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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왔어요] 인생은 순간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나이를 먹었다 해도 계속 성장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어." 대한민국 대표 야구인이자 82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야구계에 몸담으며 현역 감독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성근이 80년 인생에서 배운 깨달음과 지혜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 그는 흔히 '야신'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지만 그는 신이라는 별명에 손을 내젓는다. 김성근에게 인생이란 결국 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김성근 지음/다산북스/1만8천원
2023.12.01
[새로 나왔어요] 미키7 반물질의 블루스
SF장편소설 '미키7'의 후속작이 출간됐다. '미키7'은 죽더라도 끊임없이 전임자의 기억을 갖고 복제인간으로 살아나는 미키의 일곱 번째 삶을 소재로 삼았다. 후속작은 전작에서 독자들이 궁금증을 자아냈던 나플하임의 토착 생명체인 크리퍼의 실체를 전면에 내세우고, 미키를 끊임없이 압박하는 사령관 마샬과의 반전 결말까지 전작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완성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에드워드 애슈턴 지음/진서희 옮김/황금가지/1만7천원
[새로 나왔어요] 기호와 탐닉의 음식으로 본 지리
이 책은 일곱 개의 음식을 통해 지리와 역사, 경제, 입맛과 산업 등으로 구성된 연결고리를 추적한다. 기름야자와 팜유, 사탕수수와 설탕, 포도와 와인, 카카오와 초콜릿, 바나나, 새우, 차나무와 홍차가 그것이다. 전 세계 소비자가 탐닉하게 된 작물들의 지리와 역사를 기호식품, 상품작물, 제국주의, 플랜테이션 등과 같은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고 소비자와 생산자,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조명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조철기 지음/따비/2만5천원
[새로 나왔어요] 사람 공부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로 동양고전 읽기의 새바람을 일으킨 저자가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관계 맺음의 도(道)를 전한다. 공자의 핵심 철학인 충(忠), 서(恕), 성(誠)을 바탕으로 61개의 꼭지를 통해 '나를 다스리고' '타인을 사랑하며' '날마다 성장하는' 지혜를 선사한다. '인간 공자'가 황제, 제자 농사꾼 등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며 얻은 지혜와 여러 해석을 전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조윤제 지음/청림출판/1만8천500원
[어린이&청소년 BOOK] 심야의 비밀 수영 클럽…값진 실패·도전 담은 성장담
인생 최대의 위기에 직면한 두 청소년이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돌파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은 누구도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 값진 실패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촉망받는 국가대표 수영 선수인 유영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큰 위기에 처한다. 국내 수영 대회에서 돌연 기절한 뒤로 슬럼프에 빠지게 된 것. 트라우마를 극복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수영을 그만둘 생각까지 하게 된 유영은 오랜만에 나간 학교에서 자신을 아이돌이라고 칭하는 동급생 재현을 만난다. 재현은 대뜸 유영에게 수영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한 달 뒤에 있을 아이돌 체육대회 수영종목에서 1등을 해 무명 탈출을 노리는 재현과 해외 도피 자금을 모으는 유영의 300만원을 건 절체절명의 비밀 수영 과외. 한 지붕 아래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소년과 소녀는 과연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을까?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하이은 지음/뜨인돌/172쪽/1만3천원
[어린이&청소년 BOOK] 내 마음은 소중해…'30가지 마음 운동법' 소개
