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매년 반복되는 폭염과 국지성 폭우, 그리고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미세먼지는 이제 일상이 되었다. 지구의 온도 상승은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우리의 건강과 일상, 그리고 경제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시는 이러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5% 줄이고, 2050년에는 완전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지난해 '제1차 대구광역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대구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도시 전략이자 시민과의 약속이다.
대구는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며 성장해 온 도시이다. 그러나 산업 중심의 성장 구조는 많은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불러왔다. 이제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멈춤이 아닌 혁신이다. 새로운 기술과 사고방식으로 산업을 재편하고, 더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에너지로 도시를 움직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기후환경, 시민생활, 순환경제, 산림·농축산, 경제산업, 에너지전환, 녹색교통, 건물도시 등 8개 부문·75개 세부과제를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대구 곳곳에서 탄소중립의 변화가 싹트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에너지 절약, 자동차 운행 줄이기 등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탄소중립 포인트에 참여하고 있다. 탄소중립 시민아카데미를 통해 시민 스스로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실천 방법을 배우는 교육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제로웨이스트 자원순환운동과 다회용기 사용 확대 등 시민 참여형 활동도 도시 곳곳으로 퍼지고 있다.
자원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부문에서 대구시는 음식물쓰레기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포집·정제해 CNG시내버스 연료로 공급하고 있다. 또한 방천리 위생매립장 매립가스 자원화사업을 통해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보일러 열원으로 활용하는 등 탄소중립과 악취저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산업단지와 도심 건물 옥상에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교통 부문에선 전기·수소버스 보급이 확대되고, 자전거 도로와 친환경 교통 인프라가 꾸준히 확충되고 있다. 건물 부문에서도 공공건축물 그린 리모델링 사업과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제 도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0월1일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 환경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새롭게 출범하면서 탄소중립 정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대구시도 이에 발맞춰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 선도 도시' '시민이 함께 만드는 기후행동 모범도시'로 나아가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는 거창한 기술이나 제도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관심과 참여가 탄소중립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다. 오늘 우리의 작은 실천이 내일의 맑고 푸른 대구를 만들어 간다. 기후위기에 맞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려나가는 이 길에, 시민 모두의 아름다운 참여를 부탁드린다.
권오상<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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