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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왔어요] 선생님, 유해 물질이 뭐예요?
책은 플라스틱, 발암 물질, 환경 호르몬 등을 주제로 유해 물질이 무엇인지, 화학 제품에는 어떤 유해 물질이 있는지 등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쉽게 알려 준다. 또 새 집과 새 차에서는 어떤 유해 물질이 나오는지, 물티슈 사용을 왜 줄여야 하는지 등 주변의 유해 물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부분을 33개 질문과 답변을 통해 살펴본다.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몰랐던 생활 속 유해 물질에 대해 알게 되며, 유해 물질로부터 건강한 생활을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김신범 외 지음/철수와영희/1만3천원
2022.07.01
[새로 나왔어요] 코로나 3년의 진실
3년 동안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코로나19의 숨겨진 진실을 밝히는 책이다.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들은 록다운에서 백신까지 팩트체크를 통해 코로나19의 광기를 고발한다. 그들은 코로나19는 70억 세계 인구 중 대다수에게 생애 전체에서 가장 파괴적인 사건이었다고 강조한다. 또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글로벌 팬데믹이 터지면서 대규모 실업, 이동 제한 등 극단적이고 기이한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조지프 머콜라 외 지음/이원기 옮김/에디터/1만8천원
[새로 나왔어요] 계산하는 생명
계산하는 기계와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해 살펴본 인문 교양서다. 책은 계산의 변천사에서 시작해 데카르트, 칸트, 비트겐슈타인, 튜링 등 수학을 통해 사고를 확정했던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흐름에 따라 제시하고 있다. 또 단순한 도구와 기호 조작을 통해 계산을 확장해 온 인간의 역사가 생명의 기능성을 확장해 온 역사라는 것도 설명한다. 기계와 로봇을 새롭게 생각하고, 기후 위기 시대에 활용해야 하는 계산과 인간의 책임 문제까지 살펴볼 수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모리타 마사오 지음/박동섭 옮김/두번째테제/1만6천원
[새로 나왔어요] 식량위기 대한민국
인도의 밀과 설탕 수출 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 수확량 감소, 미국 남서부의 극심한 가뭄과 곡물 가격 상승 등 연일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곡물의 80%를 수입하는 만큼 해외 의존도가 높다. 만약 세계적으로 식량 부족 사태가 일어났을 때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선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저자는 한국은 식량자급률이 매우 낮지만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남재작 지음/웨일북/1만8천500원
[신간]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엔저의 역습, 일본은 어쩌다 '가난한 나라'가 됐나
'재팬 애즈 넘버원(Japan as number one)'으로 불리며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었던 일본이 추락하고 있다. 일본의 평균임금은 OECD 중에서도 최하위권으로 떨어졌고, 국가별 풍요의 기준이 되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 순위도 계속 하락해 수년 뒤엔 한국에도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2031년까지 2%의 실질 성장을 예측하고 있지만 예상 시나리오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경제성장이 두드러진 한국, 중국, 대만 등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급기야 '선진국에서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왜 일본의 경제성장은 멈추고, '가난한 나라'가 되어 버렸는가.경제학자인 저자는 구매력과 빅맥 지수, 고도 교육력, 디지털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일본의 장기 정체 원인을 분석한다. 일본 경제의 문제가 무엇인지, 부활하기 위해서는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를 탐색한다. 또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석하며 일본 경제의 20년 후를 전망한다.저자는 특히 일본의 추락 원인으로 '아베노믹스의 엔저 정책'을 꼽는다. 아베노믹스의 엔저 정책이 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들고 주가를 올려 일본을 급속히 추락시켰다고 강조한다. 1장은 맥도날드의 햄버거 '빅맥(BicMac)'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일본에서 판매하는 빅맥 가격은 시장환율에 따라 달러로 환산하면 미국의 60% 수준에 그친다. 