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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제정 '국민 생명과 안전 위한 일'
"4명의 간호사가 방호복을 입고 50명의 환자를 담당하며 2주간 일 평균 1만5천보를 걸었다."2000년 3월 국가 감염병 전담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자원했던 김성덕 간호사의 수기 내용이다. 김 간호사는 2주간 밤낮으로 대구경북에서 발생한 확진자를 돌봤다. 김 간호사처럼 대구경북에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했고, 당시 전국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그 결과 대구경북은 지금처럼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3년째 접어들었다. 이를 통해 간호사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구경북의 경우 인구 1천명당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가 크게 부족하다. 대한간호협회가 발간한 '2020 간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9년 현재 대구경북은 인구 1천명당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가 각각 5.2명과 3.6명 수준에 불과하다. 대구는 서울·부산(각각 5.5명)이나 광주(6.0명)보다 낮다. 경북은 전국 평균인 4.2명보다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대구경북에는 매년 3천여 명의 신규간호사가 배출된다. 하지만 근무여건이 더 나은 부산이나 울산, 수도권 의료기관을 찾아 지역을 떠나고 있다. 외국에선 보통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돌보지만 우리나라 간호사는 1명이 보통 20∼30여 명을 돌봐야 한다. 간호사들은 밥 한 끼 제때 먹지 못하고 화장실 갈 여유조차 없을 정도다. 그래서 방광염과 위장병을 달고 산다. 병원간호사회가 매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병원간호인력 배치현황 실태조사'를 보면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신규간호사의 사직률은 급상승하고 있다. 2016년 33.9%에서 2020년 47.7%로 5년 새 13.8%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임신, 출산, 육아 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아 30세 안팎이면 병원을 떠나 간호사 면허를 '7년짜리'로 부른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코로나19의 최전선을 간호사들이 지켜왔다.여야 국회의원 3명이 앞다퉈 간호법안을 지난해 3월 발의한 것도 신종 감염병 대유행에 의한 국가적 재난과 공중보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려면 간호사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해 많은 숙련 간호사를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여기에다 달라진 보건환경 속에서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의 효율적이고 적절한 간호·돌봄 서비스가 의료기관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체계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간호 관련 법체계를 정비해야 할 필요성도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1년여를 끌어왔던 간호법안의 처리를 일단락지었다. 앞서 진행된 법안심사소위에서 4차에 걸친 심도 높은 토의 끝에 여야 합의로 조정안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를 두고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지역 의사 단체들은 간호법은 간호사들의 이익만을 위한 법이라며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진료행위를 하고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그러나 간호법 제정안 그 어디에도 간호사가 독자적 진료행위를 하거나 임의로 진료업무를 한다는 내용이 없다. 또 간호법은 간호사의 이익을 위한 법이 아니다. 특히 간호법은 간호의 전문화와 환자 안전을 위해 환자당 간호사 적정 배치와 적정 업무 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한 법이기에 전체 간호사의 70%를 차지하는 2030 세대가 환자 간호 시 보람과 자부심을 갖게 해 숙련된 간호사로 남게 할 수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통과만 남겨놓고 있는 간호법 제정을 계기로 우수한 숙련된 간호 인력 양성과 적정한 인력이 배치되고 간호사 처우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서순림<경북대 간호대학 명예교수>서순림(경북대 간호대학 명예교수)
[기고]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 논의가 불편한 이유
지난 4월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는 국무총리까지 참석한 가운데 대구와 구미시간에 해평 취수원을 공동이용한다는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서' 업무협약 체결식이 거행됐다. 그래서 대구지역의 많은 언론들이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가 타결됐다고 반기는 기사를 싣고 있다.불편하다. 대구의 취수원 구미 이전은 여전히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 취수원 이전은 지금 한참 문제 제기가 되고 있는 낙동강 녹조 독소 문제는 해결해주지 않는다. 구미 해평도 녹조 문제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낙동강 녹조 독이 든 농산물 문제 또한 마찬가지로 해결 불가다. 이 문제는 낙동강을 재자연화 해야만 해결된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 낙동강을 흐르는 강으로 되돌려놓을 때만이 낙동강 녹조 문제는 해결된다. 흐르는 강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면 취수원 이전이 가능할까? 대구 취수원 이전은 낙동강 보로 엄청나게 많아진 강물이 있기에 가능한 기획이었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 낙동강의 수량이 적어진다면 구미가 과연 대구에 물을 줄 수 있을까?그리고 대구 취수원 이전은 공짜가 아니다. 대구 구미간 55㎞의 도수로를 깔아야 한다. 문산·매곡취수장의 초고도설비 비용까지 합치면 그 비용이 7천199억 원이나 된다. 새로운 토건공사가 필요한 일이다. 국민 세금이 또 쓰여야 하는 일이다.대구시민들에게도 마냥 반가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값이 인상된다. 광역상수도체계에 편입되기 때문에 수자원공사에 물을 더 비싼 값을 주고 사와야 한다. 원수값이 톤당 53원에서 톤당 234원으로 인상된다. 그 인상분의 부담은 고스란히 대구시민들에게 전가되게 된다. 수돗물값이 인상된다는 것이다.녹조 문제가 여전하고 수질이 더 획기적으로 좋지도 않은 물을 얻기 위해서 7천199억 원이나 되는 국민 세금이 또 쓰여야 하고, 대구시민은 더 비싼 물값을 내야 하는데도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대구시민들이 마냥 좋아할 일일까?구미산단의 미량의 유해화학물질 문제는 무방류시스템으로 풀어야 한다. 환경부가 이미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구미산단의 화학물질이 낙동강을 원천적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해야만 안전한 수돗물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어서 청산가리 100배 수준이라는 녹조 독소 문제 또한 해결할 때만이 대구시민이 정말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이다.