낯선 감정을 다루지 못해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를 위한 '30가지 마음 운동법'을 소개하는 맞춤 그림책이다. 책은 놀이·체험 활동으로 구성해 스스로 자신의 정서를 인지하고 혼란스러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앙육자와 교육자를 위한 '아이와 말하기 연습' '활동 TIP' '명상 가이드' 등 다양한 부록도 수록되어 있다. 자녀를 위해 자신은 돌보지 못한 어른들 역시 이 책을 통해 성숙한 태도로 어린이의 감정을 다독이고, 분노나 우울한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극복할 수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마음챙김놀이터 글/안혜란 그림/피카주니어/88쪽/1만7천원
[신간] 국토박물관 순례 1·2…'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담지 못한 우리 역사의 진수
우리 시대 '문화 전도사' 유홍준의 새로운 시리즈다.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를 외치며 시작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출간 이후 30년, 답사기에서 담아내지 못한 우리 역사의 진수를 이번 책에서 차근차근 찾아간다. 유홍준의 새로운 답사기이면서 진화한 답사기인 셈이다. 역사의 현장을 두루 순례하고 소개해온 '유홍준만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통찰과 매력이 가득하다. 역사를 차근히 알아갈 수 있도록 답사지 소개와 더불어 해당 시대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곁들인다.이번에 펴낸 1~2권은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1권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시대를 비롯해 고구려시대의 핵심 유적을 다룬다.첫 번째 답사지는 연천 전곡리 유적이다. 세계 고고학 지도를 바꾼 획기적인 발굴이 이뤄진 곳으로 유명하다. 1978년 미국 병사 그레그 보엔이 이곳에서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동아시아에는 주먹도끼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기존 학설이 뒤집혔다. 이후 유적 전체가 공원으로 조성되고 전곡선사박물관이 들어서면서 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이자 배움터로 거듭났다. 연천 전곡리에 이어 순례는 전국 신석기 유적 중 역사적 가치가 있는 부산 영도의 패총으로 이어진다. 패총을 둘러보며 한반도 신석기시대를 밀도 있게 다룬다. 유적이 있는 영도의 유래와 내력뿐 아니라 부산의 대표적인 유적지와 박물관도 소개한다.울산 언양 대곡천도 깊이 있게 다룬다. 이곳은 역사 유적이 마치 고대의 보물처럼 숨겨져 있다. 특히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은 선사인들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귀한 문화유산이다. 그저 신기하게만 보이던 이 바위 그림과 글씨도 유홍준의 안내를 따라 살펴보면 옛사람들의 눈빛과 손짓이 살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어서 고구려 역사의 중심이었던 만주 압록강과 고구려의 첫 도읍이었던 중국 요령성 환인 지역을 탐방한다. 이후 만주 '집안'에서 여러 날 머무르며 역사의 향기와 압록강변의 서정을 느낀다. 그러면서 고구려 전성기의 유적인 태왕릉, 장군총, 벽화고분 등 '무덤 순례'를 마치고 광개토대왕릉비문을 소개하면서 1권은 마무리된다.2권 '백제, 신라 그리고 비화가야'는 백제와 통일 전 신라의 역사, 그리고 가야의 일부였던 비화가야의 이야기를 담았다.백제를 대표하는 답사처는 마지막 수도인 부여다. 실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인 '유홍준과 함께하는 부여 답사' 경로를 따라가며 백제 문화의 전성기와 최후의 장면을 그린다.탐방은 부여에서 통일 전 신라로 이어지며 경주 시내의 고분군을 소개한다. 대릉원 일대의 고분군은 신라 마립간 시기(356~500)의 유적으로, 금관을 비롯한 화려한 부장품들이 출토된 곳이다. 기존 답사기에서 다루지 않았던 핵심 유적을 이번 '국토박물관 순례'에서 만난다. 신라의 금빛 문화를 알린 금관총을 비롯해 금령총, 서봉총 등을 둘러본다. 이어 천마총과 황남대총에서 신라 금관의 특색과 유래를 연구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된 역사를 되짚는다. 마지막은 미완의 왕국 '비화가야'가 있던 창녕 지역의 풍성한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문화·정치적으로 신라에 종속된 것으로만 여겨졌던 가야의 문화를 깊이있게 설명한다. 특히 독자적이고 뛰어난 수준을 갖춘 고분 출토 유물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유홍준의 국토박물관 순례는 선사시대와 고대사를 다룬 1~2권을 시작으로 근현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대릉원에 자리한 천마총. 유홍준의 '국토박물관 순례' 1·2권은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을 생동감있게 소개한다. 유홍준 지음/ 창비/1권 324쪽·2권 316쪽/ 권당 2만원