이는 '저렴한 일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물론 재화나 서비스 가격이 저렴하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임금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소비자로서는 오히려 가격이 저렴할수록 좋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일본의 임금도 재화나 서비스 가격과 마찬가지로 낮다는 점이다. 임금뿐만 아니라 1인당 GDP를 살펴봐도 일본의 수치는 결코 높지 않다. 예전에는 달랐다. 아베노믹스가 시행되기 이전인 2010년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지위는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베노믹스 기간을 거치면서 일본은 빠르게 가난해졌다. 무엇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위치는 1970년대 후반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지고 말았다.2장부터는 현재 일본이 처한 상황의 배경을 이해하고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했는지 밝힌다. 환율이 엔화 약세로 전환된 점, 그리고 이를 막을 시장조절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배경을 지적한다. 특히 한쪽으로 치우친 일본의 경제정책이 위기의 원인 중 하나라고 밝힌다.그렇다면 일본의 상황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저자는 8장부터 이 질문에 대한 논의와 다양한 전망을 내놓는다. 현재 일본 정부는 여러 가지 미래 예측에서 앞으로 높은 성장률이 실현되리라 가정한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로는 실질 1% 수준의 성장조차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는 국가 재정이나 공적연금제도가 떠안은 심각한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저자는 또 앞으로 일본경제가 가속화되는 인구 고령화 문제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임금이 상승하지 않으면 사회보장제도가 한계에 다다르는 '2040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이유를 알면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노구치 유키오 지음/랩콘스튜디오/284쪽/1만6천원
[북릴레이 .45] 강지수 그림작가…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내겐 증오와 원망이 다른 어떤 감정보다 다루기 힘들게 느껴진다. 증오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 마음이 증오의 대상에게 공격적인 모양으로 쏟아지는 시간보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회오리치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증오와 원망이 싹튼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마음과 일상을 계속해서 갉아먹으며 자라므로 그는 점점 비대해지는 증오와 원망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나는 너를 용서하기로 했다'에서는 이러한 증오와 원망을 잠재울 수 있는 한 가지 방안으로 용서가 논의된다. 이 책엔 아주 평범한 46명의 사람이 내 아들을 죽인 소년, 수용소에서 나를 학대했던 이웃 주민 등을 용서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 책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용서의 정의와 쓰임은 저마다 다르며, 책을 엮은이는 용서에 대한 모든 의견을 수용한다. 그것이 '결코 용서할 수 없다'는 결론일지라도 말이다. 이 책은 보통 사람들의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용서를 말한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 용서라는 단어에 입혀진 성스럽고, 은근히 강제되는 듯한 부정적 이미지가 오히려 편견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던 이를 용서한 사람들, 자기 자신을 용서한 사람들, 그리고 용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 그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떠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누군가를 용서하겠다거나 혹은 아무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론. 혹은 전혀 다른 결론이 날 수도 있겠다. 무엇이 되었든 증오와 용서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가 증오와 용서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내리고 둘 중 하나를 택하거나 아무것도 택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일은 크고 값지다. 그 값진 선택에 이 책이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그림작가 강지수씨는 '북 릴레이' 다음편에 음악가 김시목씨를 추천했습니다.