대구시는 취수원을 구미로 이전해놓고 중류권 낙동강 관리에 손을 놓을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하류에 더 많은 오염부하를 안길 것이 아니라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 길은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은 아닌 것이다. 우선 낙동강을 재자연화해 낙동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 자연성과 자정작용이 살아 있는 강으로 만들어놓고, 구미산단의 화학물질을 무방류시스템으로 잡아낸다면 낙동강은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강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상류와 중류 하류의 영남인이 낙동강을 그야말로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길만이 영남인이 사는 길이요,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는 길이요, 낙동강의 뭇 생명들이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인 것이다. 그 길을 위해 매진할 일이다. 낙동강과 영남인 그리고 낙동강의 뭇 생명들이 진정으로 함께 살기 위해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
[특별기고] 대만은 전 세계 코로나19 방역의 최고 동반자
코로나19 전염병은 2020년부터 폭발적으로 발생하여 현재까지 2년 동안 지속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1억5천만명이 감염됐고 265만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각국이 코로나19 충격의 대응에 급급할 때 대만의 우수한 방역 성과와 세계 각국의 자발적 지원 행보는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여 전염병에 맞서 대항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만의 국제사회에서 선한 힘을 입증한다. 전염병 발생 기간 대만은 인도주의 정신을 충분히 발휘하여 전 세계 80여 개국에 5천400만장의 마스크 및 각종 방역 의료물자와 장비를 기증하며 'Taiwan Can Help, and Taiwan is Helping'의 정신을 보여주었다. 2021년 5~7월 대만은 갑작스럽게 확진자 수가 늘어났고 백신 또한 부족해 사태가 심각해졌다. 다행히도 미국과 일본, 유럽 4개국이 잇따라 백신 820만여 도스를 쾌척하며 급한 불을 끄기 시작했다. 또한 경북 구미시청도 자발적으로 KF94 마스크 3만장을 자매시인 타오위안시로 기증하는 등 이웃 국가들이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며 전염병에 대응하는 '양선(良善)순환'을 보여주었고 이는 세기의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되었다. 대만은 2003년 사스에 대응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1월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신속한 차단 및 방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국산 백신 및 약품 연구개발 효과를 보고 있다. 2년여간 정부와 국민의 협력으로 생활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졌고 또한 전염병으로 인한 전 세계 산업체인의 재편 및 대만 반도체 등 제품의 국내외 수요가 늘어나며 경제성과도 눈에 띄게 증가해 2020년 대만의 GDP 성장률은 2.89%, 2021년 6.45%, 2022년 4.4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대만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예전보다 크게 늘어 한국보다 더 높은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대만정부는 중증제로, 경증의 효과적 관리, 중증 환자를 돌보는 새로운 대만 모델을 채택해 '정상 생활' '적극적 방역' '온건한 개방'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는 코로나19의 위협, 백신 공급 및 코로나 이후의 일상 회복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에 각국은 협력하고 서로 지지해야 한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선 전 세계 보건 방역 네트워크에 어떠한 빈틈도 없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하였다. 대만은 전 세계 신흥 전염병 감시 및 경보시스템에 있어 전 세계와 손을 맞잡고 전염병 이후 경제 회복을 촉진하기 위한 좋은 동반자다. 우리는 계속해서 구체적인 행동으로 각국과 협력하여 백신 및 약물 개발을 위한 교류 협력을 진행하고, WHO를 비롯한 각국과 함께 난관을 헤쳐나갈 것이다.대만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열리는 세계보건기구총회(WHA)에 초청받았으나 2017년 이후 5년째 초청받지 못해 대만 인구 2천350만명의 기본건강권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에 전문지식과 경험을 기여할 기회 또한 박탈되었다. 제75차 WHA는 5월22일부터 28일까지 제네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WHO 및 관련 당사국들은 대만이 WHO의 각종 회의와 메커니즘 및 행사에 완전히 포함될 수 있도록 지지해주길 기대한다. 뿐만 아니라 WHA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요청해주길 바란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대만이 국제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한국의 친구들에게 간절히 호소한다.린천푸 (주한타이베이 대표부 부산사무처 총영사)린천푸 (주한타이베이 대표부 부산사무처 총영사)
[기고] 세계가스총회로 쏠리는 눈
'정중동'이라고 해야 할까? 올 초부터 계속된 선거와 '검수완박' 등 각종 정치적 이슈들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산업계의 시선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대구에서 열리는 제28차 세계가스총회로 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월 말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전 세계가 물가상승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고, 이러한 문제들이 이번 총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장기전에 접어들었고,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해 왔던 유럽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세계는 에너지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는 서방국가의 제재에 맞서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추가로 감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독일은 천연가스의 러시아 의존도가 50%를 넘는 데다, 특별한 대안이 없어서 화석에너지를 대표하는 석탄으로 이를 대체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수급 불안정은 주요 에너지 생산국이 아닌 이상, 이미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에게도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한편, 세계가스총회는 국제가스연맹(International Gas Union)이 주최한다. 여기에 가입된 회원사들이 세계 천연가스의 90% 이상을 공급해 왔다고 한다. 