[신간]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지브리 OST 거장과 뇌 과학자가 나눈 예술·감각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중심에는 음악가 히사이시 조가 있다. 그는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등 지브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그중에서도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OST로 사용된 '인생의 회전목마'는 한국 대중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히사이시 조는 영화음악을 포함한 작곡 활동을 하며, 지휘자로서 기량도 펼쳐왔다.이렇듯 대중에게 잘 알려진 음악가인 히사이시 조가 뇌과학자이자 해부학자인 요로 다케시를 만났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만남이라는 독특하면서도 생소한 조합이다. 예술가를 평론가 또는 같은 예술가가 이야기를 나눈 대담집은 종종 출판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서로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의 대화는 각자의 전문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들진 않는다. 대신 각자의 분야에 관한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서로 소통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음악의 어떤 현상을 뇌과학의 측면에서 바라보기도 하고, 뇌과학에서 연구하는 어떤 현상을 음악의 영역으로 끌어오며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간다.이 책에서 히사이시 조와 요로 다케시가 나누는 대화는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대담집에서 히사이시 조와 요로 다케시는 음악과 인간을 잇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결고리를 들여다본다. '인간은 왜 음악을 만들고 예술과 감각은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큰 틀의 주제 안에서 대화가 이뤄진다.이들은 인간의 몸과 마음은 어떻게 음악을 듣고, 좋은 음악의 조건에는 무엇이 있는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감각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이들의 이야기는 음악을 포함한 예술만 다루지 않는다. 과학·철학·사회학·인문학은 물론 곤충 생태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대화가 이어진다.책에선 음악이라는 큰 주제에서 더 나아가 감각에 대한 논의를 청각뿐만 아니라 시각·후각·미각·촉각 등 오감을 모두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몸의 여러 감각을 통해 우리의 세계를 내·외부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책에서 요로 다케시는 "오늘날 사람들의 나쁜 버릇은 무엇이든 언어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의식의 틀에 갇혀 발생하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잊고 있던 우리 몸의 감각을 다시 되살리자는 것이다. 히사이시 조도 "인간은 원래 민감한 반응이 가능했던 것으로 추측되고, 그 감각을 얼마나 간직한 채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한다"라며 "지금 감각은 명백히 쇠퇴의 길에 들어섰고, 거기서 비롯되는 문제가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역시 야생의 사고로 돌아가서 원래 인간이 가지고 있던 것을 일깨우는 생활방식을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질문을 던진다.특히 이들의 대화에서 눈에 띄는 점은 '서로에 대한 존중'이다. 히사이시 조는 뇌과학과 곤충 연구를 중심으로 한 해부학, 사회·문화적 비평에 있어서 요로 다케시의 전문 지식과 견해를 존중한다. 요로 다케시 또한 히사이시 조가 음악 이론, 작곡법 등에 관해 이야기할 때 적극적으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이웃집 토토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한국인에게도 사랑받은 애니메이션의 음악감독을 맡은 히사이시 조. 이 책에선 음악가 히사이시 조와 뇌과학자 요로 다케시의 음악과 인간에 대한 통찰력있는 대화를 만나볼 수 있다. 〈사진출처:히사이시 조 페이스북〉히사이시 조·요로 다케시 지음/이정미 옮김/현익출판/272쪽/2만원
[정만진의 문학 향기] 붉은 망아지