[금주의 베스트셀러] 1. 역행자(자청)…
1. 역행자(자청)2. 작별인사(김영하)3. 불편한 편의점(김호연)4. 녹색전상 1-3권 한정판 세트(잭스) 5.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오건영)6.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김다슬)7. 원피스 102(오다 에이이치로)8. 도쿄 에일리언즈 3 더블특장판(NAOE)9. 흔한남매 과학 탐험대 5 물리 1(흔한남매)10. 유럽 도시 기행 2(유시민) 〈예스24 제공〉
[정만진의 문학 향기] 난해한 소설을 읽으며
2017년 7월1일 소설가 박상륭이 세상을 떠났다. 박상륭의 대표작은 '죽음의 한 연구'이다. 소설 주인공 '그'는 창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함께 살다가 어떤 중의 머슴이 된다. 서른셋에 스승과 헤어져 승려들이 수행 생활을 하는 유리라는 곳으로 가서 도를 닦는다. 그는 그곳에서 자만심과 우월감에 가득찬 존자승과 편견에 빠져 있는 애꾸승을 살해한다.그는 자신이 승려들을 죽인 것을 종교적 신념의 실천으로 굳게 믿는다. 극복해야 할 대상들과 싸우면서 구도의 길을 찾고 있노라 자부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는 마른 늪에서 물고기를 잡는 신비한 능력을 선보여 촌장으로 추대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현실 세계의 냉혹한 처분을 받는다. 유리의 판관 촛불 승은 법률에 따라 그를 살인죄로 처형한다.난해한 소설이다. 주제만이 아니라 문장도 난해의 극치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신은 유토피아나 위대한 사회에 살기 적합하도록 사람을 지은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끝없이 투쟁하도록 창조했다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사람을 그렇게 설계하기 위해 신은 고심할 필요도 없었음이 분명한 것이, 사람의 코에다 숨 또는 그의 뜻을 불어넣고 있었을 때, 그 뜻을 욕망의 모양으로 슬쩍 바꿔놓기만 했으면 되었을 것이다" 식이다.'죽음의 한 연구'는 1996년 양윤호 감독의 손을 거쳐 영화 '유리'가 되었다. 양윤호 감독은 포스터에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 "젊은 영화"를 통해 "나도 어쩌지 못하는 또 하나의 '나'를 찾아, 낯설지만 아름다운 길"을 제시하려고 했다.'유리'는 국내 영화 작품 중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선정되었다. 주인공을 맡아 열연했던 박신양과 이은정은 백상예술대상 남자·여자 신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흥행에는 참패했다. 그 바람에 원작 '죽음의 한 연구'의 후속 소설 '칠조어론'의 영화화 계획이 취소되었다.'오감도'의 조선중앙일보 연재 중도 하차는 널리 알려진 일화이다. 당시 신문사 사장과 문예부장이 천하의 여운형과 이태준이었지만 독자들의 격렬한 항의에 두 손을 들었다. 이상의 '오감도'와 마찬가지로, 박상륭 소설 '죽음의 한 연구'와 양윤호 영화 '유리' 또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음에도 일반의 지지는 얻지 못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에는 깊은 강이 시퍼렇게 흐르고 있다. <소설가>
[신간]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지역 방송작가가 본 평범한 노동자들의 연대
'지방 방송작가'라는 타이틀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해 보일지 몰라도 속은 오히려 소박하기 짝이 없다. 방송작가는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이며, 언제든 수시로 갈아치워 질 수 있는 프리랜서 특수고용직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지방'이라는 조건을 붙이면 더 볼품이 없어진다. 연예인 구경은 고사하고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제작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지역 방송작가에게는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그만의 뿌듯함과 즐거움이 있다. 우리 곁에서 땀 흘리며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방송으로 전해질 때, 세대와 세대가 어우러지며 공동체적 연대와 희망을 찾아내 전할 때다.저자는 지방에서 방송작가로 20년째 근무 중이다. 책은 저자가 방송작가로 일해오면서 느낀 기쁨과 슬픔을 담고 있다.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며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제법 괜찮게 살아가려 노력한 기록을 모았다.때로는 억울하고 서럽고 부당한 일을 담담히 이겨내며 고군분투해 온 저자의 시선은 '공감'과 '연대'로 향하고 있다.