엑손모빌(Exxon Mobile), 쉘(Shell), BP(British Petroleum), 카타르 에너지(Qatar Energy), 우드사이드(Woodside), 셰니에르(Cheniere Energy) 등 이름만 들어도 쉽게 알 수 있는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대부분 참가한다. 또한, 에너지 분야의 저명인사들과 현업 종사자, 학자 등 300명 이상이 70여 개 분야에서 연구내용을 발표하고 수백 명이 토론에 참여한다. 자연스럽게 이들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년마다 개최되는 총회에서 최근 몇 년간은 주로 화석연료의 규제 확대에 따른 천연가스의 역할,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천연가스의 협업방안 등 이른바 에너지 전환시대(Era of Energy Transition)에 발생하는 각종 이슈들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그래서 제28차 세계가스총회의 주제도 '가스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미래(A sustainable Future- Powered by Gas)'로 정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가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이번 사태와 같이 특정 지역에 공급되거나 특정 에너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국가가 어느 한순간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식량안보' '에너지 안보' 등의 용어가 생겨난 것이다. 우리나라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도 안정적 수급을 염두에 둔 에너지 안보에 우선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점도 이러한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천연가스의 공급과 소비의 주체들이 한 곳에 모이는 세계가스총회에서는 현 위기 상황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분석과 대안들이 제시될 것이다. 이러한 최근의 상황들을 살펴봤을 때 이번 세계가스총회는 전문가와 업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주목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이현모 (대구시 세계가스총회 지원단장)이현모(대구시 세계가스총회 지원단장)
[기고] 대구의 5·18
"대구에 무슨 5·18민주화운동 관련자가 있어요" "광주에서 이사 왔나요" "김대중씨와는 어떤 관계인가요" 하면서 내 몸 전체를 아래위로 쳐다보는 황당한 경우를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다. 5·18민주화운동은 전두환 외 반란 군부의 권력장악 음모에서 비롯된 내란 행위를 저지하고자 전국적으로 일어난 민주화 투쟁이자 전국민적 저항운동이었다. 대구경북의 1980년 5월투쟁도 그 연장선에 있다. 대구경북에서의 5·18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광주 밖' 지역의 결기에 찬 사람들의 대중적, 자발적 투쟁은 80년 이후 '역사의 천'으로 한올 한올 피어나 80년대의 각종 민주화 투쟁의 싹으로 꽃피웠고, 6월 민주항쟁과 촛불항쟁의 동력으로 살아나 지역 민주화운동의 밀알이 되었다.당시 국가에 의한 불법적인 연행과 체포, 구금과 폭행, 고문과 구속, 재판 등의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자행된 반인권적 범죄행위로 인해 개인의 삶과 공동체적 일상은 송두리째 뿌리 뽑혔고, 그로 인한 고통과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경북 계엄분소 소요자 검거현황'과 '50사단 연행학생'이라는 국가기록원 자료에 의하면 대구경북의 244명 검거자 중에 일반인 56명도 포함되어 있어 그 당시의 투쟁이 학생들만의 투쟁이 아니었음을 설명해 준다. 그리고 검거자 중 81명이나 차지한 계명대생들은 나중에 '소요죄'라는 형법상의 가중처벌 조항으로 6명이 실형을 살고 강제징집, 훈방 등의 형태로 무지막지한 고초를 당한다. 경북대, 영남대생들도 비슷하였다.기무사 자료에 의하면 5월 초에 이미 충정훈련을 받은 군 병력이 대구에 배치되어 권력장악을 위한 프로그램이 착착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진압과 체포에 의해 대구경북에서도 다수의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들이 발생했고, 그중 77명 정도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따른 정신적 피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많이 순화되었지만 말 못 할 분노가 원망으로 바뀌어 일상생활 자체가 무리한 이들이 많다.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그날의 당신들과 육체적 고통 속에서도 현재를 버티고 있는, 이 슬픈 영혼들과 가족들의 사무치는 고통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대구경북지역 5·18민주화운동 관련자에 대한 간략한 약사는 지역 민주화운동사에 새로운 정리를 요구한다. 빠른 시기에 제대로 된 조사와 연구에 기반한 대구경북 5월민주화운동사가 정립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들을 향한 경의의 자세로 두 손 모아 평화와 안식을 빌 뿐만 아니라 존경의 뜨거운 눈물을 바치는 바이다. 김균식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 위원회 전문위원)김균식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 위원회 전문위원)
[기고] 선거소음 공해 없는 6.1 지방선거를 기대하며
6월 1일이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전국적으로 일제히 시작된다. 이미 5월 12~13일은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었고 5월 19~31일은 13일간의 열띤 선거운동에 돌입한다.선거운동은 지난 1948년 5월 10일 국회의원을 뽑는 첫 선거를 시작으로 약 70년 이상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공직선거법(이하 공선법) 또한 수차례의 개정을 통해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보장과 선거 부정 방지로 정치발전에 기여해 왔다.이러한 공선법이 최근 개정됐는데, 이번 6·1 지방선거부터 적용되는 소음 관련 부분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선거 유세 때만 되면 국민은 고성능 확성기에서 울려 퍼지는 로고송과 영상물을 들으면서 때로는 소음의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필자는 지구대에 근무하면서 야간 근무 후 자택에서 쉬고 있는 근로자, 시험공부 중인 학생 및 취업준비생, 그리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아이나 노약자의 보호자로부터 선거 유세 소음 관련 112신고를 몇 번이나 처리한 경험이 있다. 그럴 때마다 선거 유세 관계자에게 소리를 낮추게 하는 현장 조치에 그칠 뿐 실질적인 법적 조치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이런 와중에 이번에 공선법이 개정됐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자동차 부착 확성장치 정격출력은 3kw 음압 수준 127데시벨 및 휴대용 확성 장치 정격 출력은 30w 초과 금지다. 단, 대통령선거 및 시·도지사 선거 후보용은 정격출력 40kw 및 음압 수준 150데시벨 초과 및 정격 출력 3kw 초과 금지다.더불어 시간 조정은 자동차용 및 휴대용 확성장치, 녹음기와 녹화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사용 가능하며, 녹화기는 소리 출력 없이 화면만 출력하는 경우는 오후 11시까지 사용할 수 있다.경우의 차이는 있지만, 확성기의 소음은 127데시벨에서150데시벨까지 허용하고 확성기 출력은 30w~40kw까지 허용한다는 것이 신설됐다.