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 1호선 연장 공청회…경산·영천 주민 ‘거센 반발’

  • 최시웅·김민진·안성태
  • |
  • 입력 2026-07-31 18:49  |  발행일 2026-07-31
2032년 목표, 2천670억원 규모 기본계획안 윤곽
노선 변경 둘러싸고 지역별 주민간 온도 차 선명
경북도 “실시설계 단계까지 보완책 마련할 것”
31일 오전 경북 영천시 금호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에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시웅기자

31일 오전 경북 영천시 금호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에 주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최시웅기자

31일 경북 영천시와 경산시에서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가 연이어 열렸다. 오는 9월 문을 여는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과 연계해 인구소멸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인프라로 주목받았으나, 정작 노선 기본계획안이 윤곽을 드러내자 각 지역마다 선명한 입장차를 보이며 강한 반발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 '14.1% 증액' 사업 백지화 막을 마지노선


이날 발표된 노선안은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역에서 경산시 하양읍 동서리(Y1 정거장)를 거쳐 영천시 금호읍 교대리(Y2 정거장)까지 총 5.72km를 연장하는 계획으로, 2032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추정 사업비는 2천670억원으로, 예비타당성 심사 당시 제시된 금액(2천341억원) 대비 약 14.1% 증액된 규모다.


이번 기본계획안은 예비타당성 조사 노선과 비교해 하양·금호읍 모두 정차역과 선형이 북측으로 이동하면서 '지역 단절'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하양 구간의 경우 정차역 위치 조정에 따라 노선이 시내 및 주거지 인근을 관통하게 됐고, 금호 구간 역시 교대리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는 선형으로 변경됐다.


이 같은 노선 변경에 대해 용역사인 삼안<주> 측은 '15% 예산 한계'와 '지장물 저촉 배제'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장부식 부사장은 "대형 주유소와 상가, 지중 가스관 등 고가 지장물을 배제하고 교대리 일대 17가구의 집단 철거를 막기 위해 노선을 북측 농경지로 우회시켰다"며 "사업비를 절감해 예타 대비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노선 재조정이었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 역시 '타당성 재조사' 기준을 거론하며 예산 증액의 현실적 한계를 분명히 했다. 경북연구원 김근욱 박사는 "비수도권 철도 사업이 총사업비 15% 이상 증액되어 타당성 재조사로 넘어가면 사실상 사업 백지화로 이어진다"며 "현재 예타 대비 사업비 증액률을 14.1%로 간신히 맞춘 것은 사업 자체를 살려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우 대구대 교수(토목공학과) 역시 "예타 통과 이후부터 진짜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지혜와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라며 "한정된 예산 테두리 안에서 피해를 저감하는 정교한 설계를 다듬는 한편, 신설 역사(Y1·Y2)를 중심으로 한 역세권 개발과 도시계획을 병행해 인프라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경북도 제공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경북도 제공

◆ 영천 "마을 양분 토공 반대"…경산 "희생 강요 원안 환원"


그럼에도 현장에서 터져나온 시민들 반응은 격렬했다. 오전에 열린 금호읍 공청회에서는 마을을 분할하는 구조물 형태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노선이 금호읍 교대리마을을 양분하고, 열차가 지상을 그대로 지나는 '토공' 방식으로 조성되는 데 따른 반발이 일었다.


금호읍 교대3리 이장 구본준씨는 "동네가 반으로 갈라지는 것을 어느 주민이 이해하겠느냐. 중국에서 지붕 위로 케이블카 타고 다니는 것과 다를 게 없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교대리 주민 이모씨 역시 "아무리 암거(박스 구조물)를 뚫어 길을 낸다 한들, 높다란 흙벽이 들어서는 순간 마을의 생활권과 영농 환경은 완전히 단절된다"며 전 구간 교량 건설을 촉구했다.


31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에서 경산시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최시웅기자

31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금호) 연장 광역철도 기본계획안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에서 경산시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최시웅기자

오후 경산시 하양읍에서 열린 2차 공청회 분위기는 더욱 과열됐다. 경산시의회와 하양읍 주민들은 "하양 연장선 개통에 따른 적자 보전으로 매년 100억원의 운영비를 납부하는 상황에서, 영천을 위한 연장사업에 경산 땅이 76%나 편입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변경 노선이 하양 지역 1천300여 세대 아파트 단지 인근을 지나게 되면서 재산권 및 소음·진동·조망권 침해 우려도 제기됐다. 한 시민은 "영천의 편의만을 고려해 경산 시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기본계획안을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예타 당시 수립된 '원안 환원'과 함께 경북도의 운영비 책임 이행을 강력히 촉구하며 결사반대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경북도 측은 "현재 기본계획은 사업의 큰 틀과 노선축을 결정하는 초기 단계로 완전히 확정된 노선이 아니다"라며 "총사업비 15% 한도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향후 실시설계와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통로 박스 확대, 방음벽 설치, 부분적 구조물 조정 등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자체 간 재원 분담 및 운영비 논의에 대해서도 "향후 시·도 간 건설·운영 협약 체결 과정에서 주민들과 지자체 의견을 적극 반영해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 이미지

최시웅

현장의 질문을 끝까지 따라가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김민진

안녕하세요. 영남일보 김민진 기자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안성태

안녕하세요. 안성태입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