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서로 돕기 위해 힘을 쏟는 일은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마음 씀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저자는 노동이 유연해지고 사회가 개인화될수록, 더 많은 이들이 노동의 고단함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서로 마음을 나누며 촘촘히 엮이길 바란다고 설명한다. 그런 공감과 연대 안에서 충분한 위로와 내일을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방송작가의 '노동과 연대'에 관한 책은 확신에 차지 않는 미래로 고민하고 눈앞의 일로 분투하며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공감과 이해를 가져다줄 것이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권지현 지음/책과이음/248쪽/1만5천원
[소설가 우광훈의 장정일 傳] (7) 1류 작가의 2류 소설...예술에 파묻혀 살던 형, 키치작가의 등장 반겼다
2002년 봄, 당시 장정일 형은 김영사와 계약한 삼국지 집필에 몰두하고 있었다. 따라 책상 위에는 삼국지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책상과 맞댄 가림벽에는 일본 고단샤(講談社)에서 출판된 「LIES/噓(내게 거짓말을 해봐)」와 흑백 인물사진이 조화롭게 전시(정확한 표현이다)되어 있었다. 가림벽 넘어 2평 남짓한 좁은 공간은 마치 베란다처럼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었는데, 형은 이곳에서 잠을 자거나 비디오를 봤다. 책상 왼쪽에는 최근에 구입한 듯한 다양한 월간지와 신간 단행본들이 마치 작은 동산처럼 쌓여 있었고, 출입문 오른쪽에는 구간 문예지를 받침대 삼아 몇몇 미술작품들이 멋스럽게 전시되어 있었다. 형은 가끔 감삼동 자택에서 이곳 작업실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내가 너무 힘들지 않느냐고 물으니 운동도 되고 교통비도 아낄 수 있으니 더없이 좋다고 했다.형은 이강소씨의 판화작품과 프랑스 체류시절에 구입했다는 유화작품들을 가리키며 나에게 미술작품 소장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었다. 하지만 그런 쪽으로 문외한이었던 난 건성으로 맞장구만 쳤다.형의 작업실에서 우린 문학과 관련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다음과 같다.『형 : 아, 저걸 언제 다 읽지? 글 쓴다고 저 재미있는 걸 읽지도 못하고. 참, 광훈씨, 한 가지 물어볼게요. 광훈씨는 1류 작가의 1류 소설 재미있던가요? 난 재미없던데. 음… (다양한 서적들로 가득한 책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래, 저 작가의 책. 아무리 읽어 봐도 난 잘 모르겠던데. 광훈씨는 이해되던가요?나 : 아뇨. 저도 잘…. (난 형 앞에만 서면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 버린다)형 : 그래요…. (형이 버릇처럼 내뱉는 말이다) 좀 전에 광훈씨가 이제 머리 그만 굴리고 가슴으로 쓰는 글, 그렇게 많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내가 영화 '제리 맥과이어'를 예로 들며 한 말)고 했는데 그거 결국 많이 팔렸으면 한다는 말 아닌가요? 그런데 그거 나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광훈씨의 지금 스타일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이거든요. 스타일 그거 쉽게 안 변해요. 그래요…. (인상을 찌푸리며 잠시 머리를 긁적이더니) 난 1류 작가의 2류 소설. 2류 작가의 2류 소설. 그게 더 재미있던데…. 아, 물론 난 3류 작가지만. (다시 서재를 둘러보더니 책 한 권을 가리키며) 참, 저 책은 재미있던가요?나 : 잘….형 : 요즘 흔히 사용하는 신세대 작가라는 말, 난 참 싫어합니다. 그건 너무 가치중립적이잖아요. 범세대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말이고. 난 2류 감성을 지닌 1류 작가군의 등장이라고 하는 게 더 옳다고 생각해요. 컬트적이다, 컬트적이다 하는데 그게 뭡니까? 결국 2류라는 말이잖아요. 2류적인 정서나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담아 그럴듯하게 빚어놓은 예술. 그러고 보니까 키치(kitch)가 되는데 요즘 세대들은 그런 걸 더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런 게 대세가 되었다는 이야기지요.나 : 1류 작가의 2류 소설… 2류 작가의 2류 소설….형 : (서재를 다시 훑어보다) 참, 광훈씨 야구 좋아하죠. (오에 겐자부로의 소설 「핀치러너 조서/고려원」을 나에게 건네며) 이거 한 번 읽어 보세요. 오에 겐자부로 너무 재미있습니다. 난 이거 (서재에 꽂힌 오에 겐자부로 전집을 가리키며) 다 읽었는데. 아, 또 읽고 싶어지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정만진의 문학 향기] 별이 빛나는 까닭