다음으로 개정된 공선법을 현행 수십 년간 정착돼 시행되고 있는 소음규제 중 대표법인 집회시위에관한법(이하 집시법)과 비교해보고자 한다. 먼저 집시법은 지역 구분을 '주택가, 학교 시설, 그 밖의 시설'로 나누었으나 공선법은 지역과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집시법은 시간대를 주간, 야간으로 나누었으나 공선법은 시간대 역시 구분하지 않고 있다.게다가 등가 소음(10분간 평균 소음 기준을 정하여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는 것)은 집시법은 최고치가 75데시벨이지만, 공선법은 127데시벨 에서 150데시벨까지 허용하며 최고 소음도(등가소음기준에 상관없이 1시간 이내 95데시벨을 3회 초과하면 처벌)위반을 집시법은 처벌하나 공선법은 규정이 없다. 집시법에서 소음 규제 위반은 5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나, 공선법은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이다.법제처 '층간소음 법적 기준'에 따르면 소음 기준은 △40데시벨(도서관 및 주간의 조용한 주택) △70데시벨(전화벨 및 시끄러운 사무실) △90데시벨(소음이 심한 공장 안) △100데시벨(열차 통과시 철도변 소음) △120데시벨(전투기의 이착륙 소음) 풀이된다. 공선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소음규제는 허용기준치만 넘지 않는다면 확성기 등을 사용하면 얼마든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확성기를 사용하는 선거 유세는 우리나라에서 선거가 시작된 이래 사용돼 온 일반적 방식의 선거운동이다. 선거 역사상 70년 만에 소음규제를 반영한 공선법 개정을 환영한다.선거운동을 하는 모든 후보들은 시민들의 소음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선거운동 홍보는 최대치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개정된 법이 보다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후보자분들과 유권자 및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권형기 대구중부경찰서 경비교통과 경위대구중부경찰서 권형기 경비교통과 경위
[기고] 대구 경제발전 체감을 기대하며
대구의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가 28년째 전국 최하위다. 타 지역으로부터의 순유입 소득 규모가 2020년 잠정치 기준으로 경기(35조원), 서울(26조원)에 이어 3위(9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1인당 개인소득(11위)과 1인당 민간소비지출(6위) 지표로 보면 교육·의료·문화 등 정주 여건이 좋은 대구에 살면서 인근 지역으로 통근하는 '직주불일치' 현상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지만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1990년대 초반 큰 기업을 담을 국가산단 유치에 실패한 원인이 크다.대구시는 민선 4·5기에 대구국가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에 나섰고, 한국로봇산업진흥원과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을 유치해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지역경제 회생의 그릇을 만들기 시작했다.민선 6·7기 때는 그 토대 위에 '5+1(물·미래차·에너지·의료·로봇+스마트시티) 미래 신산업'을 안착시켰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한국물기술인증원 유치로 물기업이 141개사로 늘어나는 등 국내서 압도적 1위의 물도시가 됐다.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 로봇산업 생태계 조성을 대구시 자체 사업으로 추진하고, 3천억원 규모의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유치해 로봇산업 선도도시로 도약했다. 첨복단지 입주기업은 2021년 기준 149개사로, 매출은 2014년 1천795억원에서 2019년 3천38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별·광역시 중 인구수 대비 전기자동차 등록 비율이 1위인 전기차 모범도시답게 미래차 선도기술개발사업을 순수 시비로 추진했다. 지역 차 부품기업들이 빨리 내연차에서 친환경 미래차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5+1 신산업 분야 660개 기업의 2019년 기준 부가가치 창출액이 총 3조5천억원에 달하게 됐다. 대구 제조업(10인 이상 기업) 전체 부가가치의 39.5%를 차지하고 있다. 2014~2019년 5+1 신산업의 연평균 부가가치 성장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수도권의 지역내총생산 비중이 2014년 49.6%에서 2020년(잠정치) 52.5%로 전체 생산의 절반을 넘어섰다. 수도권 팽창 탓에 충북과 세종도 각각 0.5%, 0.2% 증가했다. 하지만 경북(-1.2%), 경남 (-0.7%), 충남(-0.3%), 부산(-0.3%)이 크게 비중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 대구가 그나마 -0.1%에 그친 것은 나름 의미 있는 수치로 보인다.일본 교토시에는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닌텐도(게임)' '일본전산(구동모터)' '시마즈제작소(정밀기기)' 등 다양한 강소기업들이 뿌리를 내렸다. '교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삼성경제연구소·2008)을 보면, 교토기업의 강점으로 대기업-하도급기업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가 아닌 기업들 간 수평적 분업구조 형태를 지목했다. 대구시도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혁신기업을 중심으로 가치사슬 형성과 기업 간 상생협력을 위한 지역기업 스케일업 중심의 '스타기업 3.0'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그간 대구시는 단기간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려 했다. 아울러 정부가 벤치마킹해 전국으로 확산한 스타기업 정책과 산·학·연·관의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R&D 혁신역량 강화, 혁신인재 양성프로그램(HuStar) 등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머지않아 대구시민이 지역경제가 나아지고 있음을 체감할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정의관〈대구시 경제국장〉정의관〈대구시 경제국장〉
[기고] 선거의 시작, 후보자 방송토론
지금은 선거운동 기간 전에도 말로 하는 선거운동이나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 등 제한된 범위에서 허용되는 선거운동 방법이 있다. 하지만 사전 선거운동이 허용되지 않던 시절에는 선거운동 기간 개시일 전 밤이 되면 후보자마다 좋은 장소에 현수막을 게시하기 위한 치열한 자리다툼이 벌어졌다. 자기가 걸려고 하는 장소에 이미 상대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으니 철거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전화가 자정까지 쉼 없이 걸려 올 때면 '드디어 선거가 시작되는구나' 하는 걸 실감하곤 했다.선거철에 거리에 걸린 현수막이나 선거 벽보, 후보자의 거리 인사 등을 통해 선거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지만, 또 하나 선거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는 후보자의 선거 방송토론이 시작된다는 것이다.