1975년 12월1일 우리나라 최초 국산차 모델 '포니'가 태어났다. pony는 체고가 144㎝ 이하인 '조랑말'을 가리킨다. 그 이상이면 horse, 우리말로 그냥 '말'이다. 즉 '포니'는 자사 제품을 '귀여운' 소형차로 여겨달라는 생산자 쪽 주문이었던 셈이다.단편 'The Red Pony'는 존 스타인 벡의 1933년 발표작이다. 이 소설은 영어 교과서에 종종 실렸는데, 흔히 '붉은 망아지'로 옮겨졌다. 조랑말과 망아지는 전혀 다르다. 소설 속 pony를 역자는 '귀여운 조랑말 망아지'로 인식한 모양이다.주인공 소년 조디에게 아버지가 망아지 한 마리를 선물한다. "먹이도 잘 주고, 우리도 깨끗하게 치워줘라." 아버지에게 조디가 묻는다. "내 거예요?" 그날부터 다른 아이들이 조디를 존경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것은 당연하다.그동안 아이들은 조용한 조디를 겁쟁이 취급하며 깔보아 왔다. 그런데 오늘부터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느껴진다. pony를 소유하고 있다! 재갈, 안장, 말총 등을 갖추고 말 위에 올라탄 조디는 자신들과 차원이 다른 세계의 위엄이다.밝은 어느 날, 조디는 망아지를 마구간에서 꺼내어 햇볕을 쬘 수 있게 해놓고 등교한다. 그런데 수업 중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하교하는 대로 부랴부랴 돌아와 보니 망아지가 잔뜩 비에 젖은 채 부들부들 떨고 있다. 다음 날 아침, 망아지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놀라서 찾아보니 덤불 속 빈터에 누워 있다. 검은 말똥가리들이 빙빙 공중을 맴돈다. 조디는 망아지 머리맡에 앉아 '때'를 기다리는 큰 말똥가리의 날갯죽지를 힘닿는 대로 잡아당겨 끌어내린다. 조디는 제 몸집만큼이나 큰 말똥가리와 사투를 벌인다. 이윽고 새가 죽는다. 조디는 죽은 말똥가리를 때리고 또 때린다. 아버지가 "말똥가리가 망아지를 죽인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한다. 조디가 대답한다. "그건 나도 알아요!" 우리나라 국어 교과서에 이효석의 '사냥'이 수록되던 때가 있었다. 그 무렵에는 학교가 학생들을 동원해 산을 에워싸고 짐승을 잡았다. 생명 경시는 일반적 풍조였고, 교육자가 학생에게 아무렇게나 비교육적 행위를 강요해도 괜찮던 시절이었다.말똥가리가 망아지를 죽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망아지가 죽기를 기다린다는 점만으로도 말똥가리는 잔인의 극치이다. 약자를 억눌러 사익을 취하는 '인간 말똥가리'가 발을 붙일 수 없는 진정한 민주사회의 만개를 기다린다. 〈소설가〉정만진 소설가
[신간] 별 아이가 보낸 편지…지구별에서 고운 꿈 꾸기를 바라는 사랑의 마음
대구 아동 문단 원로이자 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한 이선영 시인의 네 번째 동시집 '별 아이가 보낸 편지'가 출간됐다. 맑은 감성의 동심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그려온 시인의 이번 동시집은 순수한 별 아이의 눈빛으로 빚어낸, 시인의 더욱 깊어진 사랑의 마음을 83편의 작품으로 담았다. 가족 사랑, 자연과의 대화, 우정, 꿈, 상상의 세계, 지구 사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표현한 온기 넘치는 동심의 시 세계가 행복과 즐거움으로 읽힌다."안녕,/ 너희는/ 참 좋겠구나!/ 어쩌면 그렇게도 아름다운 곳에 사니?/ 바다를 끌어안은 산들은/ 팔뚝마다 힘줄이 불끈 섰고/ 푸른 숲엔 새들이 날아오르고/ 부드러운 풀 위에 노는 동물들/ 따스한 햇살에 피어나는 꽃과/ 철 따라 익는 달콤한 과일/ 호수 위에 뜬 흰 구름/ 맑게 흐르는 강도/ 여기에는 없어,/ 별 아이가 전하네./ 지구란/ 별에 살면서/ 별만 찾는 사람들/ 네가 찾는 그 별은 아름다운 나란 별이겠지." 신현득 아동문학가는 "이선영의 시에는 자연이나 사물과의 대화에서 생산된 것이 많다. 이들 자연은 철저히 인격화돼 있어서, 자연 나름의 생각과 언어를 가지고 있다. 자연과 인간, 자연과 자연끼리의 대화를 서로 즐기는 판타지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에서 깨달은 사유가 담긴 시편에서는 시인의 맑은 동심과 원숙한 시심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추녀 끝에 매달려 헤엄치는/ 물고기 한 마리//…// 먼 바다로 가고 싶은가/ 뎅그렁 뎅그렁."특히 '별 아이가 보낸 편지'에는 사랑의 주문이 담겨있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가, 어린이였던 지금의 어른이, 아름다운 우리 지구별에서 언제까지나 고운 꿈을 꾸며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기를 바라는 별 아이 이선영 시인의 따뜻한 당부가 담긴 고마운 편지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이선영 지음/류제비 그림/북랜드/128쪽/1만3천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1.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2. 트렌드 코리아 2024(김난도 외)3.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4.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아르투어 쇼펜하우어)5. 퓨처 셀프(벤저민 하디)6. 작별하지 않는다(한강) 7.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아르투어 쇼펜하우어)8.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 2(설민석 외)9. 에그박사 11(에그박사)10. 손실 없는 투자원칙(남석관) <예스24 제공>