1497년 6월24일 영국 탐험가 존 캐벗이 북아메리카(뉴펀들랜드)를 발견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100년 뒤인 1597년 6월24일 네덜란드 사람들이 처음으로 자바 섬에 상륙했다.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과 서인도 제도가 발견된 것은 그보다도 이전이다. 희망봉은 1486년 포르투갈인 바르톨로유 디아스가, 서인도 제도는 1492년 제노바 출신 콜럼버스가 발견했다.기원전 2세기 인물 프톨레마우스가 주장한 천동설을 폴란드 사람 코페르니쿠스(1473~1543)가 지동설로 엎은 것은 르네상스 시대였다. 그 지동설을 1519년 포르투갈 사람 마젤란 일행이 실제로 증명해 내었다.하지만 마젤란 본인은 출발지 에스파냐로 귀환하지 못했다. 남아메리카 남단을 지나고 태평양을 가로질러 필리핀에 당도했던 그는 상륙을 시도하다가 원주민들에게 목숨을 잃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자처했고 또 희생되었다. 1901년 6월24일 태어난 밀양인 윤세주 또한 그렇게 치열한 삶을 살다가 우리 곁을 떠나갔다. 의열단 핵심인물인 그는 1942년 중국 태항산에서 일본군과 총격전 중 순국했다.김영범은 저서 '윤세주'에서 그를 "민족혁명당을 탄생시킨 산파, 탁월한 조직가에 능란한 조정자, 당내 최고의 이론가이자 신뢰받는 선전책임자, 의열단 운동사 17년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감투정신의 화신"으로 평가했다.독립기념관 뜰에 가면 '석정 윤세주 열사 어록비'를 만날 수 있다. 비에는 "우리의 제1차 계획은 불행히도 파괴되고 무수한 동지들이 체포되어 처벌되었지만, 체포되지 않은 우리 동지들은 도처에 있으니 반드시 강도 왜적을 섬멸하고 우리의 최후 목적을 도달할 날이 있을 것"이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1968년 6월24일 출생한 조기영은 "수많은 기억들이/ 봄날의 벚꽃처럼 흩날려버릴 먼 훗날/ 나의 눈물이 그대에게 별빛이 되고/ 나로 인해 흘려야했던 그대의 눈물이/ 누군가에게 다시 별빛이 될 것입니다"라고 노래했다.그의 시집은 제목이 '사람은 가고 사랑은 남는다'이다. 마젤란 그리고 윤세주를 비롯한 위인들은 갔지만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남긴 사랑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오늘 밤 어두운 하늘을 쳐다보라. 그들의 눈물이 우리의 앞날을 밝히기 위해 영원한 별빛으로 빛나고 있다. <소설가>
2022.06.24
[신간]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알 수 없는 힘 나는 검은 음료, 권력가의 욕망 자극하다
나폴레옹은 커피를 식용 음료로 군대에 최초로 도입했다. 영양분은 거의 없지만 알 수 없는 힘이 나게 하는 커피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대에 커피를 보급하려면 대량 생산이 필요했다. 이에 나폴레옹은 군대에 막대한 양의 커피를 보급하기 위해 추진력과 실행력을 발휘했다. 나폴레옹의 명령으로 프랑스 정부는 직물 기계 개량, 새로운 종류의 설탕 제조 등 여러 분야의 발명과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커피 사업은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제패하고자 했던 나폴레옹의 욕망과 뒤섞였다. 이는 프랑스 산업 전반을 비약적으로 성장시키고, 유럽과 전 세계 산업구조를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영국에선 17세기 후반 커피하우스를 통해 커피가 전파됐다. 이 시기 커피하우스 수는 급격하게 증가했으나, 18세기 중반 들어 쇠락했다. 커피하우스가 여성을 철저히 배제하며 성장했기에 '여성 청원' 등 거센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이 열기는 홍차와 티하우스로 옮겨갔고, 이후 홍차를 매개로 한 중국과의 아편전쟁으로까지 번져 세계사의 큰 줄기를 바꿔놓았다.이 책은 세계사에 영향을 준 커피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는 '커피는 원래 와인이었다'는 말의 숨은 의미를 비롯한 커피를 둘러싼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또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이 의사들에게 명령해 '커피에 독성분이 있다'는 거짓 소문을 내게 한 이유, 독일혁명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 커피였다는 설 등 이슬람 수피교도가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마신 커피가 상업자본가와 정치권력자의 욕망을 자극하게 된 흥미로운 이야기도 소개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우스이 류이치로 지음/김수경 옮김/사람과나무사이/329쪽/1만8천원
[소설가 우광훈의 장정일 傳] (6) 클래식 마니아, 장정일