선거법에서는 선거운동 개시일 전에도 언론기관이 개최하는 후보자 초청 방송토론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고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언론기관이 개최하는 후보자 방송토론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의 관심이 많은 일부 광역 단체장 선거를 제외하고 유권자들이 접할 수 있는 후보자 방송토론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하는 법정 토론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후보자 법정 토론은 선거운동 기간 중 개최된다. 특히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하기 전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급적 사전투표일 전까지는 개최되도록 하고 있다. 선거운동 기간 개시일(19일)부터 사전투표 전날(26일)까지 8일 동안 광역단체장 선거를 비롯한 구청장 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 선거의 법정 토론회가 개최되는 것이다. 후보자 방송토론이 공직선거에 처음 도입되던 때는 고의로 토론에 불참하는 후보자도 있었다.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개최하는 토론회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됨을 알면서도, 과태료를 내는 것이 차라리 본인의 선거에 유리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제7회 지방선거가 끝난 후 후보자토론회 시청이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조사에 응답자의 64%는 토론회 시청이 투표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대답(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토론회 효과분석-한국정치학회 kpsa)한 유의미한 조사 결과가 있다.선거의 시작은 후보자 방송토론회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방송토론회는 후보자 TV토론 주간(19~26일)에 개최된다. 대구 수성구에서는 6월1일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수성구을 선거구)가 동시에 치러진다. 이에 따라 후보자토론회는 수성구청장 선거(5월24일 오후 5시 TBC), 국회의원 보궐선거(25일 오후 5시 TBC)에서 각각 개최될 예정이다. 후보자들의 자질과 정책공약을 유권자들이 직접 비교해 볼 유용한 수단이 후보자 방송토론회 시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지역의 대표자를 결정하기 위한 현명한 선택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청하여 주시기 바란다.짧은 기간에 많이 개최되다 보니 토론회가 유권자의 시청이 쉽지 않은 낮이나 심야시간대에 편성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한 경우에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유튜브 채널에서 '후보자토론회 다시보기 서비스'를 통해 다시 시청할 수도 있다. 유권자들께서는 후보자 방송토론회를 꼭 시청하시고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본 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주시기 바란다.신정화 (대구 수성구선관위 주무관)신정화 (대구 수성구선관위 주무관)
[기고] 백두대간 자생식물 이야기 〈6〉현호색
4월, 백두대간 산지에 올망졸망한 작은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백두대간을 보전하기 위하여 설립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이 식물들을 시작으로 5월 초부터 본격적인 자생식물 씨앗수집에 들어갔다. 바로 현호색 종류다. 현호색류 식물들은 바닥에 깔려 있어 제대로 땅을 살펴보지 못하면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다양한 색깔과 무늬를 지녀 벌들을 유혹하고, 사람을 끌어당긴다. 그 꽃 모양도 너무 아름다워 양귀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현호색류는 3월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4월에서 5월까지 씨앗을 맺고 이 시기가 지나면 여름을 피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씨앗들이 땅속으로 숨어버린다. 아주 잠깐 만날 수 있는 이 작고 화려한 친구 중에는 우리나라에서만 분포하는 고유종들도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현호색류만 해도 25종이 있으며, 그중 11종이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중요한 산림자원이다.현호색류 식물들은 예로부터 약으로 뿌리줄기를 많이 이용해 왔는데, 특히 진통 효과가 뛰어나 두통이나 치통 등의 진통제로 사용하였으며, 혈액순환을 돕거나 타박상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이와 관련 '세조실록'에 재미난 일화가 나온다. "세조가 꿈에서 현호색을 먹으면 병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먹었더니 가슴과 배 아픈 증상이 감소하였다. 나중에 신하들에게 꿈 이야기를 하며 현호색의 효능을 물었더니, 한계희(1423~1482)가 말하기를 현호색은 흉복통을 치료하는 약이라고 하였다."화려한 모양으로 양귀비라고 이름 불릴 정도로 아름다우며, 약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팔방미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봄에 잠깐만 그 얼굴을 보여주니 씨앗을 수집하여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얄밉기 그지없는 친구인 것이다.현호색류는 씨앗을 맺고 완전히 성숙하면 꼬투리가 자연적으로 열려서 씨앗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그래서 씨앗을 맺기 시작하여 윤기가 흐르는 검은색 씨앗이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에 수집해야 하는데 그 기간이 겨우 7일에서 길어야 15일 정도이다. 건강한 현호색류 씨앗을 수집하기 위해 매일매일 산에 올라 조사하고 관찰해야 간신히 그 시기를 맞출 수 있을 정도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종자수집팀이 2018년부터 이렇게 고생하며 수집한 현호색류 12종의 씨앗은 현재 수목원 야생식물종자은행에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 수집된 씨앗은 종자은행에 들어가기 전에 건강한지를 확인하게 된다. 그런 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 영구저장되거나 전시, 연구 등의 목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종자은행에서 보유 중인 현호색류 중에 우리나라 고유종인 선현호색, 남도현호색, 털현호색, 날개현호색을 대상으로 건강한지를 확인해보았다.4종은 모두 속이 꽉 차 있는 충실한 씨앗이었으나, 주어진 환경에서 싹을 틔우지는 못했다. 자생식물 씨앗의 대표적인 특성 중 하나인 휴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대부분의 자생식물 씨앗은 원하는 환경 조건이 올 때까지 잠을 자면서 때를 기다려 싹을 틔운다. 현호색류 식물들의 씨앗이 5월에 떨어지지만, 싹을 틔우고 꽃을 보이는 게 이듬해인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일 것이다.이렇듯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생식물을 수집하고, 재배하여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씨앗의 특성을 확인하고 새싹을 틔우기 위한 알맞은 환경 조건을 찾아주어야 한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하여 식물마다 적합한 방법으로 씨앗을 수집하고, 오래도록 안전하게 저장하며 싹을 틔우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의 이런 노력이 자생식물을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나채선 (백두대간수목원 야생 식물종자 연구실장)나채선 (백두대간수목원 야생 식물종자 연구실장)