[책 속의 길] 비트코인, 그리고 달러의 지정학
어린 시절 나의 아버지는 미군부대 군무원이셨다. 그래서 가끔 대구 소재 미군 부대 축제에서 피자와 핫도그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1970년대 후반, 좋지 않은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기름지고 달콤한 음식과 푸른 잔디는 천국 같아 보였다. 미국 사람들의 생각은 우리보다 우월해 보였다. 50년 정도 지난 지금, 미군이 왜 여기 있는지 알게 되었지만 그들이 무슨 생각으로 여기에 있는지는 알기 힘들었다. '비트코인, 그리고 달러의 지정학'은 2008년 금융위기와 비트코인의 출현이 달러무역시스템의 구조가 왜 모순인지 어떤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는지 경제전문가의 눈으로 지정학적 인문학적 현실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2009년 비트코인 출현 후 14년 만에 개혁의 대상인 월가 금융이 채택을 선택한 것이다. 세계 경제 특히 화폐경제의 행태와 범위가 확장되고 신용의 정의, 유통이 다양화되면서 국가의 중앙은행의 권위, 정부 규모 등을 조정받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보면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우리가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은 사실상 코리아 스탠더드를 생산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 스타가 한번 나오기만 하면 그 종목은 한국인들이 휩쓰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잠재력은 세계 최고라 느낀다. 분명히 크립토 경제는 한국인 특유의 적응력 수용력을 백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다. 만약 미국보다 빨리 자산 유동화 주주 토큰 거버넌스 웹 3비즈니스가 자리 잡는다면 나의 어린 시절처럼 미국을 마냥 부러워하며 받아들여야만 하는 처지가 아닌 새로운 국가 시스템을 수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미국 시스템에 변화를 주어 세계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얼리어답터가 많고 신기술의 테스트 베드로서의 한국은 사실상 모티베이터로서의 역할도 독보적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마지막 고지는 미국의 달러 시스템보다 앞선 한국형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고 성공하면 뉴노멀이 될 것이다.강재욱<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 학모봉사단·(주)동양강철 대표>강재욱
2023.11.24
[신간] 다시 진보의 길을 묻다…위기의 진보진영, 연대와 협력이 답이다
진보정치의 위기는 언제부터였을까. 진보정치의 위기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의 혼란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요즘, 위기의 진보정치를 진단하고 진보의 재구성을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진보진영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현재의 한국 정치를 바꾸지 않는다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을 담은 윤영상의 책 '다시 진보의 길을 묻다'가 그것이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쳐 민중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 활동을 줄곧 해온 저자가 진보정치의 위기와 재구성에 관한 오랜 시간의 고민을 정리한 책이다.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 이후부터 싹텄다며 "그런 생각이 발전하는 데는 고 노회찬 의원과 치열한 토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이자 '창작과 비평' 편집주간은 "'다시 진보의 길을 묻다'는 진보에 대한 자족적 사유에 머무르지 않고 이 고통을 감당한 성과"라면서 "저자는 노회찬 의원을 이러한 노력의 선구자로 보았고, 그 맥락에서 노회찬 의원을 자주 소환했는데, 윤영상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상황에 기초해 진보의 의미와 실천 방향을 재구성했다"고 말한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역사가 목적을 상실한 시대에 진보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물으며 "진보의 재구성 