위치해 있다. 농암종택은 조선 시대 문신이자 '어부가'로 유명한 시조 작가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1467~1555)가 태어나고 성장한 집이다. 1370년에 지어진 이 집은 농암의 고조부인 '이헌(李軒)'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는 도산서원 인근 분천마을에 있었다. 1976년 안동댐 건설 때 마을이 수몰지에 편입돼 종택과 사당 등이 사방으로 흩어지게 됐다. 이후 영천 이씨 문중의 종손이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농암종택은 사당·안채·사랑채·별채·문간채 등이 있는 본채와 긍구당(肯構堂)·명농당(明農堂) 등의 별당으로 구성돼 있다.농암종택은 한옥스테이로도 운영 중이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기호에 따라 사랑방·내실·객실·대문채로 이뤄진 사랑채와 별채·긍구당·명농당 등 독채를 빌려 숙박할 수 있다. 숙박객들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안동문화에 관한 강좌도 열린다. 사전 신청 시 종택 안채에서 종손들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또 농암종택 종부의 손을 통해 대대로 빚어 온 가양주 '일엽편주'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일엽편주는 이현보의 어부가 구절에서 따왔다. 감미료 없이 쌀과 물, 누룩으로만 빚어낸 전통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했다.◆가송리 자랑 '협동 정신' '자긍심' '전통문화'가송리의 자랑은 '협동 정신'이다. 가송리 입구에 들어서면 도로변에 다양한 꽃이 심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만든 꽃밭 길이다. 김향숙(여·55)씨는 "마을 볼거리 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 건 마을 입구에 있는 꽃밭 길"이라면서 "주민들이 협동해 만든 만큼 의미가 크다. 마을의 자랑거리도 소통과 협동이 잘된다는 점"이라고 했다.주민들은 마을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가송리 팜 카페'는 가송리 마을회관 옆에 문을 열었다. 부녀회 회원들이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농촌 힐링 카페'를 테마로 청국장·두부 만들기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싶다면 사전 예약으로 가능하다. 전영자(여·61) 가송리 전 부녀회장은 "가송리 팜 카페에서 청국장·두부를 만들어 보신 분들은 맛에 놀란다. 다들 맛있다고 칭찬을 많이 하신다"면서 "마을이 공기와 땅 등이 좋다 보니 가송리에서 자란 곡식으로 식품을 만들면 더 맛있다"고 설명했다.마을 주민들의 '자긍심'도 높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마을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도가 높다는 것. 가송리에서 평생을 살아온 박수열(75)씨는 "어느 지역을 가봐도 가송리보다 좋은 곳은 없다. 주민들 대부분도 가송리를 참 좋아한다"면서 "인구가 유출되면 빈집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마을의 경우 빈집이 없다. 도시 사람들이 땅을 사려 해도 다들 팔지 않으려고 할 정도로 마을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했다.가송리는 전통문화도 잘 보존된 곳이다. 가송리는 예부터 공민왕의 딸을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 '정월 대보름날'과 '단오'에 동제를 지낸다. 제사는 마을의 제례 의식, 12채 가락, 진법치기(제관과 풍물패가 원진과 미지기진을 펼치며 윗마당과 아랫마당을 오르내리는 것) 등을 잘 보존하면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구 유출 등으로 동제를 이어받을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한 주민들의 자체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마을에서 동제를 오랫동안 지낸 금세연(70)씨는 "동제를 보존하기 위해 악보를 직접 만들어 2018년 지역 소극장에서 주민들과 동제 공연을 했다"면서 "풍물·제물 등 실제 제사 모습을 최대한 그대로 재현했다"고 설명했다.정지윤·조현희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고산정 건너편에서 내려다본 가송협곡과 청량산. 오른쪽에 보이는 정자가 고산정이다. 농암의 학덕을 기린 분강서원. 분강촌 내 농암종택 옆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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