[기고] 지방선거와 지역대학
대선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지방선거 열풍이 불고 있다. 지역 내에서 지지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워낙 뚜렷하다 보니 당내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 되어 예비후보들 간 경쟁이 치열하였다. 하지만 그동안의 선거 활동은 소속 정당의 공천을 받기 위한 정당 내부의 행사라고 볼 수 있으며, 오는 6·1지방선거 때 진정한 지역의 대표가 선출된다. 각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본선에 대비하여 공약을 발표하고 지역민의 지지를 구할 것이다.지방선거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나 의원을 뽑는 선거 즉 지역의 일꾼을 정하는 행사다. 따라서 선거공약은 지역발전에 대한 출마자의 비전과 포부 그리고 정책의 실행 계획일 것이다. 최근 지방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보다 인구감소에 의한 지역소멸 위기 극복이다. 인구감소의 원인을 살펴보면 출산율 감소에 의한 자연적 감소보다는 인구이동에 의한 사회적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난다. 특히 지방 인구의 사회적 감소는 젊은 층에서 더 심각하게 나타나며 이는 더 좋은 일자리와 교육의 기회를 찾아서 수도권으로 이주한 결과다. 이러한 현상은 전국 지방 도시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경북 최대 인구 도시인 포항 또한 예외가 아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 진영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좋은 일자리 창출과 청년 지원 정책에 대한 많은 공약과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대학지원 정책에서 눈에 띄는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지방대학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벚꽃 피는 순서로 대학 문을 닫는다'는 표현은 이미 진부해졌다. 각 대학도 생존하기 위하여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으며,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국가적으로 지방대학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막연한 수도권 대학 선호의식, 지역대학 인식 부족으로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로의 진학에 따른 인구 유출은 상당하다. 더욱이 획일화된 대학평가 제도는 지방 중소도시에 있는 대학에는 더 큰 위협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은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지역대학을 외면하고, 기업은 우수한 인력을 찾아 수도권을 선호하는 악순환의 덫에 걸린 것이다. 지역대학은 지역사회에 적합한 인력양성으로 지역산업 발전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사회 발전의 핵심 주체다. 현실적으로 지방 청년 인구 유지의 중요한 보루이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지역대학의 발전이 곧 지역사회의 발전이며 지역과 대학은 생존과 발전을 같이 하는 운명공동체인 것이다. 고등교육법 7조에는 지방자치단체는 학교가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거나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 인재 육성법에는 지자체가 지방대학 및 지역인재 육성을 위하여 필요한 종합적인 시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대학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지방대학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인 정책의 추진이 있지만 결국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주체적인 역할은 지방 정부의 몫이다. 지방자치 단체장은 지역대학을 육성,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고 추진하여야 하며, 지방 의원은 이를 위한 지방 조례의 제정 등으로 지원하여야 한다. 지역대학의 위기가 곧 지역사회가 마주한 위협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지역사회와 지역대학이 상생·발전하는데 지방 정부가 그 중심 역할을 하여야 한다. 앞으로 진행될 지방선거 일정에서 이루어질 공개토론, 혹은 선거공약에 지역대학 육성 논의가 보다 활발하게 다루어지고, 민선 8기 지방정부 출범 후에는 지역대학 육성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를 요구한다. 배영호 (위덕대 교수)배영호 (위덕대 교수)
[기고] 늪, 지구를 살리는 자연의 콩팥
한국의 허파라 불리는 우포늪을 최근 다녀왔다. 보호종 식물과 멸종위기 동물이 사는 이곳은 생태계보고다. 거대한 자연사박물관이라 불리는 창녕 우포늪은 긴 세월의 역사를 이겨낸 생명들이 초여름을 맞아 새롭게 탄생하는 생명체들로 한데 어우러져 약동하는 힘으로 넘쳐 있었다.우포늪 곳곳에 자운영 꽃들이 피어 평화와 사랑을 선포하는 듯하다. 우포늪 입구 토평천 일대에 가장 아름다운 군락을 만날 수 있었다. 늪 주변의 땅은 물기를 머금어 푹신하고 부드럽다. 몸을 낮추어 살펴보면 작은 생물들의 세계가 펼쳐진다. 자운영 꽃들 사이에서 사랑을 나누는 작은 벌떼들, 풀 밭 길을 쭉 따라 걸어가 수초가 어루어진 곳에 다달았다. 늪은 인간의 생명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파충류, 어류 등 생물의 생명의 터전이기도 하다. 토평천 주변에서 가장 아름다운 군락지를 우포늪 입구에서 만날 수 있었다. 늪 주변 땅은 촉촉하고 부드럽고 푹신하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작은 생물들의 세계가 보인다. 늪 기능은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생물 유전자원으로의 이용가치가 높다. 홍수를 막아주는 기능이 있어 비가 오면, 뻘이 스펀지처럼 물을 빨아들여 저장하고, 많은 양의 빗물이 한꺼번에 흘러가는 것을 막아준다. 비가 그치면, 저장했던 물을 천천히 땅속과 주변으로 다시 흘려보낸다.정수 기능도 있다. 창포나 생이가래를 비롯한 물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은 물을 썩게 만드는 영양분을 먹고, 늪 안에 물을 맑게 유지시켜 준다. 당연히 늪에는 지구 온난화 예방효과가 있다. 습지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들은 늪 바닥에서 올라오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광합성 작용을 하고 산소를 공기 중으로 내보낸다. 늪은 사람들의 식량 공급도 한다.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늪에는 자연과학적 연구조사와 자라나는 세대에게 환경교육을 할 수 있어 그 효과가 크다. 늪이란 한마디로 물에 젖어 있는 땅, 물이 주변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식물의 생태를 조절하는 주된 역할을 하는 곳으로 '물도 아니고 뭍(땅)도 아닌 지역'을 의미한다.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광활한 늪지에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포늪의 생성시기와 명칭은 약 1억4천만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다. 우포늪 주변을 이루고 있는 퇴적암층에서 약 1억1천~2천만년전에 살았던 공룡의 발자국 화석과 빗방울 무늬 화석, 곤충 화석이 발견되어 우포늪이 '태고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고 알려지게 되었다. 