없이 진보는 없다"면서 "여러 얼굴의 '진보' 안팎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하며 살아온 저자가 자신의 궤적 또한 되돌아보며, 자신의 얼굴이기도 한 '진보'의 과거와 현재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자 하는 애정 어린 시도"라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7단원으로 구성돼 있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과 역사적 맥락을 다룬 '진보와 보수', 광복 직후부터 이른바 '촛불혁명'이 일어난 최근까지 한국 진보정치의 궤적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한국 진보정치의 역사와 현실', 지난 대선을 심층분석한 '다시 보는 2022년 대선 결과', 최근 민주당과 정의당의 위기를 집중 조명한 '진보정치의 위기와 혁신 논란', 4차 산업혁명과 기후위기, 재난, 전쟁 등 지구적 위기와 시대적 과제를 다룬 '시대적 과제와 진보정치', 마지막으로 진보정치의 나아갈 길을 모색한 '진보정치의 혁신과 재구성'이다. 저자는 먼저 "현재 보수와 진보라는 개념이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보면, 그것이 정말 정치발전의 표식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합리적 토론보다 흑색선전과 가짜뉴스, 군중심리와 포퓰리즘의 극한대결을 뜻하는 용어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서로 적대하고 혐오하는 극단적 정치문화 속에서 진보정치와 보수정치 간의 합리적 경쟁이란 불가능하다. 그들이 합리적 경쟁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드는 사회적 환경과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또한 낡고 잘못된 구조를 바꿔야 할 진보가 기존 질서의 일부가 되어 '진보'라는 이름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며,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대 상황에 맞는 진보적 가치를 정립하고 실천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전쟁과 평화는 진보가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시대적 과제로, 그런 시대적 과제를 거부한다면 그들은 '진보'의 이름으로 '기득권'을 정당화하는 '보수'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한다.저자 윤영상은 1964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광주 대동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으로 투옥·제적됐으며, 석방 후 인천·경기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현재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평화네트워크 운영위원, 포럼 평화공감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이 책은 광복 이후부터 이른바 '촛불혁명' 시기까지 한국 진보정치의 궤적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사진은 촛불 이미지. 윤영상 지음/나무와숲/294쪽/1만7천원
[신간] 시간 속으로…동서양 넘나들며 여행지 풍경 담은 수필의 세계
박기옥 수필가의 테마 수필집. 박 수필가가 여행지에서 쓴 여행 수필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이번 수필집에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떠난 여행지에서 보고 느낀 것과 그곳의 풍경을 담은 수필을 엮었다.1부에선 4천500년 전 이집트와 스페인을 들여다보고, 2부에선 2천200년 전 인도양으로 들어가 중국 문화를 경험한다. 3부에는 1890년의 프랑스로 간다. 이곳에서 저자는 고흐의 마지막 작품 '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만난다. 국내 여행지를 소재로 한 작품과 해외 여행지를 소재로 한 작품을 적절히 배치해 독자들은 고대와 현대,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수필집에는 글뿐만 아니라 수필가 조명래의 그림도 함께 실어 여행지의 모습을 한 편의 영상처럼 펼쳐 보인다. 독자들이 글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며 글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저자는 "오래전부터 나는 내 글에 그림을 만나게 해 주고 싶었다. 너무 설치지 않고, 저 혼자 바쁘게 가지도 않으며, 찬찬히 내 글과 손잡고 가는 그림을 꿈꾸었다"며 "어쩌면 태초에 글과 그림은 음악에서의 가사와 멜로디가 아니었을까. 글을 쓰는 내내 아름다운 멜로디에 끌려 행복했다"고 했다.박기옥은 대구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주강을 맡고 있으며, 수필집 '아무도 모른다' '커피 칸타타' '쾌락의 이해' '아하'를 출간했다. '김규련 문학상' '서정주 문학상' '대구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대구수필가협회 회장을 지냈고,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한국수필가협회 운영이사를 맡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박기옥 지음/학이사/224쪽/1만6천원