2001년, 장정일 형은 향교 근처에 위치한 2층 사무실에서 작업하고 있었다. 출입문을 열고 15평 남짓한 실내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다양한 서적과 음반들로 양분되어있는 붙박이장이 나의 시선을 압도했다.(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표지에 작가의 인물사진이 큼지막하게 박혀있는 '한길세계문학' 시리즈였다.) 책장에 꽂힌 책들은 대개가 일주일이나 한 달을 주기로 새로운 책들로 교체되었고, 소설보다는 인문서적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당시 형은 책보다는 클래식 음반 수집에 더 몰두하고 있었다. (형은 무엇이든 관심을 가지면 편집광적으로 소유하려 드는 성향이 있는 듯했다.) 독서와 집필과정이 끝나면 곧장 동성로로 달려가 핫트랙스나 단골 음반매장에서 시디음반을 두세 장씩은 꼭꼭 샀다. 용돈이 궁한 날에는 감삼동 자택에 있는 책들을 헌책방에 팔아서라도 음반을 사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 같았다. 따라 서재에 꽂힌 책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었고, 언제부터인가 클래식 음반들이 서재의 대부분을 점령하기 시작했다.그런 관계로 형의 작업실엔 언제나 클래식의 감미로운 선율로 가득했다. 퇴근 후 형의 작업실에 들러 서로의 근황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시간, 한 잔의 포도주와 함께 필라델피아 크림치즈가 듬뿍 발린 식빵을 나눠 먹던 시간, '중국에서 온 편지(작가정신)'(난 개인적으로 이 중편소설을 형의 소설 중 최고라고 생각했고 현대문학 2002년 4월호에 '아버지의 아들, 혹은 권력의 비정함'이란 제목으로 짧은 감상문을 발표했다.)의 시나리오 작업에 관해 이야기 나누던 시간에도 항상 클래식 음악은 우리들의 귓전을 맴돌았다.(참고로 형은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클래식 마니아다. 록에서 재즈로, 재즈에서 다시 클래식으로 기호가 변해가는 것은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결코 피할 수 없는, 아니 더없이 자연스러운 순리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꽤 많은 돈의 원고료가 생기는 날에는 형은 제일 먼저 턴테이블과 앰프, 그리고 스피커와 시디 플레이어를 구입했다. 그것만이 (내가 아는) 형의 현시적인 저축이었다. 구입한 무언가를 되팔았을 때 제값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물건이 오디오라는 것이 형의 논리였고 경제였다. 따라 형은 다양한 앰프와 스피커를 소유하고 있었고 작업실에 있는 오디오는 몇 주를 간격으로 자택에서 가져온 또 다른 제품으로 교체되었다. 간간이 값비싼 진공관 앰프가 놓여 있기도 했는데 조그마한 유리관 속에서 따스한 음색에 맞춰 불빛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이 섬세한 기기는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신비로웠다.사족 하나.형과 클래식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니 문득, 예전 장정일 형이 나에게 건넨 이런 말이 떠오른다. "솔직히 작법서나 비평서 같은 것들은 소설을 쓰는 데 큰 도움은 안 되죠. 소설가가 되려면 소설을 많이 읽어야죠. 한 20년 정도 꾸준히 읽으면 나도 괜찮은 소설가가 될 수 있겠죠?"그 당시, 난 형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상상을 했던 것 같다.야구를 20년간 하는 것과 야구를 20년간 보는 것, 그리고 야구이론서를 20년간 읽는 것, 이 세 가지 중 어느 게 더 야구에 가까운 인생일까? 솔직히 고백건대 난 두 번째 인생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팝콘과 코크를 손에 든 채 환호와 야유를 쏟아내고, 때론 경기가 느슨해질 때면 녹색그라운드를 바라보며 가벼운 노래를 읊조리는 그런 여유로운 삶. 하지만 나란 무지몽매한 인간은 그런 삶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면서도 한 손엔 억척같이 글러브를 끼고, 주심에게 건네받은 공의 실밥상태를 조심스레 관찰한 다음, 포수의 오른손에서 흘러나오는 사인의 의미를 일일이 체크 분석한다.아, 나도 정말 형처럼 하루 종일 소설만 읽고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새로 나왔어요] 김선표 대사의 국제정치학과 국제법경제학 핵심이론 강의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을 위한 핵심이론을 원리체계에 따라 담은 책이다. 주탄자니아 대한민국 김선표 대사가 30여 년 외교관 노하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1부에서는 국제정치학의 발전, 외교사의 흐름 등 국제정치학의 핵심을 담았다. 2부에서는 국제법과 국내법 관계, 남북한 관계와 국제법 등 국제법 핵심이론을 다룬다. 3부에서는 거시경제정책의 이론적 기초 등 반드시 알아야 할 경제학 이론을 담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김선표 지음/박영사/2만8천원
[새로 나왔어요] 한낮의 미술관
예술 여행 전문 기획자인 저자는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한다. 책은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곳곳의 아름다운 도시와 그곳에 서린 예술가들의 자취를 따라가 보는 여정으로 채워진다. 저자는 유명 작품 앞에서 인증샷만 남기고 바쁘게 돌아서는 여행이 아니라, 예술가들의 열망과 사랑, 삶에 대한 애틋함 등 복잡하고 아름다운 감정을 따라 걷는 것을 제안한다. 책을 통해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보는 신선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강정모 지음/행복한북클럽/2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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