약 6천년 전인 B.C 4천년 경이라는 설도 있다. 기원전 4천년 경 지구의 기온이 따뜻해지면서, 육지에 얼어있던 빙하가 녹은 물로 지금의 한반도와 해안선이 구분되었다. 이 때 우포늪이 낙동강과 더불어 만들어졌다고 한다.소벌 우포늪은 소목 부근의 지세가 소의 형상을 하고 있으며, 소목 뒤편의 우항산(牛項山)은 소의 목 부분에 해당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비롯된 명칭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여름철에 분답해야(시끄러워야) 먹을 것이 있다"는 말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여름철에 소가 일하느라고 울음 소리가 많이 나야 농사도 잘되고 사는 것이 나아진다는 믿음을 표현한 것이다. 나무벌 목포늪은 나무벌을 둘러싼 장재마을, 노동마을, 토평마을 일대에는 예부터 소나무들이 많았으며, 한국전쟁 전에는 배를 타고 건너가서 땔감으로 쓸 나무를 가져오는 지역이었다. 나무 땔감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곳이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신경용 (사회복지법인 금화 복지재단 이사장)신경용 (사회복지법인 금화 복지재단 이사장)
[기고] 세상 모든 엄마의 삶은 한편의 소설
요즘 예능프로그램의 '고딩엄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등장하는 남녀학생의 사랑, 그로 인한 임신 갈등과 우여곡절 끝에 생명을 지키기로 선택한 그들에 대해 시청자들의 여러 가지 다양한 시선들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 '낙태하지 않고 지킨다는 것만이 책임감 있고 용기 있는 행동인가'라는 공격적인 질문을 한다면 나는 뭐라 대답할 수 있을까.그러나 분명한 것은 찾아온 '생명'이다. 그 생명이 내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가 지금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가야! 우리 다음에 만나"하고 스쳐 버릴 수 있는가.생명은 누군가에게 기쁨과 환희로 축복받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에겐 걱정과 불안, 갈등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미혼모자 가족복지시설인 가톨릭푸름터에서는 예기치 않은 생명,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인한 갈등과 불안으로 힘들어하는 청소년 미혼모와 혼인하지 않은 미혼의 임산부를 위해 작은 움직임으로 그들에게 따뜻하고 평화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새로운 생명, 막 잉태된 생명을 위한 편안한 집의 역할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 새로운 생명을 준비한다는 것은 어느 누군가에게는 기대와 설렘이기도 하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두렵고 힘든 시간이 되기도 한다.그들을 위한, 지켜주는 집이 돼주려 한다. 모든 생명은 특별하고, 소중하며, 사랑스럽고 귀하다. 그래서 어떤 생명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 어느 누가 선택해서 세상에 태어날 수 있으며, 어떤 생명을 세상 어느 누가 선택할 수 있단 말인가.내가 원한다고 생명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누군가는 그토록 원하고 원하는 생명의 잉태가 누군가에게는 감추고 숨겨야 하는 생명이기도 하고, 많은 경우 쉽게 낙태를 생각하며 엄청난 갈등과 불안으로 걱정인 생명의 잉태이기도 하지만 잉태된 생명은 보호받아야 한다.초록이 이렇게 눈부신 오월. 연둣빛이 찬란한 오월에 사회의 경제적, 정치적 논리의 잣대만으로 가늠할 수 없는 생명의 가치와 존귀에 대해 멈추어 생각해본다.잉태한 생명을 세상에 태어나게 열 달 동안 몸을 빌려 준 우리 엄마들의 삶은 한 편의 소설과 같은 삶이었고, 지금도 진행 중인 엄마들의 소설 같은 삶이리라. 각자의 수많은 사연과 이유를 갖고 있다. 누구나 엄마는 처음이다. 엄마가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어설프다. 그러나 엄마다.세상 모든 엄마의 삶은 한 편의 소설과 같다. "지우려고도 생각해봤는데 지우기엔 아기 심장 소리가 자꾸 귓가에 맴돌더라고요."이윤숙 <가톨릭푸름터 원장>이윤숙 가톨릭푸름터 원장
[기고] 기후위기 백신 있다-2050 탄소중립
우리는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워왔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도 같았던 싸움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개발 등 전 세계적인 노력으로 이제 막바지에 이른 듯 보인다.2015년 파리협정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이끈 로랑 파비우스 전 프랑스 외무장관은 백신을 개발해 코로나19에 대처하듯 이제 세계는 기후변화에 맞서 많은 정부들이 용감한 재정 등 정책적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며 "기후변화에는 백신이 없다"고 했다.우리는 코로나19와 비교되지 않을 규모의 큰 재앙이 될 수 있는 심각한 기후위기 문제에 직면해 있다.지구 온난화, 이상 기온과 같은 현재의 급격한 기후변화는 인간이 이산화탄소,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를 방출한 결과물이다. 지구의 온도 상승은 홍수, 폭우, 폭염 등의 기후재난과 해수면 상승을 유발하고 있으며, 상승 속도가 매년 심해져 이제는 인간 통제 능력의 시험대에 놓여 있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 2015년 파리협정 등 전 세계적 합의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대구시는 2010년 7월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자체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기후변화 대응을 시정 어젠다로 격상시킨 바 있다. 타 지자체보다 한 발 더 빠르게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펼친 결과, 시민체감형 기후변화적응 시책으로 5년 연속(2016~2020년) 정부합동평가 1위, 공공부문 목표관리제에서 4년 연속(2017~2020년) 정부합동평가 1위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공공부문 온실가스 정부 감축목표인 32%를 크게 상회하는 55% 감축률을 달성했다. 또한 2021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통해 총 2만3천526t의 배출권을 확보했으며, 지자체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의 CDM(청정개발체제) 사업으로 등록한 생활쓰레기 매립장의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에서도 지난해 12월 온실가스 배출권 39만t을 추가로 판매해 127억원의 대구시 세입을 확보했다.작년부터 대구시는 공공 부문을 위주로 펼쳐온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산업·에너지 등 제반 분야를 포괄하고, 시민이 중심이 되는 탄소중립 활동으로 격상하고자 '시민중심! 탄소중립 선도도시 대구' 비전을 선포했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 녹색성장 특화(Green Growth), 탄소중립 생활문화확산(Green Lifestyle), 지속가능 자원 선순환(Green Cycle), 그린숲 저탄소Net 조성(Green Forest & Farm), 탄소중립사회로의 혁신(Green Innovation), 그린에너지 전환(Green Energy), 그린모빌리티 구축(Green Mobility), 탄소중립 그린시티 조성(Green City) 등 8대 분야의 8G 전략을 발표했다.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943만t 대비 2030년까지 45%, 2040년까지 70% 감축, 2050년에는 '넷 제로'를 달성한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제시했다.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탄소중립을 생활화하는 시민 실천활동도 발굴해 시민 한 사람이 탄소 1t을 줄이는 10가지 실천 행동이라는 뜻의 '탄소 줄이기 1110' 캠페인도 제안·홍보하고 있다.현재 기후위기에 특효가 있는 백신은 나와 있지 않다. 그렇다면 우선은 '탄소 줄이기 1110'과 같은 '탄소와의 거리두기'를 실천할 때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탄소 줄이기를 확산하면서 혁신과 창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기후변화를 예방하고 기후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사회경제 전반의 탈탄소화에 진정성 있게 나서야 한다. 2050 탄소중립, 기후위기 백신은 있다. 홍성주 (대구시 녹색환경국장)홍성주 (대구시 녹색환경국장)