[신간] 해월, 길노래…이하석 시인이 시조로 쓴 '최보따리 선생' 전기
한국시단을 대표하는 이하석 시인의 서사시집이다. 시가 아닌 시조의 형식을 빌려 동학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의 삶과 행적을 다룬다. 해월을 다룬 서사시집으로서는 최초다. 이번 시집에는 해월의 일대기가 한편의 서사로 이어진다. 출생부터 젊은 시절의 행적, 지명수배를 받아 피신을 다니면서도 수많은 이들에게 끊임없이 포교하는 모습 그리고 체포되어 교형에 처하는 마지막까지, 해월의 전 생애를 씨줄과 날줄로 묶어 펼쳐 보인다. 시편마다 해월의 올곧은 삶과 정신이 오롯이 드러난다.해월은 어린시절 부모를 여의고 흥해, 신광 등지를 떠돌며 머슴살이와 제지소 심부름꾼을 하며 힘겨운 시절을 보냈다."종천지통(終天之痛) 떠돌이/ 사방으로 놓여났네/ 어린 누이와 친척집으로 머슴으로// 그 길에 절로 이어져/ 천지간의 길 엮었네"('소년기' 전문)궁핍한 삶을 이어가던 해월은 산골 마을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며 세상사를 익혔다. 이후 포항 검곡에 정착하며 젊은 시절을 보낸다. "산간오지도 그에겐/ 세상 향한 문간이었네// 깊고 먼 골짜기 밭고랑 일구어서// 그 고랑 구불구불한 뭇 길들과 이었네"('검곡' 전문)검곡에 머물던 해월은 35세 되던 1861년 경주 구미산 용담에서 동학 교주 수운 최제우가 새로운 가르침을 편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 동학에 입도한다. 이후 스승인 수운의 가르침을 받으며 입도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아 도통(道統)을 물려받아 동학의 2대 교주가 된다."검곡~구미산 산길 열어/ 수운과 이었네// 단전밀부(單傳密府)는 검은 바다의 달빛 그물// 이후로 그의 생애는 파도 낚는 어부였네"('도통' 전문)하지만 수운이 조선 조정에 의해 참형을 당하고 해월은 수차례 지명수배를 받아 평생을 '도망자의 삶'을 살아간다. 특히 보따리를 멘 채 백두대간 산간에 몸을 숨기고 다녀 '최보따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보따리로 전전했네 머슴으로 일관했네/ 일하는 사람이 바로 한울림이라고/ 기어이 한울님 일을 맡은 머슴 교주라네"('최보따리' 전문)추적을 피해 다니는 도망자의 삶이었지만 해월은 가는 곳마다 포교에 힘을 쏟았다. 무엇보다 독특한 우주관과 인간관, 자연관을 더욱 심화시켜 근대정신의 획기적인 전환을 예고하는 '인간 평등과 만물을 한 덩어리로 담는 큰 사상'을 온 몸으로 펼쳐 보였다. 그의 가르침은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동학은 다시 일어서 꿈틀거렸다."수운의 가르침 낱낱이 구송하여/ 제자들 또박또박 받아쓰게 하네/ 그 교시 차곡차곡히 보따리로 여몄느니"('구송口誦' 전문)고단한 삶이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해월은 결국 1898년 3월 원주에서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 그해 6월 2일 교수형에 처한다."쫓기고 쫓기고 쫓기고 또 쫓겨도/ 우리 삶 한복판의 마당놀이 안 벗어나// 이 마당 한복판에서/ 꽃처럼/ 떨어지네"('처형' 전문)이하석 시인은 "해월은 오래된 '과제'였다. 대학시절부터 '도망자의 삶'을 살면서 '역사 참여'를 실천한 아이러니한 행적을 서사화하려 했지만, 이루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이제) 그를 통해 내 속 꿈틀대는 질문과 대답으로 흐르는 길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월의 가르침이 지금, 이 시대에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며 시집을 맺는다."도바리로, 여전히 최보따리로 흐르는/ 고난 광휘의 물물천(物物天) 사사천(事事天)의 길// 이 길로 분단 꿰매어 후천 한마당 펴세"('다시 한길로' 전문)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해월 최시형의 생전 모습. 이하석 시인의 서사시집 '해월, 길노래'는 시조의 형식을 빌려 동학 2대 교주 해월 최시형의 삶과 이력을 다룬다. 이하석 지음/ 한티재/88쪽/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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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직터뷰] 서원만 화가 "성당 스케치화가 사회에 온기를 전하는 매개체가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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