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지만, 평생 농사에 전념해온 농민들의 노후를 지탱할 안전망은 흔들리고 있다. 농지 거래가 단절되면서 보유 농지를 처분해 노후 자금을 마련하려던 길은 막혀버렸다. 게다가 농지를 담보로 노후 생활비를 지급받는 농지연금마저 신청 후 수령까지 3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실정(9월8일자 영남일보 5면)이다. 덩달아 고령 농민들은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는 현 정부의 농지법 개정 이후 강화된 규제와 농지연금 예산의 구조적 한계가 주요 원인이다. 투기 방지를 위해 도입된 농지 취득 및 거래 자격 강화는 결과적으로 실경작자 간의 정당한 거래마저 얼어붙게 했다. 농지 전수조사는 농촌 현실과의 괴리로 인해 임차농의 생계 위협, 농지 가격 하락 및 거래 절벽, 행정 과부하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로 인해 팔고 싶어도 농지를 처분하지도 못한 농민들은 마지막 수단으로 농지연금을 찾지만, 예산 부족과 신청 폭주로 인해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농민의 노후생활 안정은 개별 가구의 문제가 아니다. 농촌 소멸과 함께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국가적 과제다. 정부와 지자체는 현실을 직시하고 즉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선, 농지연금 예산을 대폭 증액해 대기 기간을 최단기간으로 단축해야 한다. 또한 실효성 있는 농지 유동화 대책이 필요하다. 청년농 및 전업농에게 농지를 매매·임대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국농어촌공사의 농지은행 사업을 확대해 경직된 농지 거래 시장에 숨통을 터주어야 한다. 실경작자와 고령 농민을 위한 농지거래 규제의 합리적 개선은 필수적이다. 평생 식량 안보를 지켜온 농민들이 노년의 빈곤 속으로 내몰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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