[기고] 경신고 이전은 행복 수성의 첫걸음
2년 전 국회의원 선거 당시 논란이 있었던 대구 수성구 경신고의 지산동 수성소방서 건너편 이전에 대해 말하고 싶다.그 당시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경신고 이전에 날 선 설전을 벌였지만 변죽만 올린 용두사미 꼴이었다.지역균형발전 어젠다는 지금처럼 대통령인수위원회가 가동되고 새 정부가 시작되는 시기에 단골 메뉴처럼 나오는 말이다. 이는 수도권 중심의 나라에서 뒷방으로 밀린 지방에 봄날 아지랑이같이 허망하게 사라지는 신기루였다.학군과 부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수성구에도 있다. 달구벌대로 축인 수성갑 지역과 동대구로 축인 수성을 지역의 교육과 재산 가치는 어느 때보다 차이가 나고 있다.특히 지산·범물지역소외가 대표적이다. 지산·범물지역은 1990년 초 택지개발 조성 후 신도시로서 명성을 가졌지만, 지금은 30여 년이 다 되어가는 노후 아파트와 명문 학원이 범어·만촌지역으로 떠나가 버린 을씨년스러운 지역으로 남아있다.20여 년간 달구벌대로 중심으로 인프라가 집중되었고 갑 지역은 승승장구 교육과 부가 편중되었으며, 지금도 연호지구, 대공원 지역 등 개발 호재가 넘쳐난다. 고등학교 수를 보더라도 갑 지역은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고등학교가 13개소가 있고, 을 지역은 인문계열 학교가 3개소에 불과해 지역편중이 심한 편이다.특히 1988년 개교한 명문 경신고는 '만3범4'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갑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과 학원, 타 지역 학생들의 쏠림현상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비좁은 주택가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고 지은 지 오래된 학교 건물로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최근 이 지역에 재개발·재건축 집중과 학원가 난립으로 교통이 정체되고 각종 생활 환경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수성구 갑·을 교육과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수성을 지역인 수성소방서 건너편 그린벨트 지역으로의 경신고 이전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이런 제안이 현실성 없다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한 의견에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제안해 보고 싶다. 문제가 있는 행정규제는 협의와 타협을 통해 해결할 수가 있다.무조건 불가하다는 대구시교육청과 일부 정치인들은 기득권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수성을 주민들은 더 이상 사는 곳의 차이로 재산 가치 하락과 교육차별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동병상련의 마음이 절실하다.조용성(대구 수성구의회 의장)조용성(대구 수성구의회 의장)
[기고] 고령운전자의 고속도로 안전운행
2020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15.7%로 고령화 사회 기준치인 14%를 넘어선 상태다. 이렇게 고령자가 늘어남에 따라 고령운전자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0년 이후 전체 운전면허 보유자는 약 25% 증가하였으나 65세 이상의 운전면허 보유자는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고령운전자의 수와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령운전자 수의 증가는 고속도로 내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유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실제 지난 3년간 대구경북본부 관내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건수를 운전자 연령대별로 분석해본 결과 60세 이하 운전자의 경우 2019년 19건→2020년 16건→2021년 16건으로 소폭 감소 및 보합세로 나타나고 있으나,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2019년 1명→2020년 3명→2021년 4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고령자 인구 비율은 15.7%임에도 교통사고 사망 건수는 20%로 교통사고 시 고령운전자가 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고령자들은 신체적 노화에 따라 표지판, 시설물을 판단하는 시력과 인지능력이 저하되고 각종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청·장년층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신체적이나 심리적 특성이 실제로는 변화하였으나 젊은 시절 자신의 습관과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여 오히려 위험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고령운전자와 같은 교통약자들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도로전광표지(VMS)에 표출되는 문안을 최대한 간결, 명료하게 개선하여 교통상황, 도로·기상정보 등의 전달력을 제고하고자 노력했다.고령인구 비율이 높은 농어촌지역을 대상으로 올바른 운전자세, 차량관리요령 등 고속도로 운행 안전수칙 홍보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하이패스, 지정차로제 등 고속도로 통행방법에 대해서도 친절하고 쉽게 알려주는 '교통안전 구독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운전자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이다. 여전히 상당수의 고령운전자들은 본인들의 운전 능력이 예전에 비해 나빠지지 않았고 본인의 운전능력이 충분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제는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고속도로 운행 시에는 반드시 안전띠를 착용하고 운전 중에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 조작을 하지 말아야 한다. 피곤하거나 졸음이 올 때는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쉬어가고, 제한속도 준수와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유지한다면 고령화 사회가 진전되더라도 고속도로의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손진식 (한국도로公 대구경북본부장)손진식 (한국도로公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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